해외여행

오래된 도시에서 살아보기 (북경) (2018년 10월25일 ~ 30일) 제 2일

럭비공2 2018. 11. 19. 16:32

2018년 10월 26일 금요일

11시쯤 잠이 들어 중간중간 깨었지만 5시40분까지는 잘잤다.

그러나 밖에서 들려오는 소음이 더이상 잠을 잘 수가 없다.

엎치락 뒤치락 하다가 일어나 바닥에 큰수건을 깔고 스트레칭을 한다.

화장실 조명이 제일 밝아서 변기에 앉아 오늘 갈 지역을 읽어본다.

오전에 천단공원을 돌아보고 오후에는 자금성을 둘러볼 예정. 

 

천단 공원은 명.청 때 황제가 하늘에 제사, 기우제를 지낼 때나 풍년을 기원하는 의식을 올릴 때

이용하던 곳이다.

자금성을 중심으로 남쪽에는 천단(天壇), 북쪽에는 지단(地壇), 동쪽에는 일단(日壇)

서쪽에는 월단(月壇)이 있다.

예로부터 중국인들은 하늘과 땅, 일월성신을 소중히 하여 원초적인 자연에 대한 숭배를

성대한 의식으로 표현했다.

그중에 하늘과 땅에 대한 제사는 조정에서 주관했고 이는 황제의 특권이기도 했다.

이중에서도 하늘에 올리는 제사가 가장 성대하게 치러졌다.

천단은 1420년 明나라 영락제에 의해 지어졌다. 자금성의 4배되는 면적으로 제단중 가장 큰 규모.

 

다시 침대로 와서 누웠지만 잠이 오지 않는다.

동생에게 일찍 밥먹으러 가지고 카톡 메시지를 쓰고 있는데 벨이 울린다.

동생부부도 잠이 오지않아 조식하러 가자고 온거란다

호텔 조식부페.

중국과 서양식 요리로 가득하다.

마지막으로 커피까지 든든하게 먹었다.

객실로 올라와 방 정리를 해놓고 왼쪽 무릎에 벨트를 하고 나섰다.

거의 한달째 왼쪽무릎이 아파 병원을 다니며 치료를 받고 있는데 아직도 성치않아 걱정이 된다.

 

9시 반. 호텔을 나서니 어제의 미세먼지가 말끔히 걷히고 햇살 좋은 청명한 날씨.

찬바람이 씽씽 분다. 모자와 목도리로 단단히 여미었다.

전철을 두 번 갈아타고 천단 동역 하차.

 

천단 공원 입장료중 노인은 할인하다고 써있어 남편 여권을 들이밀었더니 일언지하에 거절.ㅋㅋ

외국인은 안되나 보다. 1인당 34위안.

 

            

      공원으로 들어서니 숲에서는 주민들이 느릿한 동작으로 손과 발을 물흐르듯 움직이는 태극권에

      몰두해 있고, 한 쪽에선 여럿이 합창을 한다.

      7년전에 왔을 때의 광경이 그대로 이어지고 있어 반가웠다.

  

      양지바른 회랑에는 중노년층들이 끼리끼리 앉아 카드놀이를 즐기고 있다.

      전에 많이 보았던 마작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기년전(祈年殿)  풍년을 기원하는 의식을 했던 곳. 베이징을 대표하는 건축물.

 

      꼭대기에는 노란 황금이 3톤이나 들어갔다는데 햇빛에 반짝인다. 

      1420년에 3층으로 지어진 건물. 그 당시 건축기술이 놀랍다. 푸른 기와는 하늘을 상징.

       백석삼중단상(白石三重壇上)에 세워진 푸른 유리 기와의 3층 원형건물의 완벽한 비례감이

       안정감 있고 참 아름답다.

 

 

     기년전 3단 위에서 내려다 보니 햇빛에 반사되는 바닥이 마치 빙판위에 사람들이 노니는것 같다.

     우리는 저기 오른쪽 문을 지나 황궁우로 갈 것이다.

 

      문에서 바라본 기년전. 멋지다!  원형 지붕이 청나라 군사의 모자를 연상시킨다.

 

        황궁우로 가다가 지나온 길을 뒤돌아보았다. 반짝이는 푸른색 기와, 초록색 기와, 붉은 벽이

        묘하게 잘 어울린다. 

 

                아치형 문에서 바라본 둥근 지붕의 황궁우.

 

        푸른색 유리 기와로 덮힌 비례감이 완벽한 저 둥근 지붕. 저 모양을 뭐라 불러야 할까?

        원뿔형인데 꼭대기 한 점으로 모아지는 곡선이 참 아름답다.

        기와의 배열 곡선은 어찌나 정교한지 인간의 손재주가 경탄을 금치 못하게 한다.

        가장 아름다운 건물이다.

 

         건물 자체에 감탄을 하다가 가까이 올라가 보았다.

         황궁우(皇穹宇)    황제가 제사를 지낼 때 선조와 신들의 위패를 모셔놓은 곳. 우리의 종묘와 비슷.

         가운데 맨위에 하느님의 위패도 모셨는데 기독교에서 말하는 하느님이 아니고 그냥 하늘 신을

         모신 위패인것 같다.

         청기와 목조건물처럼 보이지만 가까이에서 만져보니 나무 재질이 아니다. 

         흠집난 곳을 보니 시멘트였다. 언뜻 보기엔 목조건물처럼 보인다.

 

         황궁우 기단위에서 바라본 우리가 들어왔던 문.

         황궁우를 둘러싸고 있는 외벽인 회음벽(回音壁)은 '음이 돌아오는 벽'이라 하여 벽에 대고

         말을 하면 그 소리가 벽을 타고 전달되어 저 쪽 끝에서도 들을수 있다는데 관광객들의 소음

         때문에 그 소리를 들을 수가 없었다.   

 

       황궁우를 지나 원구단에서 바라본 전경.

       청기와가 눈길을 끈다. 

 

       원구단(圓丘壇)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제단. 

 

       하늘을 상징하는 널직한 둥근 제단의 가운데 중심 제단 위에서 황제가 하늘에 제사를 지냈을텐데

       지금은 관광객들이 저 위에 서서 사진찍기에 열중하고 있다.

 

        하늘을 상징하는 둥근 제단을 감싸는 청기와 담벽과 땅을 상징하는 사각형 담벽. 그리고 저 멀리

        신도시의 초현대식 빌딩이 묘하게 대조를 이루면서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

        이 글을 쓰면서 자료를 찾느라 인터넷 검색을 하다가 서울에 있는 조선호텔 경내에 원구단과

        황궁우 건축물이 있음을 알았다. 조선말 경복궁에서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했던 고종이 경운궁

        으로 돌아온 후 대한제국을 선포하고 황제즉위식과 여기에서 하늘에 제사를 지냈다고 한다.

        그 당시에는 이곳이 경운궁(덕수궁)의 남별관이었다고 한다.

        언제 시간내서 둘러 봐야겠다.

 

       유리 청기와 색감이 참 매력있다. 우리나라 청와대 지붕 기와도 이런 색깔일까?

       오랜 세월이 흘러 색깔이 허옇게 바래기도 했다.

       유리 청기와 만드는 재료로 장신구를 만들어도 좋을것 같다.

 

      원구단을 나와서 재궁으로 가는 길.

      천단 공원은 참 넓다. 이 길은 사람들이 없어 한적하고 산책하기에 딱 좋다.

 

          다리도 쉴겸 벤치에 앉아 달달한 간식을 꺼내 먹었다. 에너지 충전.

 

 

      재궁(齋宮)  황제가 제사를 지내기 전 목욕재계를 하여 마음을 정결케 하는 곳.

      황제와 연관된 건축물은 황금색 기와를 사용했는데 여기는 황금색이 아닌 녹색 기와를 사용하여

      그 격을 낮추었다. 이는 하늘에 예의를 갖추는 천자의 도리라 생각했었단다.

      들어가려고 하는데 입장금지란다. 12시~ 13시까지 점심시간이라나. 헉~

      직원들 점심시간을 챙겨주는 복지제도가 생겼나?

     

       황제는 해마다 제사를 지내기 위해 3일정도 머문다는데도 엄청 큰 건물에 뺑둘러 해자도 갖췄다.

 

      중국 황제의 위용을 가늠해볼 수 있는 광경이다.

 

      천단 서문으로 나가는 산책로도 아주 상쾌하다.

      서문으로 나가기 전까지는 좋았다. 식당을 찾을 수가 없어 자연사 박물관을 지나 엄청 긴 거리를

      걸었다. 건물들이 어찌나 크고 긴 지 한 건물을 지나가는데도 한참을 걸어야 했다.

     

      결국엔 식당을 찾아 어제 저녁에 왔던 전문대가로 들어섰다.

      저 멀리 정양문까지 쭉 뻗은 길. 황제가 천단에서 하늘에 제사를 지내고 이 길을 지나 정양문을 거쳐

      자금성으로 들어 갔단다.

      어제 밤에 왔던 길의 반대쪽에서 들어가고 있는데 그 많던 식당이 보이지 않는다.

      화려한 조명으로 빛났던 대로가 이렇게 민낯을 드러내니 참 싱겁다.

 

좀 더 걸어서 대책란가 골목으로 들어가 우육면으로 유명한 난주식당을 찾았다.

진한 소고기 육수에 소갈비 몇점이 들어간 국수. 샹차이가 조금 들어있지만 맛있게 먹었다.

28위안. 가격도 착하고. 그러나 중국식당은 물과 휴지가 없는게 아쉽다.

 

다리도 쉴겸 스타벅스에 들렀는데 빈자리가 없다.

건너편 한가한 카페에 들어가 커피를 마셨다. 커피값은 우리보다 좀 비싼편. 

오후에는 자금성에 가기로 했는데 오늘 너무 많이 걸어서 일정을 변경했다.

불교 사찰인 천녕사와 백탑사를 둘러 보기로 했다. 교통편은 택시.

 

       낮에 보는 정양문.   건축물의 조명발= 여인의 화장발 ??      내가 만들어낸 신조어.

 

택시를 타는 것도 쉽지가 않다.

도로가 온통 난간으로 막아 놓아서 지나가는 택시를 잡을수가 없다.

경찰관 한테 물어보니 저 아래를 가리킨다.

한참을 걸어가서 울타리 난간이 없는 곳에서 겨우 택시를 잡았다.

북경 택시들은 몸체 아랫부분에 존황색인 황금색이 칠해져 자가용과 구분이 된다.

그런데, 운전기사가 천녕사를 모르는지 자꾸만 물어본다.

올케가 진땀을 뺀다. 스마트폰 지도를 보여주고...주소를 보여줘도...

한참을 달리다가 이번엔 안내서를 보여주니 그제서야 알았다는 반응.

북경택시들은 네비게이션이 없나보다. 그렇다면 주소나 지도로 왜 못찾을까?

하긴 북경시가 경상남도 만큼 넓다 하니.

한참을 달려 천녕사에 도착. 입장료는 무료.

 

       천녕사(天녕寺)   천녕사탑이 있는 사찰

       요나라 시대에 건설. 요. 금 시대를 거쳐 1000년이 넘은 탑.

       원나라 말기에 전쟁으로 절집은 소실되었는데 탑은 건재하다.

 

 

     가까이에서 올려다 보니 입이 딱 벌어진다.

     13층 8각 탑. 1000년의 세월이 흘렀는데도 연꽃과 다양한 부조상이 그대로 남아있다.

     거대하고 화려하고 웅장하다. 목조탑을 본 떠 만든 시멘트 탑인데 참 훌륭하다.        

   

      정교한 조각솜씨도 놀랍고 조각장식과 구조와 형태가 완벽하게 보존되어 있다는게 믿기지 않는다.

 

 

                     훌륭한 탑 옆에 이런 구조물이 있다니!!

 

          천녕사를 나와서 다음 행선지로 가기 위해 택시를 잡느라 걷다가 그 동네 어디쯤인지 잘 정비된

          천변의 다리위에서.

 

다시 택시를 타고 한참을 달려 백탑사에 도착.

그런데 벌써 문을 닫으려 한다. 4시가 조금 넘은 시간인데.

폐문 시간은 5시반인데. 겨우 사정하여 10분만 보기로 하여 경내로 들어갔다.

입장료는 안받는다. 20위안 인데.

 

             백탑사(白塔寺)  중국에서 가장 먼저 지었졌다. 티벳 불교 탑.

             1271년 원나라 쿠빌라이 칸 때. 네팔의 공예가 아니코가 설계.

             100년 후 벼락을 맞아 사원중 유일하게 백탑만 남고 모두 전소.

             명나라 때 중국 전통 사원 형태로 재건.

 

                       백탑의 설계자. 아니코(阿尼코)

 

            티벳 불교 탑이라서 그런가 매우 생소하다. 거대한 백탑. 너무 거대해서 바로 아래에선

            제대로 볼 수가 없다.

 

                    천녕사 탑과는 전혀 다른 모습. 심플하다.

 

 

 

 

 

                  전형적인 중국 종의 모습.  한국 종의 울림(묵직하고 긴 여운)과는 많이 다를것 같다.

 

백탑사를 나와서 전철역까지 20분정도 걸어 가는데 재미있는 가게가 많다.

도통 가게가 있을것 같지 않은 긴 담벼락 같은데 그 속에 가게들이 자리잡고 있다. 

만두 가게 앞에 사람들이 몰려 있어 들여다 보니 만두 빚는 요리사의 손놀림이 노련한 마술사 같다.

 

2호선을 타고 북경역에 내렸다.

숙소 근처 마트에 들러 생수랑 양갱이를 샀다.

놀랍게도 생대추가 있어 샀는데 가격이 한국의 1/3. 상태도 좋고 맛도 아주 훌륭.

호텔로 들어갔다. 오늘 방을 바꿔 주기로 하여 아침에 동생 짐을 데스크에 맡겨 놓았는데 그대로 있다.

이런~ 직원의 무책임에 동생이 항의하니 기다려 보란다.

우리만 객실로 올라갔다. 좀 쉬고 있는데 동생한테서 카톡메시지가 왔다.

이제서야 새로운 객실로 들어왔단다. 우리 옆 방도 아닌 한 층 더 올라간 객실이라고.

 

오늘 저녁식사는 역근처에서 해결하기로 하여 둘러보는데 마땅치가 않다.

결국엔 큰 길 건너까지 샅샅히 찾아 겨우 들어갔다.

현지인이 많이 오는 식당같다.

맥주를 곁드려 볶음 밥, 갈비 탕수육, 오이 볶음, 새우 볶음등.

 

내일 아침은 숙소에서 햇반과 라면을 먹기로 하였다.

온종일 현지음식만 먹으니 벌써 개운한 음식이 그립다. 

다시 마트에 들러 사발면 2개를 사가지고 들어왔다.

내일 아침 8시에 우리 방에서 먹기로 하고.

뜨거운 물에 샤워를 하여 혹사시킨 다리를 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