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년 3월 6일 화요일
긴긴 비행.
도착 2시간 전, 기내에 불이 켜지고 승무원이 뜨거운 수건을 나눠 준다.
쥬스와 물을 돌리고 이어서 기내식이 나온다.
오믈렛 또는 흰죽.
위에 부담이 있어 흰죽을 선택.
기내식으로 흰죽이 좋은것 같다. 양파 장아찌와 함께.
기내식이 다양하게 계속 진화하고 있다.
오후 4시쯤, 인천공항 착륙.
12시간을 좁은 공간에서 지내며 내 주변을 살펴보건데, 대체로 서양 남자들이 참 지저분하다.
내 옆줄 앞에 앉아 있는 흑인 젊은이는 쿠션이 아예 발밑에서 질겅질겅 밟히고 있다.
하얀 실내화가 의자 앞 주머니에 구비되어 있는데도 양말만 신고 통로와 화장실을 다니다가 발밑의
쿠션에 더러운 발을 올려 놓고 있다.
전에 파리행 비행기에서는 내 옆에 앉은 프랑스 젊은이가 음료수를 엎지르자 바닥에 담요로 덮더니
질겅질겅 밟고 그대로 12시간을 내내 기침하며 불편하게 갔던 적이 있다.
그러고 보면, 어릴적 기본생활습관이 몸에 배도록 철저히 교육시킨다는 말이 무색하게 들려진다.
스마트 폰의 비행기 모드를 풀었다.
그 사이에 며느리로 부터 사진 한 장이 가족 카톡에 들어와 있다.
머리 빗질을 엄청 싫어하는 지우는 도깨비 온다고 협박 당하여 10분동안 꼼짝 못하고
머리를 맡겨 놓고 앉아 있단다.
은우는 그 사이에 지우의 머리를 마음대로 빗어 묶어 놓았다나.ㅋㅋ...
도깨비를 열심히 써먹는 은우. 귀여운 녀석들.... 벌써 보고 싶어진다.
한참 만에 나온 가방 2개를 끌고 버스를 타러 지하로 내려간다.
2터미널은 새로 개장하여 많이 낯선데, 며칠전 앞서 이곳에 도착한 동생의 정보를 받아서
쉽게 찾아간다.
매표소 직원이 일산행 공항버스는 1분 후에 출발하기 때문에 타기는 힘들거란다.
3300번은 버스에서 티켓팅 한다고 하여 승차장으로 갔다.
마침 공항버스가 막 출발하려고 한다.
어쩌나~ 표를 사러 가기엔 늦고...
사정을 들은 운전 기사가 우선 가방을 화물칸에 넣고 타라고 한다.
1터미널에 가서 차내에 있는 기계로 티켓팅 하라고 한다.
20분을 달려 1터미널에 오자 많은 사람들이 승차한다.
집에 돌아왔다. 거의 2주 만에.
현관에 들어서자 "우리 왔다! 모두 잘 있었니? 집 잘 지켰어?" 우리 부부의 귀환 의식이다.
남편은 오자마자 모임에 나가야 한다며 외출 준비한다.
피곤하지도 않은지...
앞 뒤 창문을 열어 환기를 시키고.
가방 2개를 열어 짐을 풀렀다.
이번에 가져간 옷중 날씨 때문에 같은 옷만 계속 입어서 나머지 옷들은 모두 빨래줄에 널었다.
가방도 열어 베란다에 내놓고 햇빛 소독을 하게 하고.
물건들을 제자리에 넣는데도 많은 시간이 걸린다.
냉장고는 텅 비어 있고.
남편이 있으면 따끈하고 얼큰한 추어탕을 먹으러 갈텐데...
라면에 떡국떡을 넣고 계란을 넣어 나름 얼큰하게 속을 채운다.
다 쓰고 나서...
13일간의 여정이 끝났다.
로마에서의 살아보기 7일간은 우리 부부에게 특별한 체험이었다.
동생부부의 여행일정에 우리가 합류하여 많은 도움을 받고 배웠다.
숙소 선택, 여행 일정등 동생에게 전적으로 맡겨 더욱 풍성한 체험을 했던것 같다.
하루 일정을 마치고 동네 마트에서 장을 봐다가 숙소에서 저녁을 지어 먹으며 나눴던
식탁 대화는 한 달이 지나가는 지금도 입가에 웃음을 떠올리게 한다.
또 하나의 꿈을 이뤘다는 자부심으로 가슴을 벅차게 만들고....
로마에서 많은 성당에 들렀었다.
유명한 성당이라 그런가 굉장히 크고 화려했다.
성화 작품도 많고. 그 당시 화가는 교황의 주문을 받아 그렸을텐데.
신약과 구약에 나오는 내용이 그림의 소재가 되었을 것이다.
그런데, 참 많이 부풀려 그려졌다는 느낌이 든다.
특히, 예수의 모친인 마리아에 대한 그림은 굉장히 신격화 된것 같다.
신약을 읽어보면 마리아는 예수의 어머니로 그저 모성애 정도로 표현되어 있는데.
성화에는 마치 신의 계시를 받은 것처럼 묘사되어 있다.
게다가 '성모 승천' 이라니...
신약에선 마리아가 승천했다는 내용이 없다.
그리고 예수와 그 주변 인물에 대한 연대표에는 마리아의 사망 날짜도 안 나와 있는데....
로마 교황청에선 왜 마리아를 신격화 했을까?
로마 카톨릭의 발전과 세력을 확장하기 위해서?
로마의 성당들,바티칸 박물관을 보면서 종교개혁이 왜 일어나야 했는지를....
이제서야 뒤늦게 성서에 관심을 가지게 된 내게 의문점을 품게 해준 계기가 되었다.
로마를 떠올리게 하는 또 하나..
로마는 광장문화가 잘 발달되어 있다.
크고 작은 광장이 수없이 많지만, 그중에 나보나 광장이 요즘 계속 눈에 선하다.
광장에는 으례 전리품으로 가져온 오벨리스크가 서있고 분수가 한자리를 차지하는게 공통점이다.
특히, 나보나 광장은 바로크의 대가인 베르니니와 보로미니의 악연과 경쟁심이 치열했던 곳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이 광장엔 볼거리가 많다.
암튼, 로마에는 콜로세움과 팔라티노 언덕, 포로 로마노 주변엔 고대 로마시대의 유물과 유적이
밀집되어 있다.
그 밖의 로마시내에 있는 고틱한 건물(주로 성당건축)은 르네상스와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들을
많이 볼 수 있어 흥미진진했다.
피렌체에서 싹이 튼 르네상스를 로마로 가져와 꽃을 피우게 한 교황 율리우스 2세의 공이 크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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