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운 여름이 지나갈 무렵, 동생부부가 북경을 가려는데 합류하겠느냐는 전화가 왔다.
물론이지!
지난 2월말 함께 했던 로마여행이 얼마나 좋았던지 지금도 TV에 로마가 나오면
남편과 많은 대화를 나누게 된다.
여행은 부부간에 같이 공감하는 부분이 있어 좋은것 같다.
그런데 북경은 현직에 있을 때 여러번 다녀와서 이번엔 안가겠단다.
어쩌나? 할수없지...
동생이 항공권이랑 호텔을 예약했다.
그런데 객실은 나혼자 쓸텐데 더블 룸이란다.
여행날짜가 서서히 다가오는데 마지막으로 남편을 설득해 봤다. 넓은 객실을 나 혼자 써야 하는데.
완강하게 버티던 남편이 드디어 오케이!!
최근 남편의 주변 환경변화가 꽤 외로움을 느꼈던 듯 싶다.
마음이 또 바뀔까봐 즉시 항공편을 알아보니 그 사이에 6만원이 올라 있다.
동생이 비자 신청이랑 여행 일정을 모두 짜놓았다.
떠나기전 왕복항공권, 4성급 호텔비(5박6일), 비자등 우리부부 비용은 모두 92만원.
그리고 가서 쓸 비용은 약 3500 위안 예상. (식사. 교통비, 입장료 등)
좀 넉넉하게 5000위안 환전해 놓았다.(이번엔 카드를 안쓸려고)
북경 가이드북도 인쇄소에 가서 1권 만들어 오고.
북경여행을 앞두고 중국 근현대사 4권을 빌려와 열심히 읽고 있다.
1600년대의 청의 건국부터 중화인민공화국을 만들어 가는 1971년까지의 파란만장한 세월이
우리의 역사와 오버랩되어 흥미진진하게 읽고 있다.
여행은 우리와 다른 딴 세상을 볼 수 있어 흥미롭지만, 무엇보다도 내 독서의 폭을 넓히는 계기가 되어
참 좋다. 그래서 여행지 선택을 매우 중요시 한다.
박물관에서 세계의 역사를 배우면서 이상하게도 중국의 역사는 매번 타이밍을 놓쳐 완전 무지에
가까웠는데 이번 북경여행을 앞두고 조금이나마 궁금증을 풀 수 있어 다행이다.
격동의 장소인 베이징을 5박6일간 둘러보면서 무엇을 보고 느낄지...
2018년 10월 25일 목요일
떡국으로 아침식사 하면서 냉장고에 남아있던 반찬과 야채를 깨끗히 비웠다.
발코니 창문을 모두 시건장치하고, 냉장고를 제외한 나머지 전기 플러그를 모두 뽑아 놓았다.
9시 반. 택시를 불러 출발.
이웃에 사는 동생네 아파트에 들러 합류.
LPG 가스통이 뒷트렁크의 절반을 차지하는데도 운전기사는 우리의 여행가방 4개를 용케 포개어 쌓아
트렁크문을 닫는다.
김포공항 국제선.
길게 줄서 기다려 짐을 부치고서야 신청했던 포켓 와이파이를 올케가 찾아왔다.
그동안은 현지 유심칩을 썼는데 이번엔 4명이 포켓 와이파이를 이용한다.
출국심사. 우리는 별지비자를 받았기 때문에 4명이 같이 순서대로 심사를 받는다.
남방항공. 12시반 출발. 아담한 기내.
2시간 비행인데 기내식을 먹고 나니 곧 내리게 되어 배낭속에 넣어 둔 책을 펼칠 시간조차 없다.
입국 심사가 매우 느리게 진행된다.
2시간 날라 왔는데 완전히 다른 환경.
언어가 다르고 안내판 글씨는 한자인데 간자체여서 대략 짐작만 할 뿐.
짐을 찾고, 올케가 총무를 맡기로 하고 500위안씩 1000위안을 회비로 냈다.
공항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날씨는 흐리고 미세먼지 자욱한데 마스크 쓴 사람이 없다.
출발하자 마자 도로가 꽉 막혀 온통 주차장을 방불케 한다.
공항을 빠져 나가지도 못한채 길게 서있는 자동차와 버스들.
시내까지 1시간 거리여서 화장실도 안갔는데 이렇게 막히니 은근히 걱정이 된다.
소변을 오래 참으면 요로감염이나 방광염이 걱정되어 조바심이 난다.
어제 오후에 마신 커피가 잠을 설쳐서 눈은 뻑뻑한데...참 진땀나는 시간이 흘러간다.
도대체 이유가 뭐길래.
길게 늘어선 자동차에서 내려 여기저기 담배를 피우는 운전자들. 저렇게 아무데서나 피워도 되는건가?
온통 시야는 뿌옇다.
전광판에 써있는 간자체는 무슨 내용인지...올케가 번역기를 이용하여 글자를 해독해 보는데
번역기에 문제가 있는지 문맥이 통하지 않는다.
드디어 서서히 움직이기 시작.
한참을 달려 시내에 들어섰다.
빌딩들이 어마어마하게 크고 직사각형의 딱딱한 건물들.
사회주의 국가의 공통점인가?
거의 2시간여만에 종점인 북경역에 도착.
화장실부터 찾았다. 어휴~ 퍼세식 화장실 냄새가 코를 찌른다.
북경역 광장은 인산인해.
깃발 든 사람을 따라 가는 무리들.
검게 그을린 얼굴, 옷차림이 꼬질꼬질한걸 보니 지방에서 온 단체 관광객들인 듯.
역 광장을 가로질러 걸어 가서 교통카드인 이카통 구입. 80위안 + 보증금 20위안= 100위안.
5박6일간 이 카드로 대중교통(지하철, 버스)을 이용할 수 있다.
역 광장 맞은편에 있는 호텔. 매우 큰 빌딩의 일부를 호텔로 쓰고 있다.
호텔 간판이 000酒店 또는 000飯店이라 써있어 이채롭다.
한자를 풀이하면 술집이나 식당을 말하는데 중국에선 호텔을 뜻한다.
체크 인.
객실은 넓고 쾌적해 보인다. 잠겨있는 창문으로 밖을 보니 ㅁ자형 건물로 가운데 마당을 식당으로
사용하고 있는 듯. 테이블 셋팅이 되어 있다.
짐을 대충 풀고 있는데 동생부부가 찾아왔다.
객실이 너무 작단다. 같은 금액인데. 그래서 방을 바꿔 달라고 했단다.
이런~ 속상하겠네.
저녁을 먹으러 나갔다.
지하철 2호선을 탔다.
시스템은 우리와 비슷한데 티켓팅 하기전에 짐검사를 한다.
지하철 입구에서 부터 오고 가는 통로 가운데를 바리케이트가 길게 쳐져 있어 타는 사람은 반드시
가방을 검사하는 기계에 넣어야 한다.
공항처럼 안전 검사원 10명정도가 통행인 신체를 기계로 스쳐 체크하고.
테러는 주로 유럽에서 일어나던데... 북경엔 미리 철저하게 대비하는 건지.
아마도 소수민족이 많은 나라여서 불만을 품은 내국인의 테러를 미리 예방하려는 건가?
전철 실내는 우리보다 천장이 낮고 폭이 조금 좁다. 그런데 참 깨끗하고 새것 같다.
2008년 올림픽을 치루면서 지하철 운행을 시작한걸까?
그렇다면 10년만에 16호선까지 운행하고 있으니 참 속도감이 대~단하다.
두 정거장을 가서 전문역에 내렸다.
지상으로 올라서니 엄청 큰 성문이 있다.
정양문. 우리의 남대문은 여기에 비하면 아주 아담 사이즈.
그러나 성문은 통행이 안되어 한참을 돌아간다.
전문대가로 가는 길. 도로가 널직하고 쾌적하다. 양쪽으로는 매우 고틱한 건물들.
입구에 스타벅스 커피집이 중국식 문자로 써있다.
가배(咖啡)라는 말은 최근 본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에서 쓰길래 일본에서 들여온줄 알았다.
그런데 여기와 보니 아마도 청나라 때 부터 커피가 들어와 여기 문자화 되었던 듯 싶다.
정양교. 전문대가로 들어서는 입구인가 보다.
왔던 길을 돌아보니 큼직한 성문인 정양문이 무겁게 버티고 있다.
빨간색 전차. 아마도 오랜 세월 여기서 운행하고 있었던 듯.
고틱한 건물에 들어선 각종 상품들. 홍등이 걸려 있다.
관광객들이 많이 나와 즐기고 있다.
여기 저기 구경하다가 샛길로 들어섰다. 대책란가.
이곳 또한 볼거리가 많다. 맛집들이 몰려 있다는데.
음식점 간판에 '老'자가 들어가면 100년이 넘은 식당이란다.
우리는 중국식 만두 '포자'를 전문으로 하는 식당 '구불리(拘不理)를 찾아 들어갔다.
올케가 독학으로 습득한 중국어를 구사하여 메뉴를 선정.
난 메뉴판을 보고 도저히 알 수 없는데 올케는 잘 찾아 내었다.
북경에 와서 첫 식사. 볶음밥은 반찬없이 먹어도 참 맛있다.
새우부추볶음과 가지볶음. 하나는 식재료가 뭔지 모르겠다.
암튼 연경맥주를 곁드려 맛있게 먹었다.
나중에 나온 만두. 여기는 만두로 유명한 집이다. 3종류를 시켜서 먹었는데 모두 맛있다.
돌아오는 길.
바람이 세차게 분다.
호텔로 돌아와 씻고 나니 9시가 넘었다.
베이징 북 안내서를 펼쳤다.
인터넷 화면으로 한번 훑어본 후 뒤늦게 활자화된 안내서를 받아 이젠 밤마다 틈틈히 읽어야 한다.
중화인민공화국. 13억9천명.
수도: 베이징(北京) 서울의 27배. 경상남도 면적과 비슷. 2천만명.
베이징의 도로는 도심의 자금성을 중심으로 사각형의 도로가 겹겹이 둘러쌓인 형태를 하고 있다.
도심이 확장됨에 따라 도로 모양에 그 형태가 그대로 반영되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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