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로마에서 살아보기 (2018년 2월22일 ~ 2018년 3월6일) 제 11일

럭비공2 2018. 3. 27. 18:05

2018년 3월 4일 일요일

어제 저녁의 도깨비가 오늘 아침에도 화젯거리다.

 

       은우가 도깨비의 실체를 아는지 자꾸만 얘기를 꺼내서 지우를 긴장시키는걸 즐기고 있다.

       그럴때마다 지우는 할아버지에게 애잔한 눈빛을 보내며 도움을 청한다.

 

       내일은 빵가게가 쉬기 때문에 오늘 아침도 바게트를 사다가 아침 식사.

       내일 파리를 떠나기 때문에 오늘 이 맛을 한동안 간직하고 있어야 할것 같다.

 

       식탁에서도 도깨비 이야기가 나오자 지우는 엄마의 팔을 끌어다 기대어 위로를 받고 싶은 모양.

 

밖에는 가랑비가 내리고 있다.

애들은 만화영화를 보다가 아빠에게 TV를 양보.

일욜에만 유일하게 즐긴다는 자동차 경기를 함께 보고.

6식구가 좁은 집에서 나름대로 즐기며 각자 시간을 보내고 있다.

이렇게 온종일 비가 내리는 주말. 여기 사람들은 뭐하며 지낼까?

밖은 아주 조용하다.

 

점심은 김밥과 라면.

          김밥 재료중 게맛살을 두 녀석하고 쪼개는데 즈이들 입에 들어가는게 더 많다.

 

                               장난치며 깔깔 웃어대며...

 

                    두 녀석과 함께 일하는게 재미있다. 수다스러워진 녀석들...

 

             지우가 이젠 도깨비에 익숙해졌다.

             도깨비에게 전화하겠다고 지 아빠에게 으름장을 놓고.

 

        도깨비가 오늘 두 녀석들한테 훌륭한 장난 소재가 되었다.

        양쪽에 뿔 달린 도깨비는 눈도 길게 찢어졌나 보다.

 

                                   귀엽고 깜찍한 도깨비.

 

점심 먹고 은우네 가족은 교회에 갔다.

우리는 문을 열어 놓고 진공청소기를 돌리고 걸레질을 하고 나니 말끔해졌다.

TV를 볼려고 리모컨을 켰는데 작동을 어떻게 하는지 그 사이에 까먹어 그만 두었다.

짐을 싸기로 했다.

트렁크 2개를 열어 내일 입고 갈 옷과 실내복, 잠옷을 제외하고는 모두 쌌다.

큰 가방을 모두 채웠다. 22Kg.

나머지는 내일 작은 가방에 넣기만 하면 된다.

 

              4시쯤 되니 날이 훤해지고 비가 그쳤다.

 

산책 나가기로 했다.  4시 30분쯤 집을 나섰다.

지난 여름에 아파트를 드나들던 순서를 상기시키며 우산을 들고 나왔다.

아파트 현관을 나서는데 또 비가 쏟아진다. 해가 나는데도..

남편과 우산을 받고 아파트를 벗어나 큰 길로 나갔다.

 

6개월 만에 다시 보는 동네.

전에 수리중이던 건물들이 말끔하게 단장되어 있다.

불량했던 건물은 완전 철거되어 있고.

일요일이라 가게 문들은 닫혀있고, 차도에도 자동차들이 별로 없어 동네가 참 한가롭다.     

      

      쭉 뻗은 산책로. 비는 그쳤고 파란 하늘이 나타났다.

      상큼한 바람이 적당하게 불고, 빗물에 씻긴 건물과 도로가 깨끗하다.

      게다가 그사이에 아파트 외벽 도색을 했는지 깔끔하다.

      처음엔 우리뿐이었는데 점점 사람들이 나온다.

      조깅하는 사람, 개를 끌고 나온 사람들, 한 무리의 가족이 지나가고...참 정겹다.

      지난 여름의 정경들이 그대로 살아있어 좋다.

      끝까지 가서 스트레칭 하고 달리는 남편, 열심히 빠른 걸음으로 뒤쫒아 가는 나...

 

집으로 돌아 오다가 우리 단지의 가게들을 한 번 둘러보고 집에 들어오니 은우네가 와 있었다.

방금 돌아왔단다.

Tea- time.  빵과 커피, 국화차를 마시며 교회에서 있었던 얘기를 나누고.

 

6시반쯤, 저녁준비 하는 며느리. 떡국을 끓인다.

오늘 저녁은 떡국과 대구전,와인...

잘 먹다가 은우가 짜증을 부렸다.

아빠가 한 마디 하자 쏘아 부친다.

분위기가 험악해졌다.

이젠 은우가 좀 컸다고 아빠에게 잔소리를 해댄다.

부녀간은 애증관계인가?

분위기가 좀 나아지는가 했더니, 은우가 전에 아빠한테서 험한 얘기를 들었던 과정을 들려주며 얼굴이

벌개졌다. 아직도 아빠한테 서운한 기색이 역력하다.

내가 아빠한테 다시는 그런 얘기를 하면 안된다고 다짐을 받았다.

애들 앞에서 약속을 하니, 그제서야 서운함이 풀리는가 보다.

앞으로도 아빠가 험한 말 하면 할머니에게 이르겠단다. ㅋ~...

 

은우가 내게 팔찌를 만들어 주겠다고 색깔을 고르란다.

작은 손으로 익숙하게 구슬을 철사에 꿰어 팔찌를 만드는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다.

손재주가 고모를 닮은것 같다.

귀엽고, 말 한마디 한마디가 야무지고 표현력이 어른 뺨치게 한다.

철사를 구부리는 힘든 마무리는 아빠가 해주었다. 완성!!

 

                예쁘고 참 훌륭하다. 잘 간직해야지.

                늘 간직하고 있으면 좋은 일이 생긴다나. 근데 당분간은 고모한테 비밀로 해달란다.

                한국가면 고모 것도 만들테니 그 때 까지만....

 

이렇게 마지막 밤을 보내고 있다.

두 녀석은 내일부터 바캉스가 끝나 등교를 해야 하기 때문에 샤워하고 방으로 들어갔다.

은우 앞니 2개가 약간 흔들린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