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23일 수요일
어제 오후에 마신 카푸치노가 새벽에 잠이 깨어 2시간 가량 엄치락 거리다가 늦게 잠이 들었다.
7시반쯤 기상.
아들이 내려가서 바게트와 크롸상을 사와서 아침식사.
오늘은 스키리프트를 타고 2200m까지 올라가 조망하기로 하였다.
7세 이하는 탈 수가 없어 며느리가 두 녀석을 데리고 수하네와 같이 지내기로 하였다.
9시 조금 넘어 여행자 안내소에 갔는데 우리가 너무 일찍 왔는지 한참을 기다렸다.
수하네도 두 아이와 엄마는 남고, 나머지 5명이 함께 왔다.
10시쯤 리프트를 탔다. 네 명씩 타게 되어 있어 수하 이모가 우리팀에 합류.
바람에 날릴수 있으니 모자를 벗고 특히 스마트폰이 떨어지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한다.
마치 하늘위로 나는듯 위로 올라간다.
아래를 쳐다보면 무섭지만 시야가 넓어져 시원하다.
아래는 풀을 뜯던 양들이 그늘에서 쉬고 있다. 뒤를 돌아보니 숙소 리조트가 점점 멀어지고.
양 2마리가 아랑곳없이 풀을 뜯어 먹고 있다.
왼쪽 멀리 멋진 고봉들이 지나가고. 숙소리조트에서 바라봤던 뒷산에 산책길이 환히 보인다.
떠나기전에 저기를 걸어봐야 하는데. 그늘이 없어 땡볕에 걷기엔 무리일 듯하고.
드디어 꼭대기에 도착.
간판 지도에 상세히 나와있다.
현재위치. 빨간색으로 ici 2265m. 우리 숙소에서 700m 더 올라온 것.
꽤 높이 올라와 있는데 햇살이 뜨겁다.
방향표시가 여러개 있다는 것은 겨울 스키어들에게 슬로프가 따로 없어
방향표지판이 도움이 될것이다.
건너편 산 정상에 눈이 쌓여 있다. 가이드를 따라 설명을 들어가며 이 일대를 산책한다.
뜨거운 햇살과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멀리까지 장쾌한 알프스의 고봉들과 산자락을 조망하는
내 여행의 최고의 시간이었다.
주황색 티셔츠 입은 젊은이가 우리를 안내하는 가이드.
불어로 설명하는 통에 아들이 듣고 설명을 해준다.
이곳에 산양 목장이 있었다.
우리를 쳐다보는 산양들. 일제히 똑같이 동시에...본능인가?
목장이라고 해야 그저 그물망 같은 울타리 안에서 노숙을 한단다. 즈이들끼리...
1900~2000마리 정도 된다고.
방울 소리를 내며 양 한 마리가 뛰어 가니까 누렁이 개가 계속 따라가며 짖어댄다.
험악한 표정으로.
산양 목에 방울을 단 양들은 몸이 불편하거나 임신한 양으로 이런 양들만 관리하는 개가 따로
있단다. 늑대들의 먹이감이 되기 때문에.
목동들이 왔다. 산양을 지키는 개들을 데리고.
울타리를 열어 산양을 내보내며 세고 있다.
간밤에 늑대에게 몇마리나 습격을 당했는지 확인해보는건가?
산양을 풀밭으로 유인하는건 소금이란다.
울타리를 열기 전에 목동이 풀밭으로 가는 길목에 소금을 뿌려 양들이 소금을 핥으며 자연스레
풀밭으로 안내되어 간단다.
험악했던 누런개가 유순하게 인간의 손길을 기다리고 있다.
산양 지킴이도 인간의 손길이 닿으면 참 순해진다.
공중에 매달린 줄들은 평지를 운행하는 리프트이다.
줄을 잡으면 스프링으로 되어 있어 스키어들이 스키를 신은채로 신발 거치대에 올라 서서
기둥같은 줄을 끌어 안고 평지를 이동한단다.
그 많은 양들을 어떻게 일일히 세고 있을까? 주인의 명령을 기다리는 산양 지킴이.
풀밭은 온통 똥밭이다. 밟지 않으려고 풀밭에 시선을 고정하고 걷다가 나중엔 이것마져도
무시하고 걸었다. 그저 오래된 똥들은 건조해서 폭신하다. 새 똥만 아니라면.ㅋㅋㅋ
알프스의 소녀 하이디가 살았을것 같은 동네. 산으로 올라가는 길이 지그재그로 나있다.
고봉들 사이 계곡에 자리잡은 산동네. 정겹다. 헬기장도 있다는데...
쌍봉 낙타등 같은 기이한 봉우리와 산 줄기, 저 멀리 설산, U자 계곡 아래 정겨운 동네.
꿈이 아닌 실제로 내 눈 앞에 펼쳐진 알프스가 놀랍도록 설레이고 흥분된다.
오래오래 바라 보았다.
와~ 이 젊은 아빠는 애를 배낭에 담아 짊어지고 걸어 올라와 여기에 합류했다.
난 여기 오기까지 65년을 기다렸는데. 이 어린 녀석은 일찌감치 알프스에 올라왔군.
저 아래 산을 보며 나무가 있는 곳과 없는 곳의 차이점을 설명해주었다.
고도의 높고 낮음이 아니라 수분이 있고 없고의 차이란다.
어떤 이유에서인지는몰라도 땅에 물기가 있으면 나무가 자란다고 한다.
아까 풀어 놓은 양들이 풀을 뜯어 먹고 있다. 파란 하늘과 함께 참 평화로운 전경이다.
남편이 힘들어 해서 아들과 남아 있고 나 혼자 일행을 따라 다녔다.
수하아빠가 설명해주고.
산 아래 동네들은 겨울에 물부족으로 식수를 확보하는게 큰 일이란다.
몇개월을 눈속에 묻혀 지내는데 눈을 녹여 식수를 얻는다고.
빙하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완만한 U자 곡선이 참 예쁘다.
풍만한 능선 곡선도 예쁘고.
하얀 구름과 절개지에 드리워진 구름 그늘이 절묘한 조화를 이룬다.
풍만한 능선이 눈길을 끈다.
완만한 곡선과 저 멀리 산세와 계곡 아래 동네가 멋진 조화를 이룬다.
반대쪽에도 산길을 따라 마을로 이어지는 도로가 나있다.
남편은 저기 풀밭에 앉아 쉬고 있고.
지팡이를 짚고 걸어오는 저 할아버지는 아까 숙소 근처에서 보았던 분인데.
하체가 너무 말라서 눈에 띄었는데 여기까지 걸어 오셨나 보다. 와~
남편과 환담. 아들이 통역하고. 정신과 의사였단다. 90세. 와~ 대단한 분이다.
남편이 저 분한테서 자극을 좀 받았으면 좋겠다. 90세에도 이 높은 산을 오르는데 리프트를 타고
와서도 힘들다고 투정하는 75세인 이 사람!!!
여기에도 화장실이 있다.
메마른 풀밭에 이곳은 축축한 물기가 있다.
어디서 이 물이 오는 걸까? 평지인데. 졸졸졸 도랑에 물이 흐르고 있다.
양치기 목동을 만났다. 양을 다 세어 모두 내보냈나 보다.
양들과 지내서 그런가? 양 같이 선량하고 순수해 보인다. 모자가 멋지다.
개 5마리와 목에 방울을 단 요주의 양들과 트럭을 타고 출퇴근 한단다.
하루에 두 번 젖을 짜서 트럭으로 이동한다고.
가을에는 이 양떼를 몰고 남부에 있는 아를까지 이동하여 겨울을 나고 봄이 되면 여기 알프스에
와서 지낸단다.
산양을 지키는 개 5마리는 각자 역할이 따로 있단다.
작은 개는 산양 안내견이고, 누런 개는 호주에서 태어나 캐나다에서 훈련받고 여기에 왔단다.
개 5마리와 목동 2명은 산양을 찾아 떠났다.
저쪽 고봉들도 멋지다. 멀리 설산이 보인다. 저 동네도 정겹고.
일정을 끝내고 리프트를 타러 간다.
저 동네가 바로 꼬마기차를 타고 방문할 1750m에 위치한 스키리조트였다.
겨울에 스키리조트 손님들이 사용할 물을 확보하기 위해 저 동네 위에 둥근 수조가 두 개 보인다.
여기서 리프트를 타고 내려간다.
뒤돌아서 우리가 걸었던 길들을 눈에 다시 담아본다.
저 아래 숙소리조트가 조그맣게 보인다.
숙소 뒷쪽으로 난 산책로가 여기까지 이어져 있다.
다시 한번 내 발로 걸어서 여기까지 올라오고 싶다.
리프트를 타고 내려왔다. 마침 산악자전거를 리프트에 싣는 과정을 지켜 본다.
산악자전거를 리프트에 싣고 올라가 자전거를 타고 산을 내려오는 거다. 스릴 넘치겠다.
며느리와 은우,지우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
이 녀석들 어서 커서 함께 리프트를 타고 산에 올라가면 좋겠다.
은우는 하늘을 날아 보는 것이 소원이랬는데...리프트를 타면 조금은 그 기분을 낼수 있을까?
높은 산에서 바라본 시원한 전경도 좋지만, 숙소 발코니에서 바라본 하얀 뭉게구름이 떠있는
전경도 멋지다.
점심은 라면과 남은 밥으로 해결.
식사후 은우네는 수영장으로 갔다.
우리는 몹시 피곤하여 잠깐 자고 일어나 샤워를 했다. 피곤이 풀린다.
아이들이 들어왔다.
발코니에 앉아 지인들에게 소식을 보내는데 스마트폰 저장공간이 거의 찼다는 문자가 떴다.
사진을 정리하며 달리는 자동차에서 찍은 사진들을 삭제했다.
저녁때 수하네와 바비큐 파티.
원래는 숙소아래 산 밑에 가서 해먹자고 하였는데 애들이 너무 어려서 숲속에 가기엔 무리일 듯하여
숙소 옆 공터에 바비큐화덕이 비치되어 있어 이걸 이용하기로 하였다.
우리는 숯과 음료수, 돼지고기와 소시지를 준비하였는데 수하네는 닭고기랑 밑반찬을 많이
가지고 나왔다. 오이지 무침,무말랭이 무침, 멸치볶음, 김치 볶음, 쌈과 쌈장도 준비하고.
밥을 밥솥채 가지고 나왔다. 된장국도 끓여오고. 와인까지.
우리는 냄비밥을 하여 퍼가지고 나왔는데...
두 집 가장들이 화덕에 고기를 굽고 있다.
큼직한 닭다리와 양념된 돼지삼겹살,소시지.
마시멜로를 나무 꼬챙이에 끼워 구워 먹기도 한다. 달기만 하고 무슨 맛인지 모르겠다.
숯불에 구워진 고기가 불티나게 입으로 들어간다. 참 맛있다.
와인과 함께 엄청 먹었다.
수하 외할머니는 딸 넷중에 셋 딸과 함께 여행을 왔단다. 참 행복해 보인다.
딸 넷이 모두 결혼하여 셋째 딸까지 산후조리와 육아를 돌보았다고.
그 덕에 미국에서도 살아보고 파리에서도 살아 보았는데 미국이 더 풍요롭게 사는것 같다고.
프랑스에 유학와서 프랑스 공무원이 된 수하아빠는 까무잡잡한 피부에 긴머리를 묶고
수염을 길렀다.
한국의 공무원 이미지와는 전혀 달라 참 흥미롭다.
얼마나 바지런한지 여기 와서도 새벽에 일어나 매일 뒷산에 오른다고 한다.
배불리 먹은 녀석들은 모래장난에 빠졌다.
저녁이 되니 선선해진다.
그릇들을 챙겨서 남편과 먼저 들어왔다.
설겆이를 끝내고 한참지나 며느리와 두녀석이 들어온다.
은우가 가시에 찔렸다고 우리를 보더니 으앙~ 울어댄다.
녀석들~ 그렇게 잘 놀더니...
아들은 뒷정리 하고 오느라 늦게 들어왔다.
오늘은 새로운 경험들을 한 뜻깊은 날이었다.
행복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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