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4일 금요일
간밤은 최악이었다.
11시쯤 잠들었는데 남편이 스마트폰을 켜놓고 뭔가를 찾는 소리에 잠이 깨었다.
요즘 스마트폰에 누군가가 보낸 보수들의 뉴스를 리시버를 끼고 본다.
도대체 밥먹는 시간 빼놓고는 방에 틀어 박혀 혼자만의 시간을 갖는게 아주 보기 싫었다.
게다가 노년층이 리시버 끼는 귓속이 온전치 않을텐데, 난청이라도 되면 어찌할지.
잔소리를 해도 듣지 않아 리시버를 빼서 감추어 두었는데 이 밤중에 이걸 찾고 있었던 것.
군말없이 일어나 찾아 주었다.
근데 옆에서 다시 잠을 청하는데 도통 눈을 감았는데도 눈앞이 환해졌다.. 어두어졌다..잠을 이룰수가
없다. 옆으로 누워도...엎드려 있어도... 1시간여를 이리 뒤척... 저리 뒤척...
옆에선 아랑곳 없이 화면에 열중하는 남편이 밉살스럽다.
화장실에 가느라 거실에 나와보니 아들이 선풍기를 틀어놓고 잠들어 있다.
선풍기를 끄고 창문을 조금 열어 놓았다.
우리 방에 아예 불을 켜고 앉아 책을 읽기 시작했다.
1시간여를 이러고 있을 때 남편이 스마트폰을 끄고 누웠다.
내가 이러고 있는데도 남편은 말한마디 없다.
나도 불을 끄고 누웠다. 남편은 금방 잠이 들었나 본데, 난 도저히 잠이 들지 못한다.
두시간여를 이렇게 엎치락 뒤치락 하다가 거꾸로 누워 보았다.
그랬더니 남편이 아예 대각선으로 누워 내가 발을 뻗을수가 없도록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설핏 잠이 들었을까 남편의 잠꼬대가 시작된다.
옆의 누군가와 얘기 하듯이.... 툭툭 쳐도 계속 된다.
어~휴~ 제기랄!!!
벽 너머에 아들이 자고 있어 큰소리로 싸울수도 없고....
거의 미칠지경이 될 때쯤 잠이 들었을까? 9시 넘어 눈을 떴다.
간밤의 소행을 남편에게 이야기 하고 있는데 은우가 와서 우리 틈에 누워 훼방을 놓는다.
어제 산 버터그릇. 오늘 아침 식탁에 가장 돋보인다.
버터를 넣어 두고 나이프로 살살 긁어 빵에 발라 먹는데 버터가 바닥에 밀착되어 있어 움직이지
않아 편리하다. 뚜껑을 덮어 그대로 냉장고에 보관.
아침을 거의 10시쯤 먹고 근처 몽수리 공원에 걸어 가기로 했다.
식사후, 아들은 주방에서 바게트 샌드위치를 만들고, 애들 먹일 부침이도 만든다.
집을 나서니 1시쯤 되어 간다.
우리의 산책로를 천천히 걸어간다. 은우는 유모차에, 어린 지우는 걷는걸 좋아해서 언니에게 양보했다.
어제보다 날이 선선하고 구름속에 햇님이 들어가 걷기에 딱 좋은 날씨다.
산책로가 끝나고 지하차도 옆으로 걸어 가는데 공사중인 곳이 몇군데 있어 도로를 가로질러 가기도
한다. 아이들을 데리고 가기엔 난코스.
시티 유니버시티 기숙사 옆을 지나 큰 횡단보도를 건너 갔다.
2년여전 겨울에 은우를 데리고 여기 왔을때 공원에서 놀다가 나와서 몸을 녹일겸 저 카페에 들어
갔었는데 지금도 여전히 영업중이다.
몽수리 공원 가장 끝쪽에 있는 출입구로 들어갔다.
울창한 나무와 예쁜 꽃밭, 넓은 잔디밭. 참 예쁘고 평화롭다.
공원에 들어오니 지우가 신났다.
큰 나무밑에 돗자리를 폈다.
모두들 배고프다고 하여 도시락을 풀렀다.
애들 도시락은 옥수수와 호박을 채썰어 밀가루와 계란에 섞어 부친것. 바게트 샌드위치도 함께.
바게트 샌드위치는 두 종류. 토마토, 양상추, 햄을 넣은것.
이건 양파를 발사믹 식초에 볶아 베이컨도 익혀서 넣었다. 난 이게 더 맛있다.
모두들 맛있게 먹는다. 옆에서는 여름학교 초등생들이 잔디밭에서 체육수업 하는걸 구경하며.
두 녀석은 큰 나무 기둥 밑에서 재미나게 논다.
큰 기둥줄기에 귀여운 요정이 붙어 있다.
아빠와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애들은 아빠의 사랑을 받으며 쑥쑥 자란다.
여름학교 선생님의 지도를 받으며 미니 야구를 즐긴다. 역시 까만 피부의 애들이 몸이 가볍고
민첩하다. 까만 피부 아이가 마운드에 서면 애들이 멀찍이 뒤로 물러나 공을 받을 준비를 한다.
은우랑 화장실에 갔다가 돌아오는데 지우가 뛰어서 마중나온다.
은우가 두팔을 벌려 동생을 맞아 꼭안아준다. 귀여운 녀석들.
사진엔 안나왔지만 건너편엔 뚱뚱한 할머니가 비키니만 입고 이리 뒹굴 저리 뒹굴 썬탠을 한다.
우리 뒷쪽에선 청춘남녀 한 쌍이 부둥켜 안고 사랑을 하고....
지우는 아랑곳 하지않고 오리를 쏟아 다니고...
이젠 밥도 먹었으니 슬슬 일어나 자리를 정돈하고 놀이터에 간다.
호수 건너편 놀이터에 도착하여 놀고 있는 동안 난 혼자서 공원을 걸었다.
호수가 있고 잔디밭이 여러 구역으로 나뉘어져 큰 나무와 화단이 경계를 만들어 사람들이 많아도
프라이버시가 잘 지켜진다,
공원을 관통하는 전철역. 시테 유니버시티역.
출입구가 여러군데 나있어 주변지역 사람들이 쉽게 공원에 들어올수 있도록 하였다.
다시 놀이터로 왔다.
놀이터 바닥은 나무를 잘게 잘라 두툼하게 깔아 놓았다.
모래를 안깔고 나무를 깔아 놓은 이유가 뭘까?
비온 후에도 상쾌하게 시설을 이용하라는 배려일까?
난이도 높은 미끄럼틀이 많은데 지우는 잘도 오르내린다.
언니 오빠들이 끈기있게 기다려 지우가 올라가도록 지켜보기도 한다.
여기 애들은 대체로 작은 아이가 올라가는데 시간이 걸려도 밀쳐 내지않고 기다려 주는 교육을
받는것 같다.
엄마의 도움을 받으며 그물망을 올라간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지우는 유모차에서 잠이 들었다.
공원을 나와서 횡단보도를 건넜다. 시티 유니버시티 기숙사 건물이 보인다.
세계 여러나라에서 파리로 유학오는 학생들을 위한 각 나라의 기숙사가 이 단지 안에 있다.
한국관도 뒤늦게 개통했다.
오던 길을 천천히 걸어서 집으로 왔다.
어제 저녁에 미리 오늘 저녁먹을 음식을 만들어 두었던터라 느긋하게 쉬고 있다.
지우가 잠든 사이에 저번 아이스크림 남은걸 먹었다.
당분도 보충했겠다 그저 느긋하다.
저녁 메뉴는 돼지고기 감자 고추장 찌개. 매운맛이 참 좋다.
양배추쌈. 1/4쪽 남은걸 쪘는데 억세다.
어제 저녁엔 양배추 김치를 먹었는데 덜 익었고 억세서 한국의 아삭한 맛을 기대했는데 좀 실망이다.
대신 배추김치가 잘 익어서 푸짐하게 먹었다.
저녁산책을 쉬기로 했다. 너무 피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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