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2월 1일 수요일
어제 오후에 마신 커피가 지난 밤 잠을 설치게 했다.
거실에 나와 책을 보다가 거의 3시쯤 방에 들어갔으나 한참을 말뚱말뚱...
3~4시간 잤나 .
7시쯤, 시누이 부부는 벌써 일어나 있나 보다.
8시. 다 차려진 아침식사.
설겆이 하고, 집안 정돈, 쓰레기 버리고, 가방을 싸서 현관에 내놓고.
9시 20분쯤 안서방 도착.
10일간 사용했던 숙소에 안녕을 고하고 출발.
승용차 짐칸에 가방 3개를 넣고, 내 가방은 우리가 안고 탔다.
거의 1시간 걸려 공항으로 달린다.
국내선 청사에 내려 안서방과 포옹으로 아쉬운 작별.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고마움을...
수속을 끝내고 들어가 게이트 앞에서 기다린다.
조카네 가족에게 고마운 마음을 장문의 메시지로 남겼는데 도통 연결되지 않는다.
내 폰은 호주통신 유심칩을 깔아서 공항 와이파이 구역에선 통해야 하는데..왜 안될까.
그동안은 밖에선 쓸 일이 없어 별로 눈여겨 보지 않았었다.
12시. 버진 오스트레일리아 항공 시드니행을 탔다.
1시간 반 비행하면서 이번 멜번여행을 다시금 생각해본다.
이번 호주여행은 내가 전혀 관여하지 않은 여행이다.
단지, 남편이 혼자여서 동반하기를 원해서 따라 나선 여행이다.
근데,생각지 않게 작은집에 지나친 도움을 넘어 민폐를 끼친 여행이 되어 버렸다.
어려운 상황도 파악하지 못하고, 4식구가 무조건 쳐들어간 꼴이 되었으니..이게 제일 마음불편 하다.
그리고, 조카네집에서 기거하는줄 알았는데 숙소가 따로 마련되어 처음엔 의아했다.
그런데 나중에 이런 상황을 알게 되니 그나마 얼마나 다행이었나 싶다.
숙소가 따로 마련될 계획을 미리 알았다면 멜번시티에 정할껄... 아쉬움이 남는다.
그렇게 했으면 우리끼리 대중교통 이용하면서 좀더 알차게 나름대로 시티를 구석구석 돌아보고.
근교는 여행사 투어를 하면서 마음 편히 여행 하였을것이다.
물론 언어가 통하지 않아 처음엔 많이 당황하겠지만 이것도 여행의 일부인데...
멜번 외곽에 숙소가 있어 대중교통을 이용하기 어려워 매일 실어 나르고, 또한 숙소 가까이에 마트가
없어 아침을 제외한 매끼를 조카집에서 해결해 주었으니...
그리고 모든 일정과 식사 메뉴를 조카부부가 짜서 실행하느라 휴가를 우리에게 몽땅 바쳤다 생각하니
눈물겹도록 고맙고 또한 마음이 편치 않다.
다시는 이런 민폐를 끼칠 일은 만들지 말아야지.
이젠 좀 홀가분한 마음으로 시드니에서 3박4일을 보내게 된다.
어떤 세상이 펼쳐질까.
오후 1시반쯤 시드니 국내선 공항 도착.
우리가 멜번에 있는 동안 딸이 인터넷으로 블루마운틴 투어와 공항 픽업서비스까지 신청을 해놓았었다.
짐을 찾는데 픽업서비스 직원이 전화를 해왔다. 우리와 만나기로 한 장소를 재확인.
가방을 끌고 Express pick up 노란 표지판을 따라 한없이 걸어간다.
남편이 뒤따라 오며 불평을 한다. 너무 멀다고..왜 이렇게 멀리 약속을 했냐고..
그러나 어쩌랴. 이 나라의 규정인데...
Pick up 운전기사를 만났다. 유학생인데 이 여행사에서 알바를 하고 있단다.
우리 숙소까지 데려다 준다.
시에스타 시드니(Siesta Sydney). 체크 인.
방 1개당 3박에 327불. 방을 배정 받았다.
협소한 객실. 더블침대, 옷장, 작은 탁자와 침대옆 사이드 테이블.
트렁크 2개를 펼칠 공간이 없어 한 개는 창가에 올려 놓았다.
객실에서 나가면 기다란 복도가 이어진다. 공동 부엌과 휴게실이 있고 복도 끝에 화장실과 샤워실이
한 공간에 있다.
이런 숙소를 호스텔이라고 한다.
시드니는 숙소가 매우 비싸다. 그래서 딸이 숙소예약을 할 때 여러번 우리의 의견을 물었었다.
이런 체험도 해볼만 하다 하여 결정했는데...
막상 들어와 보니 좀 막막하다. 게다가 이젠 매끼를 스스로 해결하러 돌아 다녀야 하고.
갑자기 고아가 된 느낌...
짐 정리를 끝내고 공동휴게실에 가서 와이파이 개통. 그 사이에 딸이 카톡에 메시지를 남겨 놓았다.
우리 숙소는 좋은점이 한가지 있다.
시내 번화가에 있어 유명한 곳을 걸어 다녀도 된다는 것.
호주에 오기전 딸이 구글지도에 가볼만한 곳을 별표로 표시해 주었다.
지도를 보니 딸이 스테이크 맛집을 올려 주었는데 바로 이 근처에 있다.
길찾기로 들어가보니 걸어서 3분 거리다.
좀 쉬다가 밖으로 나왔다.
숙소의 위치도 익히고 숙소 주변엔 무엇이 있는지, 그리고 저녁도 먹고 들어오기로 했다.
마트에도 들러 아침꺼리도 사야 하고.
흐리고 찌푸린 날씨.
숙소 카운터에서 시내지도에 숙소 위치를 표시받아 갖고 나왔다.
그런데 숙소를 벗어나니 길찾기가 안된다. 오프라인 지역이라는 메시지가 뜬다.
다행히 구글지도는 작동되어 내 위치가 표시된다.
우선 식사부터 하자고 한다. 킹스레이 오스트레일리언 스테이크하우스.
한 블럭 가서 사거리가 나오고 오른쪽으로 틀면 건너편에 있어야 하는데
높은 빌딩에 식당은 물론 가게도 없다. 이상하다. 지도에는 분명 여기 표시되어 있는데...
그 때부터 주변을 샅샅히 살펴본다. 길가는 사람들한테 구글지도에 나온걸 보여 주며 도움을 청해본다.
분명 그쪽을 가리키며 뭐라고 하는데 알아 들을수가 없다.
어떤 사람은 잘 모르는지 다른 방향을 가리키기도 하고...
그래서 네 식구가 그 주변을 거의 1시간을 헤매었다.
나중엔 열받아 얼굴이 험악해지고. 기어코 찾아내겠다는 오기가 발동한다.
여기저기 헤매다 보니 도로명이 참 잘되어 있음을 알게 된다.
가로와 세로의 도로명이 다른것도 파악하게 되고, 도로명과 번지수가 간판에 잘 표현되어 있고
건물마다 번지수가 보기 쉽게 잘 표기되어 있다.
우리나라도 도로명 주소를 최근에 쓰기 시작했는데 도로명은 표기되어 있지만 건물에 번지수 표시가
되지 않아 어떻게 찾아갈까 궁금하다.
다리도 아프고 배도 고프고...다시 원점에 돌아와 도로가에 서서 맞은편 건물을 바라보았다.
그런데 그 빌딩이 뚫려 있고 그 안쪽에 뭔가 간판 측면이 보인다.
순간, 퍼뜩 머리를 스친다. 아하~ 저기 구나.
저렇게 건물속에 쑥 들어가 있으니 찾을수가 있나. 빌딩 입구에 표지판이라도 내걸어야지.
드디어 찾았다는 기쁨에 무조건 문을 열고 들어갔다.
그런데 손님은 하나도 없고 직원이 우리에게 뭐라고 한다.
무슨 말일까? 힘들게 찾아왔는데...고모부가 서툰영어로 얘기를 하는데도 자꾸만
뭐라고 한다. 그런데 마지막 말에 Come Back 이란 단어가 들려온다.
아하~ 다시 오라는거구나. 그렇다면 저녁식사 타임이 몇시인데? 6시에 오라는구만.
6시 예약을 해놓고 나왔다. 지금은 5시가 조금 넘었다.
나와서 간판을 자세히 들여다 보았다. 저녁 타임이 5시반부터.
그럼 우선 마트에 가서 장을 보기로 했다.
아까 헤매고 다닐 때 고모가 Coles마켓 트럭이 지나가는 걸 보았다면서 그 길로 가면 마트가 있을거라
한다. 퇴근시간이라서 그런가 아까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길을 가득 메우고 있다.
두 블럭쯤 걸어가니 슈퍼마켓 간판이 보인다.
바나나,복숭아,우유,생수,식빵,마른소시지(쵸리조),계란을 샀다.
이젠 느긋한 마음으로 도로이름을 잘 살펴보며 걸어서 숙소에 들어와 물건을 내려놓고 다시
레스토랑으로 갔다. 이젠 아주 여유있게...
이른 시간이라 손님은 한 팀뿐.
메뉴판을 보고 주문하면 되는데 두 남자는 직접 가서 고기를 보고 주문한다.
Rump(엉덩이살) 스테이크. 30불(27000원정도)
Rip-Eye(알등심)스테이크. 350g 53불(47000원정도)
엉덩이살 스테이크는 좀 퍽퍽한데, 알등심(꽃등심)은 부드럽고 확실히 맛이 있다.
호주는 소고기가 질이 좋고 풍부한데도 식당에서 먹는 스테이크는 꽤 비싼편이다.
아마도 인건비가 높아 그렇겠지. 마트에서 고기를 사다가 숙소에서 해먹는다면....
맥주를 곁드려 도란도란 얘기하며 시드니에서의 첫 저녁식사를 즐긴다.
옆테이블에는 젊은 남녀 한 쌍이 앉아 메뉴를 고르는데 꽤 긴 시간이 지나간다.
우리가 다 먹고 일어날 때까지 메뉴판에 코를 박고 있다.ㅋㅋ..
맛있는 스테이크를 먹어 배도 부르고, 아까 길을 헤맬 때 알아뒀던 길을 따라
달링하버로 산책을 나갔다.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여기는 숙소 가까이에 있어 내일 또 오기로 하고 돌아섰다.
이 길을 따라 가면 우리 숙소가 나온다.
아까 길을 헤맬 때는 힘들었지만 이런 체험을 통하여 얻어지는 교훈과 지식이 앞으로의
여정에 많은 도움을 줄것이라 믿는다.
숙소에 들어왔다.
긴 복도 끝에 샤워실이 있어 좀 불편하다. 다행히 샤워하는 동안 사람들이 들어오지 않아 그런대로
마쳤다. 자리에 누웠는데 실내가 답답하다.
창문이 열리지 않아 한참을 궁리하고 있는데 씻고 들어온 남편이 쉽게 열어준다.
내일은 투어가 있어 일찍 일어나야 한다.
자야지~
'해외여행' 카테고리의 다른 글
| 호주 여행 (2017년 1월 22일 ~ 2월 4일) 제 13일 (0) | 2017.03.18 |
|---|---|
| 호주 여행 (2017년 1월 22일 ~ 2월 4일) 제 12일 (1) | 2017.03.15 |
| 호주 여행 (2017년 1월 22일 ~ 2월 4일) 제 10일 (0) | 2017.03.11 |
| 호주 여행 (2017년 1월 22일 ~ 2월 4일) 제 9일 (0) | 2017.03.10 |
| 호주 여행 (2017년 1월 22일 ~ 2월 4일) 제 8일 (1) | 2017.03.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