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7일 목요일
모닝콜 소리에 깜짝 놀라 깨었다.
이젠 익숙해진 듯 잠도 푹 자고.
식당에 갈려고 엘리베이터 옆 발코니에서 밖을 보니 바다 건너에 하얀 설산이 보인다.
청명한 하늘. 아이슬란드의 다양한 자연환경과 함께 날씨도 변화무쌍 하다는데 여행내내
맑은 날씨를 보여 준다.
그래서 시야가 멀리까지 보여 이번 여행은 운이 좋다고 TC가 여러번 감탄했다.
호텔이 좋으니 조식부페도 메뉴가 참 풍성하다. 블루베리 잼이랑 연어, 등푸른 생선이 있어 좋다.
객실에 올라와 짐을 대강 꾸려놓고 내부사진을 찍었다.
지금까지 사용했던 여러 호텔 객실보다 2배이상 넓다.
특이하게도 여기엔 방 가운데에 나무판으로 벽을 만들어 침실과 분리하여 놓았다.
게다가 나무벽에 간이탁자도 붙어 있어 사용하기 편리하다.
오른쪽 벽으로 가운데에 소파가 있고 그 양옆으로 트렁크를 놓을 수 있는 받침대가 있어 편리.
화장실에는 변기와 샤워실이 분리되고 욕조와 세면대가 갖추어져 아주 훌륭하다.
샤워 공간이 좀 좁아서 약간 불편.
호텔 건물이 꽤 현대식이다. 뮈바튼엔 숙박시설이 동이 나서 1시간거리인 이곳까지 오게 되었는데
우리에겐 쾌적해서 좋았다.
시간 여유가 있어 잠깐동안 호텔주변을 둘러 보았다. 호텔 건너편엔 병원인 듯.
수도인 레이캬비크 보다 여기가 더 윤택한것 같다. 주택들이 꽤 고급스러워 보인다.
9시 출발. 오늘은 후사빅(Husavik)를 출발하여 87번 도로를 타고 호수가 있는 Reykjahlid 인근에
뮈바튼 일대의 화산지형을 돌아보고 1번 도로를 따라 아쿠레이리(Akureyri)에서 국내선을 타고
레이캬비크로 간다.
뮈바튼은 아이슬란드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휴양지라고 한다.
아름다운 호수가 있고 많은 화산과 분화구, 온천이 있어 다양하게 즐길꺼리를 간직한 곳이라서.
1시간을 달려 뮈바튼에 도착.
제일 먼저 향한 곳은 살아 숨쉬는 땅 흐베리르.
어제 차창 너머로 하얀 연기가 여기저기 솟아 오르던 곳.
땅색깔도 다르고 유황냄새가 코를 찌른다.
여기저기 검은 웅덩이에서 불쑥불쑥 죽이 끓어 오르는 듯하다.
지난 1000년간 이곳에서만 150회 이상의 화산폭발이 있었단다.
쓰레기를 모아서 소각하는것 같은 연기가 맹렬하게 나온다. 노란 유황이 보인다.
금방이라도 다시 폭발할 것 같은 기세로 머드팟(mudpot)이 부글부글 끓고 있다.
곳곳에 뜨거운 연기와 머드팟이 도사리고 있어 반드시 정해진 길로 만 가야한다.
갈라진 틈으로 연기가 나왔던 흔적들, 간간히 희미하게 흰연기를 내뿜고 있다.
살아 꿈틀대는 지형 옆으로 까만 자동차 도로가 오히려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
화산활동으로 땅색깔이 노랑에 가까운 핑크색. pinky-orange색깔.
살아 숨쉬는 땅을 바라보며 난 무슨 생각을 하고 있나?
좀 더 일찌기 이곳에 왔더라면... 애들한데 지구과학을 실감나게 설명해줄 수 있었는데..
지열 발전소에 들렀다. 땅속의 뜨거운 열을 모아 발전을 하여 전기를 만드는 곳.
우리에겐 부러운 무공해 대체에너지인데, 이 나라에선 일상사가 되어 버린 지진과 화산활동
으로 뜨거워진 땅속의 열을 지혜롭게 활용하여 미래의 먹거리로 발전하여 가고 있다.
엄청 굵은 파이프가 건물 안으로 연결되어 있다.
붉은색 건물 옆에 1차 변전소인 듯.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를 변압기로 전압을 높여 고압 전선으로 먼곳까지 보낸다.
고압 전선은 도시나 큰 공장 가까이 있는 2차 변전소에서 다시 전압을 낮추어 소비자에게
저압 전선으로 송전한다.
지붕에 커다란 통이 여러개 있고 하얀연기가 맹렬히 내뿜고 있는 저 건물에서 발전을 하는가 보다.
건물의 까만벽에서는 끊임없이 물이 흐르고 있었다.
빨간 건물 안으로 들어갔다.
사실은 화장실을 이용하기 위해 들렀는데 직원이 뜨거운 차를 제공해준다.
여기서는 견학오는 시민들을 담당하고 세미나등을 여는것 같다.
벽에 지열에너지에 관한 홍보 자료가 있어 훝어 보았다.
지열에너지를 다양하게 이용하는 사진이 있는가 하면 이 자료는 아이슬란드 땅밑에 두개의
지각판이 조금씩 멀어지고 있는 그림인것 같다. 짙은색 띠는 그만큼 벌어진 틈을 표시한것 같고.
짙은색 띠에 빨간점이 크라플라 현재의 위치.
이 자료에선 조금 후에 가 볼 크라플라 화산지대의 지열이 나오는 위치를 빨간점으로 표시한것 같다.
그리고 가운데 자료는 지진을 모니터링 하는 위치가 표시되어 되는것 같고.
두 지각의 벌어진 틈새에서 화산과 지진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거대한 파이프가 연결되어 있다. 지열을 모은 파이프일까? 아니면 지열을 식혀주는 찬물이
들어있는 파이프?
와~ 이 파이프가 발전소의 대문 역할도 하는것 같다.
저 산에도 길게 파이프가 연결되어 있다.
온통 내 눈엔 파이프만 보인다. 왠지 부러운 눈으로....
발전소 근처에 있는 비티 분화구.
비티( VITI)는 'Big hell' 이라는 뜻인데, 지옥과는 달리 하늘색 물이 담긴 아름다운 칼데라 호수다.
1724년의 화산폭발로 만들어졌다. 호수의 깊이가 8m.
한바퀴 도는 트레킹 코스가 있어 걷는데 40분 정도 걸렸다.
저 건너편 하얗고 검은색 띠가 있는 곳은 크라플라 화산지대.
걸으며 보니 굵은 파이프가 흰연기 나는 곳으로 연결되어 있다. 조금 전 다녀온 지열발전소.
트레킹 코스를 따라 걸었다. 옆에 작은 분화구에도 물이 담겨있다.
분화구 앞 조그만 풀밭에 하얀 북극황새풀이 군락을 이루고 있었다.
큰 분화구에 담긴 하늘색 물이 하트모양을 하였다. big hell 이라는 이름이 무색할 지경.
비티 분화구에서 내려와 건너편 크라플라 화산지대로 간다.
크라플라는 거대한 칼데라 지형이다.1726년 대폭발로 크라플라 일대는 용암으로 완전히 뒤덮였다.
이후 엄청난 마그마 분출로 속이 텅 빈 이 일대가 함몰되면서 20Km가 넘는 냄비 모양의 칼데라가
되었다. 크라플라에는 다양한 트레킹 코스가 있는데 우리는 Leirhnjukur지역의 코스를 걷기로 했다.
1시간 코스. 이 지역은 1984년에도 화산폭발이 일어났는데 제주의 오름처럼 곳곳에 작은 분화구를
만들어 놓았다.
양옆으로 라바(lava-용암) 지대가 펼쳐진다.
며칠전에 보았던 모스그린 라바지역이 좀 더 세월이 흐르면 이런 식물들이 자라게 되는가 보다.
조금전에 갔었던 흐베리르와 비슷한 핑키오렌지 땅색깔이 나타난다.
그렇다면 지금도 가스가 분출하고 있는거다.
어제 뮈바튼 자연온천수와 똑같은 푸른빛 우유색깔. 주변에선 가스가 나오고.
분위기가 아주 묘해진다.
우와~ 용암이 흐르다가 굳어져 버렸다.
거대한 칼데라 분화구 안에서 다시 또 폭발하여 작은 분화구를 만들어 놓았다.
트레일 코스는 용암위에 흙을 뿌려 길을 표시했는데 길밖으로는 절대로 나가지 말란다.
겉으론 안보이지만 뜨거운 가스가 나오기 땜에 매우 위험하다고.
굳어버린 용암에 이끼가 자라고 있다.
용암이 흐르다가 그대로 굳어버린채 민낯을 드러냈다.
위험하다고 올라가지 말라고 했건만 호기심이 발동하여 재빨리 올라가 둘러보았다.
작은 분화구들이 제주 오름처럼 이어져 있어 매우 흥미롭고 가슴이 뛴다.
저 아래는 용암이 흘러가다가 굳어진 채로 드넓게 펼쳐져 있다.
그러니까 1700년대 대폭발로 완전히 날라가 지름이 20Km가 넘는 평평한 남비모양의 칼데라가
만들어졌다니 저 끝에 있는 희끗희끗한 산 아래까지 분화구에 해당되나 보다.
지금 내가 서 있는 이곳은 최근 30년전에 다시 폭발하여 작은 분화구를 줄줄히 만들어 놓은거네.
말없이 골똘히 생각하며 걷는다. 이 신비로운 지구의 속살!
마치 난지도 쓰레기장에 온 듯 매케한 연기와 함께 발 밑이 뜨뜻하게 전해져 온다.
불과 몇년전에도 작은 분출이 있어서 아직도 그 여운이 남아 있는거란다.
금방이라도 폭발로 이어질 듯 하다.
아~ 내가 현재도 활동하고 있는 분화구 안에 있다니...꿈을 꾸고 있는것 같다.
아마도 아이슬란드 여행지중 가장 흥분되고 기대감을 충족시켜 주었던 곳이 아니었나 싶다.
화산이 폭발하면서 무지무지하게 요동쳤을 땅바닥을 연상케 한다.
용암이 흘러가던 그 당시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저쪽은 시커먼 용암이 흐르다 멈췄고 이곳은 새로운 생명이 자라고 있고.
이 길을 더 걸어가다가 또랑이 있어 살펴보니 용암이 쪼개진 돌덩어리 위에 약 30Cm 두께의
흙과 풀이 엉겨 생명를 키워내고 있었다. 제주의 곶자왈숲 만큼은 아니더라도 푸른생명을 이어
나갔으면 좋겠다.
트레킹을 마치고 버스에 올랐다. 마치 딴세상을 돌다가 빠져 나온 듯 기분이 멍~해진다.
점심 식사를 위해 찾아간 곳은 푸른 초원과 야생화가 피어 있는 마을. 마치 천국에 온 듯 환해진다.
손님들이 많아서 그런가. 한참을 기다려서 전채요리가 나왔다.
창가에 앉았더니 햇빛이 어찌나 강렬하게 들어오는지 괴롭게 앉아 식사를 하고 있다.
전채요리를 먹고 또 무진장 기다려서 메인요리가 나왔다. 북극 곤들메기 생선요리.
먹자 마자 일어섰다. 익어버릴것 같은 열기에 더 앉아 있을수가 없다.
아이슬란드인들이 자랑스러워 하는 뮈바튼 호숫가에 자리잡은 식당.
내가 조금전 앉았었던 식당 안의 의자가 보인다.
목장을 겸한 농가 식당이라 바로 옆에 외양간이 있다.
관광객들이 들어가 송아지를 구경한다. 청정한 나라여서 그런가?
우리나라는 전염될까봐 이방인의 접근을 막는데...
호숫가의 목장. 까만 화산석으로 돌담을 쌓아 마치 제주에 온 듯 하다.
뮈바튼엔 지옥같은 지형이 있는가 하면 이런 생명력 넘치는 천국도 있고.
흐베르펠. 검은색 돌멩이 뿐인 거대한 산이 앞을 막고 있다.
저 꼭대기에 올라 가면 분화구가 있단다.
가파른 비탈길을 오르는데 바닥이 모래와 자갈로 되어 있어 발을 디딜때마다 무너져 내려 힘들게
걸어 올라간다.게다가 모래 먼지가 풀풀 날려서 앞사람과 조금 거리를 두고 힘겨운 사투를 벌인다.
우와~ 엄청난 분화구. 2500년전의 대폭발로 만들어진 것.
분화구의 지름이 1Km. 저 아래까지의 깊이가 140m. 아까 갔었던 비티분화구보다 훨씬 크다.
분화구 안에는 마치 한국 산소의 봉분같은 형상으로 검은 화산재로 덮여 있어 더욱 황량한 느낌.
생명체라곤 찾아 볼 수 없는 땅. 삭막하고 이상한 기분. 죽음의 세계가 이럴까?
황량한 분화구에서 눈을 돌려 뒤를 보니 아름다운 뮈바튼 호수가 한눈에 내려다 보인다.
뮈바튼 호숫가에 아스라이 보이는 작은 마을. 조금전 점심식사 했던 곳.
내려가는 길. 저 아래에도 커다란 화산분화구가 있다.
왼쪽과 오른쪽. 서로 대비되는 세상. 뮈바튼의 다양한 자연환경을 한눈에 볼 수 있다.
버스를 타고 달리다가 만난 고다포스. '신들의 폭포' 라는 뜻.
맹렬한 물줄기가 하드트레킹으로 고단한 몸과 마음을 시원하게 날려 주는것 같다.
5일간의 아이슬란드 남부와 동부를 돌아 북부 내륙지방까지 돌고 국내선 비행기를 타기 위해
아쿠레이리로 가는 길. 1번 도로인 링로드를 따라 계속 갈 수는 있지만 펼쳐지는 자연환경이
삭막한 벌판만 이어진다 하여 비행기를 타고 레이캬비크로 가기로 했다.
제 2의 도시인 아쿠레이리는 북부의 피요르드가 깊게 들어와 있어 바다물을 따라 들어온
커다란 유람선이 정박해 있다.
아쿠레이리(Akureyri) 공항.
그동안 우리와 함께 했던 버스기사는 우리의 짐을 내려 주고는 레이캬비크까지 5시간을 달려서
내일 아침에 또 우리와 함께 한단다. 듬직하고 성실하게 운전해 주고 경치가 좋은 곳에선 말없이
우리 옆에서 자신의 카메라로 사진을 담는데 열중하고..
아이슬란드인답게 호들갑스럽지 않고 조용히 친절한 분이다.
비행기에서 내려다 본 자연환경도 꽤 볼 만하다. 특히 빙하를 내려다 볼 때는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1시간 정도 날아 레이캬비크에 도착.
시내로 들어가는데 많은 시민들이 모여 축구경기를 보고 있다.
오늘이 유로축구 결승전 경기가 있는 날인가?
아이슬란드 역대 사상 처음으로 8강까지 갔었던 그 축구 열기가 계속 이어지고 있나보다.
우리의 2002년이 생각난다. 차암~ 대단했었지....
호텔 체크인 하고 곧장 나와서 레이캬비크에서 제일 맛있다는 식당에 왔다.
식당 앞에서 바라본 거리. 역시 생동감과 안정감이 있어 수도답다.
지금까지 먹어본 식당중에 가장 품격이 있는 식당인것 같다.
프렌치 스타일이라서 그런가? 버터크림도 요렇게 나온다.
바다가재 스프. 분위기도 좋고... 맛도 좋고...
바다가재 요리. 보기에도 좋고 깔끔한 맛이 기분을 좋게 만든다.
게다가 요리전문가가 옆에서 음식과 와인설명까지 곁드리니 오감을 만족시켜 준다.
시내를 천천히 걸어서 호텔로 들어오는데 날씨가 꽤 쌀쌀하다.
아직도 축구경기를 보는 사람들이 모여있고.
우리 호텔 바로 앞에 그 유명한 핫도그 가게 발견.
고급진 음식을 먹고도 핫도그를 먹겠다는 우리 일행 몇몇은 그곳으로 달려간다.
대단한 식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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