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7월 4일 월요일
오래 간만에 푹 잤다.
이젠 검은 안대를 하고 잠자리에 드는게 익숙해졌다.
6시 모닝콜. 7시 식사.
8시 출발. 오늘 일정은 매우 바쁘고 고난도 코스란다.
왼쪽 아래 비크(Vik)에서 출발하여 1번 도로를 따라 오른쪽 끝에 있는 회픈(Hofn)까지 간다.
어제는 폭포를 체험했고 오늘은 엄청 큰 바트나(Vatna) 설산에서 내려오는 빙하(yokul)를
탐험하게 된다. 지도에서 연두색 부분은 바트나요쿨(vatnajokul).
출발한지 얼마 안되어 끝없이 이어지는 보라색꽃 루핀을 만났다.
버스를 세우고 사진 찍기에 바쁘다.
어느만큼 갔을까? 믿기지 않는 풍경이 펼쳐진다.
끝도 없이 이어지는 회색지대. 모스그린색 이끼로 뒤덮여 있는 라바 지대이다.
이 라바 지역은 라끼 화산 폭발지역으로 1783년 여름에 폭발하여 2년간 용암이 흘러내려 대지를
뒤덮어 버린 곳이다.
그 당시 엄청난 화산 분출물은 아이슬란드를 쑥대밭으로 만들고 유럽과 북미까지 큰 영향을 미쳤다.
안개가 잦아지면서 기온이 낮아져 농사를 망치고, 분출물에서 배출되는 독성때문에 수많은 사람들과
가축들이 죽어갔다.
유럽 전지역에 이상 기후 현상으로 심각한 기근을 불러왔고, 누적된 사회 불안은 결국 1789년 프랑스
혁명으로 이어졌다.
우리는 지금 혁명을 촉발시킨 역사적인 현장에 와 있다.
그로부터 200년이 넘은 세월동안 이끼가 두껍게 자생하고 있었다.
가끔씩 틈바구니에 초록색 식물과 작은 꽃도 보이고.
만져보면 까칠하면서 폭신하다.
이끼의 색깔은 어둡고 회색기가 감도는 녹색을 띠고 있는데 모스그린(moss green)색이라 부른다.
끝없이 이어지던 라바지역을 벗어나니 시원한 초원지대가 나오고 그랜드 캐년 같은
기이한 절벽을 병풍처럼 왼쪽에 끼고 계속 달려간다.
요정들이 산다는 드베르감라르.
아담한 주상절리 사이로 저 멀리 폭포가 보인다. 이런 아담한 계곡에 요정들이 살았단다.
풀어 놓은 망아지처럼 풀밭에서 깔깔 웃어대며 뛰어 다닌다.
이미 와있던 어느 방송팀인듯 두 남성이 마이크를 들고 말을 하려다가 우리가 시끄럽게 노는 통에
슬그머니 자리를 피해 버린다.ㅋㅋ..
차창 밖으로 빙하가 보인다. 오랜 세월동안 쌓였던 눈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서서히
계곡으로 흘러 내려오고 있다.
우리가 달리고 있는 1번 도로는 바트나요쿨 국립공원을 통과하기 때문에 거대한 방출빙하를
볼 수 있다. 세계에서 가장 크다는 바트나요쿨(전국토 면적의 1/5 정도?)은 계곡마다 빙하가 넘쳐
버스로 달리는 동안 흥미진진하게 빙하가 이어진다.
바트나요쿨의 일부부인 스카프타펠 국립공원을 트레킹하려고 한다.
우선 공원인근 간이매점에서 간단하게 점심식사를 하는데 비가 내린다.
다행히 비는 그쳤고 트레킹에 나섰다.
완만한 구릉지대의 관목숲 사이로 산책로가 나있다. 계곡 물소리,간간히 폭포가 보이고.
이름 모를 야생화가 눈길을 잡는다.
U자형으로 움푹 꺼진 지형에 스바르티 폭포가 나타난다.
기다란 현무암 기둥이 커튼을 드리운 듯 주상절리 바위사이로 폭포수가 떨어진다.
이 폭포는 건축가들에게 영감을 주어 어제 보았던 할그림스키르캬 교회 디자인에 모티브가
되었다. 참 아름다운 폭포다.
다리도 쉴겸 앉아서 폭포를 감상한다.
무릎에 무리가 될까봐 양쪽에 무릎벨트를 부착했다.
툭 트인 시야.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발걸음도 가볍게. 기분이 아주 상쾌하다.
여지껏 걸어온 길 뒷쪽에도 거대한 빙하가 있었다.
걸어가는 길 앞쪽에 빙하가 나타났다.
거대한 빙하 바로 옆에 닿았다. 바트나요쿨의 손가락이라 불리는 방출빙하이다.
검은 화산재가 덮여 있어 거무틱틱하다. 깨끗할줄 알았는데 너무 지저분하여 실망이라고
투덜대는 소리가 들린다. 사실 나도 뉴질랜드 남섬에 가서 처음 본 빙하의 끝자락을 보고 매우
실망했었다.
제각기 가파른 바위에 걸터앉아 TC가 나누어준 간식을 먹으며 빙하를 감상한다.
빙하의 끝자락. 오랜 세월 조금씩 이동하며 끌고 온 잔해물을 여기에 쌓아 두게 된다.
오랜 세월에 걸쳐 퇴적되어 이런 지형을 만들어 놓았다.
하산 하는 길. 간간히 비가 뿌린다.
이름 모를 야생화 틈에 클로버 하얀꽃을 보았다. 매우 반갑다.
그러고 보면 클로버는 어디서나 잘 자라는 생장력이 아주 강한 식물인가 보다.
산에서 내려왔다. 휴게소 옆에 간판을 보니 스카프타펠 국립공원 트레킹 코스가 있다.
초록색 스카프타펠 국립공원은 양쪽에 빙하를 끼고 있다.
우리가 올라갔던 길을 따라가다 보니 스파르티포스(spartifoss)가 나오고 오른쪽 길을 따라
끝까지 가면 빙하를 내려다 볼 수 있는 sjonarnipa. 여기에서 쉬었다가 빙하를 끼고 내려왔다.
3시간 30분 코스.
일행들과 함께 휴게소에 들어갔다.
탄산수나 아이스크림을 한개씩 들고 트레킹을 즐겁게 마친 소감들을 나누며 피로를 푼다.
이번에는 빙하를 좀 더 가까이 보기 위해 버스를 타고 그 옆 빙하인 Svinafellsjokull로 간다.
빙하 가까이 가는 길.
얼음이 녹으면서 끌고 온 검은 화산재가 드러난다.
빙하 위를 걷는 사람들이 있다.
수천년의 역사가 간직된 빙하.
손을 뻗으면 닿을 것 같은 빙하를 이렇게 가까이에서 보고 있으니 할말을 잊고 그저 멍하니
바라보고만 있었다.
이번에는 빙하 안으로 들어가 보기 위해 버스에 올랐다.
차창밖으로 엄청난 빙하가 보인다. 바트나요쿨.
바트나요쿨은 극지방을 제외하고 세계에서 가장 큰 빙하란다.
면적이 우리나라 전라북도 만하고, 빙하의 두께는 400m ~ 1000m. 엄청나다.
1996년 이곳의 화산이 폭발해 빙하가 한꺼번에 녹아 엄청난 홍수를 일으켰단다.
당시 집채만한 얼음덩어리가 홍수와 함께 하류의 삼각주로 밀려 왔는데, 이 바람에 삼각주를
가로 지르는 수많은 다리들이 떠내려 갔단다.
지금 삼각주를 지나가는데 그 당시 엿가락처럼 휘어진 다리의 잔재들이 이곳 저곳에 널려있어
폭발의 위력을 실감케 한다.
요쿨살론에 왔다. 햇살은 쨍쨍한데 찬바람이 씽씽 분다.
저 건너편엔 엄청난 바트나요쿨이 보이고 호수위에 얼음이 떠있다.
아까 산에서 빙하를 내려다 보며 투덜대던 일행이 이제서야 깨끗한 얼음덩어리를 본다며
굉장히 좋아한다.
빙하와 바다가 만나는 지점에 일종의 만처럼 둥글게 형성되는데 이런 지형을 라군(lagoon)이라
부른다. 빙하가 끌고온 퇴적물들이 오랜 세월 둑처럼 쌓여서 형성된 호수다.
라군에 커다란 빙하 덩어리들이 떠있는 이곳이 요쿨살론이다.
물위에 떠있는 빙하조각들은 거의 1000년 전에 만들어진 것들이라니 그저 말없이
내려다 보고만 있다. 이 곳은 75년 전만 해도 얼음으로 뒤덮인 곳이었다는데 지구 온난화
의 영향으로 빠르게 녹아내리고 있단다.
무엇보다도 저 건너편의 엄청난 빙하가 위압적으로 다가온다.
수륙양용차를 타고 라군 속으로 들어간다. 주황색 조끼를 입고.
위에서 내려다 보던 것과 달리 배를 타고 가까이 보니 옅은 푸른빛 얼음덩어리들이 제각각의
형상을 하고 있다.
좀더 가까이 빙하를 만나러 갔다. 정면에서 보니 더욱 실감난다.
아까부터 조그마한 보트를 타고 재빨리 달리던 남자가 채취한 깨끗한 얼음덩어리를 여직원에게
건네 주었다. 1000년이 넘은 빙하조각을 맛보여 주겠단다.
종이컵에 얼음조각을 떼어 넣으니 TC가 준비해온 보드카 술를 따라 준다. 와~ 이 센스!
다른 나라 여행객들의 부러움을 받으며 얼음을 넣은 독한 술을 마셔본다. 우와~ 몸이 후끈..
저 직원은 오스트리아 대학생인데 여름방학 여기에서 알바하고 있단다. 참~유쾌한 아가씨.
요쿨살론을 떠나 회픈으로 가는 길은 기괴한 절벽의 연속이다.
회픈(HOFN.영어식 발음은 호픈)에 도착하여 호텔 체크인하고 바로 식당으로 갔다.
이곳의 명물인 노르웨이 랍스터인 랑구스틴을 먹기 위해.
부직포로 만들어진 앞치마를 두르고 랍스터를 먹는데 열중.
일행중에 소믈리에로 일하는 분이 있어 음식에 맞는 화이트와인을 골라주어 더욱 자리가 빛났다.
랍스터를 먹기 편리한 기구들이 갖추어져 있어 흥미로웠다. 맛도 훌륭하고.
온종일 새로운 세계를 체험하고 저녁엔 새로운 요리를 먹어보고...
이게 여행의 즐거움인데 남편도 같이 만끽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식사가 끝난후 바닷가 산책로를 걸어 호텔로 간다.
밤 10시가 넘은 시간. 포만감으로 한껏 들뜬 우리 일행들.
재미있는 얘기에 한바탕 웃다가 주변을 둘러보니 조용한 주택가에 우리뿐.
아하~ 지금은 모두 잠든 시간일텐데...
아직까지도 이곳 시간에 익숙하지않아 밤이 깊어가고 있는걸 깜박했다.
그런데 주택들의 창문에는 커튼 친 집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백야에 익숙해서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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