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석 달만 여행이 가능한 나라. 아이슬란드.
해마다 이미 겨울에 매진이 되어 2년을 기다려왔다.
이번에도 틀렸구나 싶어 포기하고 있었는데 여행 한 팀이 급하게 꾸려진다 하여 합류하게 되었다.
그런데 올 봄에 집안정리를 하느라 몸을 무리하게 썼더니 왼쪽 무릎이 아파오고 엉덩이랑 허벅지가
저리고 뻐근한게 예사롭지가 않다.
허리 디스크.
척추전문 병원에 가서 신경을 마비시키는 척추주사를 맞았다.
한 달이 다되어 가는데도 통증이 남아있어 또 한번 시술을 받고 떠난다.
여름 휴가 온 며느리와 두 손녀는 친정으로 보내놓고.
여행 가방을 꾸리고, 반찬 몇가지를 만들었다.
홀로 남은 남편과 주중에 와서 지낼 며느리와 애들이 먹을 것들.
쉽게 찾을수 있도록 각종 양념과 김치통에 큼직하게 라벨을 써 붙여 놓고...
2016년 7월 2일 토요일
지난 밤 늦게 야채죽을 만들어 놓았다.
새벽에 일어나 간단하게 야채죽을 먹고 6시에 집을 나섰다.
남편이 공항버스 정류장까지 태워다 준다.
같이 여행하기를 간절히 청했지만 유적지 많은 곳이 아니라서 싫단다.
이쁜 손녀들과 지내는게 훨~ 좋대나.
나도 조금은 마음 가볍게 떠난다.
공항 버스를 탔다.
지난 밤 비가 내려 말갛게 씻겨져 나온 산이 참 싱그럽게 느껴진다.
인천 공항.
12번 출구에서 딸을 만났다.
이번 주에 필리핀에 가서 의료봉사를 끝내고 오늘 새벽 공항에 내린 딸이 나를 만나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다.
내 가방을 보더니 타박부터 한다.
하드 트렁크는 깨지기 쉽고,지퍼가 없어 고장나면 딱 벌어지는데 이걸 갖고 가겠냐고.
9일간 여행이라 짐이 많지 않아 큰 트렁크는 부담이 되어서.
내 트렁크를 열고 필리핀에서 가져온 망고 말린것을 잔뜩 넣어준다.
목베개랑 안대, 구급약도...
여행에 꼭 필요한 것들을 챙겨준다. 고맙고 든든하다.
약속시간 보다 일찍 나온탓에 다른 일행들은 보이지 않고 TC만 나와 있어 여행자료집과 비행 일정표를
받고 먼저 수하물를 부쳤다.
딸과 같이 출국장 윗층으로 올라간다.
식당가. 안쪽으로 들어가니 평상이 있는 정자가 두군데나 있다.
시간이 넉넉하면 여기에서 쉬었다 가도 되겠다.
딸과 나는 크로스마일 외환카드를 갖고 있어 1년에 한번정도 여기 식당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딸은 일찍 도착하여 시간이 남아 이 식당에서 이미 식사를 마친 후라 나혼자 된장찌개로 아침 식사.
필리핀 민다나오 섬에 있는 도시에서 의료봉사한 얘기를 흥미진진하게 들려준다.
딸의 배웅을 받으며 출국장으로 들어갔다.
가방과 자켓을 벗어 검사를 받고 긴줄 서지 않고 자동출국 심사대를 지나간다.
모노레일을 타고 탑승동 터미널로 갔다.
외환카드로 무료 이용할 수 있는 아시아나 라운지를 찾았다.
간단히 먹을 음식들이 진열되어 있지만 식사후라 커피 한 잔 마시면서
카톡으로 가족들에게 출국인사를 전한다.
10시20분. 핀에어는 핀란드 헬싱키를 향하여 이륙.
내 옆자리는 부산대 여학생. 영국 맨체스터에 교환학생으로 한 달간 어학연수하고, 나머지 한 달은
유럽 여행을 할 거란다. 똘똘하고 풋풋하다.
9시간 반의 긴 비행.
기내식사후 수면 시간에 조그만 램프를 켜놓고 여행자료집을 읽고 있는데 승무원이 아이스크림을
가져다 준다. 긴 비행에는 책 한 권 꺼내 몰입해서 읽기에 딱 좋은 환경이다.
요즘 김홍신의 "대 발해" 시리즈를 읽고 있는데 제 8권을 도서관에서 빌려와 여행에 동행하고 있다.
헬싱키 공항.
여기서 2시간후에 아이슬란드행으로 환승한다.
공항 대합실이 꽤 덥다. 여긴 냉방을 안하는가 보다.
어슬렁 거리며 걷다가 화장실에서 양치를 하고..느릿느릿..지정된 게이트를 찾아간다.
레이캬비크행 게이트에는 동양인이 거의 없어 우리 일행임을 담박에 알아봤다.
16명중 부부 2쌍. 그중에 부부 1쌍과 얘기를 나누었다. 남편분은 70세가 넘었는데 아직 현직에 있으며
그동안 70 여개국을 여행하였단다. 우와~
게이트에서 비행기를 타려고 줄을 섰다.
그런데 직원이 내 비행기표를 보더니 갑자기 영어를 할줄 아냐고 묻는다.
무엇을 물어볼려고 그러나...내가 머뭇거리는 걸 본 TC가 달려와 해결해준다.
내 자리가 비상구여서 비상시에 활동해줄 영어가 통하는 젊은 남자를 주로 앉히게 되는데
머리 하얀 동양 할머니가 그 좌석권을 갖고 있어서 난처했던 모양이다.
바뀐 좌석표를 가지고 아이슬란드에어 기내로 들어갔다.
3시간반 비행.
아이슬란드 케플라비크 공항 도착. 여기 시간으로 오후 4시쯤.
트랩을 내려오는데 찬바람이 씽씽 불어 정신이 번쩍난다.
정말 북극 가까이 왔나보다.
아이슬란드는 북위 63도- 66도 사이에 있다. 북극권(북위 66도) 바로 아래에 위치.
우리나라는 남북한 합쳐서 북위 33도- 43도에 위치해 있는걸 보면 아이슬란드는 상당히 북쪽에
있어 우리나라보다 굉장히 추울것 같다. 그러나 해양성 기후 덕분에 겨울 평균기온이 섭씨 1도 정도.
공항은 도떼기 시장 같다.
비행기에서 내려 짐찾는 곳까지 이동하는데 비행기 타러 가는 사람들과 서로 마주칠 정도로 혼잡하고
시끄럽다. 게다가 왠 식당이 그 안에 있는지...
버스를 타고 수도인 레이캬비크로 간다.
창밖은 나무 한 그루 없는 삭막한 풍경이 펼쳐진다.
도로에는 자동차만 달리고 있다. 날씨는 좋은데 사람들이 안보인다.
아이슬란드 공화국. 면적: 한반도의 1/2. 남한 땅 만하다.
화산활동으로 생긴 섬나라. 연두색 부분은 빙하지역.
그러나 인구는 33만명. 세계에서 인구밀도가 가장 낮다.
수도: 레이캬비크 Reykjavik 인종: 아이슬란드인 97%
언어: 아이슬란드어,덴마크어.(영어,독일어 통용)
민족: 노르웨이 바이킹족과 스코틀랜드 및 아일랜드 켈트족의 후예 94%
종교: 아이슬란드 루터교 85.5%, 레이캬비크 자유교회 2.1%, 카톨릭 2%.
기후: 여름평균 섭씨 10도. 겨울 섭씨 1도
정치형태: 입헌공화국. 시차: 우리보다 9시간이 늦다.
통화: 아이슬란드 크로나 Krona. 국내은행에선 크로나 환전이 불가능. 신용카드를 사용하는게 좋다.
물가: 세계에서 가장 비싸다. 모든 생활용품을 수입하기 때문.그러나 수도와 전기료는 가장 싸다.
레이캬비크로 들어오니 건물 사이사이에 나무들이 보인다.
대도시는 집중적인 조림사업으로 관목들이 제법 우거져 있단다.
추운 나라일텐데 건물들이 참 얇아 보인다. 창문도 외겹이고...
호텔에 도착. 로비는 어수선한 분위기. 시설을 안내하는 표지판이 있어 이색적이다.
호텔 로비에 도서관도 있다.
도서관에 비치되어 있는 책들. 객실 손님들이 책을 빌려다 보나보다.
아이슬란드는 1인당 도서 출판 부수가 세계 1위란다. 서점도 많고.
긴긴 겨울을 지내려면 책을 가까이 할수 밖에 없는 환경이라서 그럴까?
고개를 들어 천장을 보니 그냥 노출되어 있다. 꽤 실용적인 민족인가 보다.
호텔 로비의 이곳저곳을 살펴 보다가 드디어 방배정을 받았다.
이제서야 처음으로 내 룸메이트를 소개받았다.
61년생. 5명 일행중 한 명. 듬직하고 씩씩해 보인다.
일행들 모두 똘망똘망하고 생기 가득. 그냥 줌마 같지 않은 커리어 우먼들 같다.
이들은 이미 헬싱키 공항에서 부터 나를 계속 살펴 보고 있었단다. 이런~
대학 불문과 동기들이란다. 원래 7명의 여학생들이 졸업하고도 지금까지 계속 모임을 갖고 있다고.
객실에 들어갔다. 참 소박하다. 침대는 작고 꽤 높다.
아이슬란드 사람들은 키가 엄청 큰데 침대가 너무 작지 않나? 폭도 좁고...
룸메가 객실에 비치되어 있는 책자를 보더니 깜짝 놀란다.
"어머! 이 호텔 1박에 100만원이 넘어요."
아이슬란드는 여름 석 달만 관광객이 들끓기 때문에 많지 않은 호텔들이 천정부지로 뛰고 그나마
방구하기도 엄청 힘들다 했으니....
일단은 침대에 누웠다. 편안하다. 룸메는 방송국 PD란다.
나도 고등학생때는 방송국에서 일해보고 싶다는 희망이 있었었는데....
직원이 올려다 준 짐가방을 열어 옷을 갈아 입었다. 가장 두툼한 옷으로...
호텔 로비에 있는 식당으로 내려갔다. 처음으로 우리 회원들과 저녁식사.
레드 와인과 새우와 대구살이 들어간 따뜻한 스프.
소고기 스테이크와 후식으로 아이스크림이 나왔다. 맛있게 먹었는데 회원들은 많이 남긴다.
자꾸만 눈이 감기는데 동네 산책에 나섰다.
찬바람을 맞으며 레이캬비크 시내를 걸어 TC가 꼭 둘러 보라던 하르파 콘서트홀을 찾아간다.
맑은 공기, 씽씽부는 찬바람...가슴이 뻥뚫리는것 같다.
지금 시간은 거의 밤 9시 가까운데 해가 저기에 있다. 바다 멀리 하얀 설산도 보이고...
하르파 콘서트 홀. 건물이 특이하다.
첼로를 연주하는 동상이 물위에 세워져 있다. 콘서트 홀을 상징하는 걸까?
안으로 들어갔다. 널직하다. 직육면체 유리로 연결된 벽면과 천장이 경이롭다.
비스듬한 계단 한쪽을 휴식공간으로 쓰는 아이디어도 매우 훌륭하다.
직육면체 유리를 연결하여 어떻게 벽면을 만들었을까??
3층에서 유리벽면을 통하여 바라본 바깥 전경.
좀더 시내를 둘러보겠다는 회원들과 헤어져 숙소로 돌아오면서 바라본 전경.
호텔에 들어와 샤워하며 피로를 푼다. 물 맛이 참 좋다.
아이슬란드는 미네랄워터를 사먹지 않고 그냥 수도물을 먹어도 좋단다.
아까 TC가 나누어준 물병을 버리지 말고 내일 수도물을 받아서 가지고 나오라고 한다.
내 트렁크에 넣어둔 옷가방들이 낯설어 자꾸만 만지작 거리게 된다.
옷가지와 속옷들을 잘 분리한다고 작은 가방마다 넣어 놨더니 뭔가를 찾을때마다 다 열어보게 된다.
잠이 쏟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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