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4월 15일 수요일
마지막 날.
오늘 저녁 때 떠난다.
아침에 요가체조를 하려고 은우매트에 앉으니 개미가 어제보다 더 많이 돌아다닌다.
몇마리씩 조를 짜서 다니는것 같다.
30마리 넘게 잡았다. 어찌하노?
아들이 늦도록 자지않고 뭔가 하더니 늦게 잠이 든 모양이다.
쉬는 날에는 푹 자는게 보약이다.
깨우지 않게 조심조심 아침 준비를 한다.
냉장고에 조금씩 남아있던 된장국과 미역국을 모두 꺼내어 데웠다.
어제 남은 밥이 두 그릇이나 있어 남편과 데워 먹었다.
애들에겐 새로 한 밥을 먹이고 싶어서...
거의 식사가 끝나갈 무렵, 아들이 일어나고, 며느리가 나오고, 은우도 일어나 합류.
남편은 마지막 청소를 한다.
우리가 그동안 깔았던 전기장판을 걷어 제자리에 갖다 놓고.
며느리가 청소기를 돌린다.
지우도 일어나 우유를 먹이고.
밥 먹은지 2시간도 안되어 아들은 점심준비를 한다.
마지막 오찬은 12시쯤.
화려한 점심식사. 새우 샐러드와 훈제연어 샐러드가 먹음직하다.
새우를 삶아 아보가또를 갈아 만든 소스 위에 얹었다. 맛이 아주 각별하다.
훈제 연어 샐러드. 난 연어가 들어간 요리는 다 좋다. 푸짐하게 잘 먹었다.
은우는 아침먹고, 딸기우유 먹고, 치즈 먹고 하여 점심을 생략했다.
점심후, 아들부부는 지난 주에 서류미비로 신청을 못했던 일을 마무리 하기 위해 1시에 나갔다.
두 아이들을 돌보며 마지막으로 집안 이곳 저곳을 찍었다.
우리가 덮었던 양털이불을 건조대에 널어 햇빛소독을 하였다.
전기장판을 걷어내니 공간이 넓어졌다. 우리가 떠나면 왼쪽의 소파를 펴서 침대로 사용할것이다.
발코니에서 바라본 전경. 오른쪽 조그만 화단에 심어진 나무는 제법 싹이 나와 있다.
하루에도 몇번씩 내다 보던 이 전경은 두고두고 그리울 것이다.
방에선 듬직한 지우가 만세를 부르며 곤하게 자고 있다. 손장갑도 한짝만 낀채...
은우에게 새로운 놀이를 알려주고 있다.
은우 식탁의자에 붙여진 스티커는 은우 작품(?)
1시 40분쯤 내동생이 왔다.
우리의 출국을 배웅해주러.
한국에 있는 동생들한테 선물할 올리브와 고추피클을 사가지고 왔다.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는데 지우가 깨었다.
지우의 식사시간.
2시반에 아들부부가 일을 마치고 들어왔다.
일찍 들어와 다행이다.
트렁크를 열어 짐을 다시 재정리했다.
내동생과 아들의 조언을 들어가며 옷은 배낭에 넣었다. 두 트렁크를 20Kg에 맞췄다.
5시가 조금 안되어 집을 나서야 할 시간.
은우를 마지막으로 안아 주었다. 이 녀석은 내 루즈색깔을 보고는 얼굴을 바짝 들이 민다.
무슨 색깔인지 알려고. 눈이 반짝반짝...
근데 난 눈물이 나와 얼굴을 돌린다. 집요하게 내 얼굴을 쫒으며 눈을 맞춘다.
이 녀석이 내 눈물을 보고는 "할머니, 우어? 왜 우어?" 자꾸만 물어본다.
현관에서 며느리와 포옹. 왈깍 눈물을 쏟는다.
은우의 인사를 들으며 엘리베이터를 탔다.
헤어질 때는 가슴이 찢어지는것 같다. 눈물을 흘리며 역으로 향한다.
기차역으로 들어가기 전 뒤를 돌아보았다. 은우네 아파트 단지.
왼쪽 꽃가게에서 은우랑 같이 제라늄 한 그루를 샀었다.
기차역 플랫폼에서 바라본 은우네 아파트 단지. 저 길을 따라 은우랑 놀이터에 다녔다.
길 저끝에 로터리가 있고, 사무실이 많아 아침저녁 기차로 출퇴근 하는 직장인들로 길을 메운다.
정면에 보이는 아파트 단지 1층은 사무실과 패스트푸드점들이 들어서 있다.
그 건물 안쪽으로 들어가면 널직한 마트가 있고 은우네 집으로 들어가는 출구가 있다.
두고두고 생각날 것이다.
파리쪽으로 향하는 철길.
이곳에서의 두달간 생활에 우리 부부에게 윤활유 역할을 해준 동생에게 깊이 감사한다.
자칫 지루해 할수 있었던 나날들. 파리 구경하고 들어오면 또 한 주를 새롭게 시작하였었다.
모든 것이 정이 들어 두고두고 생각날 것이다.
파리를 거쳐 샤를 드 골 공항 가는 기차를 탔다.
샤틀레역에서 동생이 내린다.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든다. 고마워~
공항에 도착.
한국에서 딸이 웹체크를 해놓아서 쉽게 수속이 끝났다.
트렁크 1개가 19Kg. 1Kg 여분이 생겼다. 얼른 배낭에서 옷보따리 1개를 꺼내 트렁크를 채웠다.
수하물을 부치고 조용한 벤치에서 아들이 만들어온 바게트샌드위치를 먹으며 아들과 도란도란 대화를
나눈다.
어제 오늘 아들의 밝은 모습이 얼마나 보기가 좋은지...은우엄마,은우의 표정에도 안도감과 행복,평화가
느껴지더라고...
그러면서도 아들에게 막중한 책임감을 실어주는것 같아 늘 안쓰럽다.
7시쯤, 헤어져야 할 시간.
쿨하게 헤어지자고 다짐하건만 돌아서는 순간 눈물이 고인다.
수고한 아들, 좀 안아줄 껄....
터미널 1은 원형이어서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가서 게이트를 찾아가며 아래를 내려다 보니 아들이 손을
흔들고 있다. 녀석~ 잘 가~
2달전 이곳에 내릴때는 설레이는 기분이었지만 떠날때는 아쉬움이 많이 남아 가슴이 미어진다.
아시아나 게이트에 한국 승객들이 많이 보인다. 깔끔한 옷차림들.
의자에 앉아 며느리가 어제 선물과 함께 건네준 편지를 꺼내어 읽었다.
눈물이 핑돈다.
그래~ 고맙다.
좁은 집에 대가족이 부대끼며 사노라면 불편한 점도 있으련만 늘 우리에게 밝은 모습을 보여줘서
우리도 편안히 지낼수가 있어 며느리에게 늘 고마웠었다.
그리고 은우와 끊임없이 이야기 하면서 서로 교감하는 태도가 얼마나 예쁘고 고맙던지.
또한,은우 출산때 산후조리를 못해주어 늘 마음에 걸렸는데 이번에 기회를 주어 내 숙제를 최선껏 다한것같아
우리 부부는 홀가분한 기분으로 한국으로 가게 되어 얼마나 고마운지...
7시 50분 이륙.
다행히 내 옆좌석이 비어 좀 편안하게 갈 것 같다.
아시아나 항공은 이코노믹석이 모두 3인석씩 배치되어 있다.
부부나 2명 동행자인 경우엔 3인석이 좀 불편하다.
그리고 내 앞엔 아이 2명을 동반한 부부가 이런 좌석배치 때문에 아이 1명씩 맡아 앞뒤로 앉아 있다.
다행히 나머지 한 좌석이 비어있어 그런대로 좀 편하려나?
아들 가족이 휴가받아 올 때 네 식구가 앞뒤로 앉아 와야 할 실정이어서 지금 내 앞의 상황이 예사로 안보인다.
아시아나 항공은 이런 문제에 대해 고객입장에서 생각해보지는 않는지...
기내식이 나온다.
한식과 양식을 신청하여 반반씩 먹어본다.
김치가 참 맛있다. 아들네 집에 주문해서 먹는 김치보다 훨씬 맛있다.
그런데, 아까 먹었던 바게트샌드위치가 좀 속이 막히는것 같다.너무 급하게 먹었었나?
콜라를 두 컵이나 마셨다.
식후, 화장실을 다녀와서 좀 편안해졌다.
밀린 일기를 마무리 하느라 소등한 실내에 내 좌석 전등을 켜놓고 일기 쓰기에 집중한다.
나머지 시간은 일본영화, 중국영화 2편을 보았다.
읽을 책을 가져왔지만 별로 읽고 싶지가 않다.
남편은 대각선으로 다리를 뻗어 깊이 잠이 들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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