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life

후곡모임 서산 나들이 (2016년 4월 21일~ 4월 22일)

럭비공2 2016. 4. 30. 16:49

2016년 4월 21일 목요일

2달에 한번씩 모임을 갖기로 했던 후곡모임이 점점 뜸해진다.

모두들 각자의 삶에 열중하다가 어느날 불현듯 생각이 나면 카톡을 날리며 소식을 알리는 정도.

그런데, 서로 뜻이 통했는지 갑자기 만나자는 소식을 주고 받다가 서산에서 하룻밤 같이 보내기로

했다. 지난달 프랑스 여행을 다녀온 J의 여행담을 들으려면 하룻밤 지새워야겠지.

사실, 낮에 만나 점심먹고 차 마시면서 담소를 나누다 보면 금새 시간이 지나 각자 집으로 가느라

늘 아쉬움을 간직한 채 헤어지기를 반복했었다.

J가 서산 용현 휴양림에 숙소 예약을 해놓았단다.

 

지난 밤부터 내리기 시작한 봄비가 아침에도 계속 내린다.

그동안 쌓인 미세먼지랑 가뭄에 말라있던 땅을 흠뻑 적셔주는 매우 반가운 단비이다.

집앞 육교 위에서 K를 만나 같이 버스를 탔다.

 

시외버스 터미널.

버스표를 사고 카페에서 느긋하게 커피를 마신다.

좋은 사람들과 함께 하는 여행은 편안함과 설레임이 있어 좋다.

차창밖의 초록과 연둣빛 신록을 맘껏 감상하면서...

 

서산 버스 터미널 도착.

미리 나와 기다리던 J와 반가운 해후.

동부시장의 풍부한 먹거리들을 구경하면서 식당으로 간다.

서산의 매력은 동부시장에 있는것 같다.

펄펄 뛰는 싱싱한 해산물과 밭에서 금방 뜯어가지고 나와 좌판을 벌린 아낙네들.

서산에 올때마다 이곳에 들러 한아름씩 사가지고 갔던 추억이 있다.

 

해산물로 가득한 점심식사.

쭈꾸미 볶음과 해물매운탕. 늦은 점심이라 허겁지겁 엄청 먹었다.

매콤한 맛이 지금도 글을 쓰면서 침이 고인다.

 

농협마트에 들러 필요한 식품들을 샀다.

물, 우유, 요쿠르트, 맥주, 넛트, 오이, 사과, 토마토, 계란, 치즈.

 

휴양림으로 가기전 J집에 들렀다.

몇년사이에 정원이 참 예쁘게 가꾸어져 있었다.

각종 꽃이 만발하고 과일나무도 많고.

정원 아래에 있는 널직한 밭은 옆집 남편분과 함께 농사짓는 일터.

봄이 되어 요즘 꽤 많은 시간을 이 밭에서 보내느라 갈색으로 그을린 건강한 얼굴의 민제아버님.

이젠 농부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배어있다. 풍채도 좋고.

담배를 끊었단다. 아하~  줄담배 피우던 분이 어떻게?

손주를 보게 되어 며느리의 간곡한 부탁으로....

이 엄청난 용기에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담배를 끊어 보니 자꾸만 살이 찐다고 한다.

우리 친정 아버지도 담배를 끊고 나서 불어난 체중을 감당못해 다시 피우면 체중이 빠지곤 하여 몇번

금연과 흡연을 되풀이 하다가 나중에는 계단을 오르내리면서 체중을 조절하셨었다.

줄담배 피우는 내 동생도 담에 손주를 보게 되면 끊을려나??

 

개심사에 들렀다.

요즘 청겹벚꽃을 볼 수 있을까 하여.

 

 

 

 

           몇년 사이에 개심사 주변을 재정비 한것 같다. 주차장이 널직하게 새로 생겼다.

           폭이 넓은 돌계단이 좁은 계단으로 바뀌었고 올라가는 길이 지그재그가 아니었던것 같은데.

 

       연못에 가로질러 걸쳐있는 외나무 다리도 새로 깔았다.

 

       절집 해우소는 여전한데 그 옆에 새로 화장실을 지었다.

       전에 왔을때 해우소 가는 길을 빗자루로 정갈하게 쓸어냈던 자욱이 선명하게 떠오르는데...

 

           진분홍 남경도화가 연분홍 진달래와 하얀꽃이 기와집과 참 잘 어울린다. 예쁘다.

 

         범종전각 기둥의 뒤틀린 자연의 미를 살린 개심사의 심볼.

 

        개심사의 스님들의 일터. 정갈하게 가꾸어 놓은 밭.

 

        와~ 겹벚꽃 만개. 오길 잘했다. 때를 잘 맞추었네.

 

 

 

       절집 기둥. 생긴대로 그대로 이용. 마음을 푸근하게 한다.

 

 

       아까 정면에서 찍었는데 옆에서 가까이 찍으니 진분홍 꽃잎이 떨어져 마당을 붉게 만들어

       놓았다. 아름답다.

 

           두 분. 같은 곳을 응시하고 있는 자태가 너무 아름다워!

 

        조금전 내가 찍었던 그곳에 진사들이 모였다.

 

        안양루 마루에 걸터앉아 맞은편 대웅보전 기둥에 써있는 한문을 줄줄 읽던 꼬마녀석이

        생각난다. 그 놈! 아마 지금은 건실하고 똑똑한 대학생이 되어 있을거여.

 

 

 

         돌담 밑에 자리잡은 골담초.

 

 

 

        우와~ 드디어 청겹벚꽃!! 우리나라에 단 한 곳뿐이라지.

 

 

         무엇이 청색을 띄나 했더니 겹쳐지는 꽃잎부분이 푸른 빛이 난다.

 

 

        꽃이 뭉쳐 한 뭉텅이씩 느러진것이 신부의 부케를 연상케 한다.

 

        개심사의 겹벚꽃 색깔은 세 종류이다. 연한 핑크, 핑크, 청색. 단연 청색이 최고!

 

           사진 찍기에 몰두하고 있는 우리 멤버들.

 

 

        황매화도 곱게 피어 있는데 겹벚꽃에 가려 매우 소박하게 보인다.

 

 

 

 

        꽃속에 파묻혀 버린 돌집.

        막돌을 제멋대로 삐죽삐죽 쌓아 올린 집과 꽃들이 자연스럽게 잘 어울린다.

        꽃이 돌을 만났을 때...자연은 자연그대로... 자연의 위대함이란?  바로 이런 것!!

 

 

         고사목은 울긋불긋 연등과 함께.

 

       개심사는 올 때마다 감동을 받는데 꽃으로 가득한 개심사는 단연코 최고였다.

 

개심사를 나와서 용현 휴양림으로 향한다.

산속으로 들어간다.

안내소에서 열쇠를 받았다.

목재로 지은 연립주택 같은 휴양림 숙소.

앞에 개울물이 흐르고 옆으로는 계곡물이 쏟아진다.

원 룸. 이곳에서 4명이 하룻밤을 잔다.

30분 정도 쉬었다가 저녁 먹으러 나갔다.

올라올 때 봐뒀던 어죽을 먹을려고 찾아간 식당. 문이 잠겨 있다.

아니 벌써? 이제 6시인데.. 5시에 문을 닫는단다.

내려 가면서 보니 벌써 가게문들이 닫혀 있다.

할수 없이 덕산온천까지 가게 되었다.

30분을 달렸다. 이 곳도 조그만 동네라서 먹을데가 별로 없다.

근처 정육점에 들어가 먹을만한 곳을 소개 받았다.

밤길을 돌고 돌아 찾아간 곰탕집. 아파트 단지 안에 있어 그나마 열려 있는것 같다.

이럴줄 알았으면 현지인 J의 말을 들을껄.

시장에서 재료를 사다가 해먹자고 하는걸 맨날 해먹는 밥을 나가서까지 해먹냐고...

맛있는것 찾아 사먹자고 했더니만...

 

곰탕 한 그릇 먹고 숙소로 돌아왔다.

침구가 두 셋트. 좀 더 빌리자고 전화했더니 여기는 주어진 그대로 더 빌려 줄수 없단다.

다행히 뜨거운 물이 잘 나와서 씻는 문제는 만족이다.

맥주를 마시며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J의 프랑스 여행담을 들었다.

숙소 근처에 있는 마트에 가서 현지인들이 먹는 과일이나 유제품들을 사먹었다는 얘기가 맘에 든다.

역시 J는 여행 마인드가 훌륭하다. 배낭여행을 해본 경험이 있어 현지인에 쉽게 접근한다.

패키지 상품에 길들어진 사람들은 현지인 접근에 두려움을 가지고 있는데.

아직 이야기가 끝나지 않은것 같은데 벌써 자리를 펴고 누웠다.

요를 길게 가로로 펴서 다리는 바닥에 내놓고 잘 수 밖에.

난 오늘밤 밤새도록 이야기 꽃을 피우리라 기대했었는데...모두들 피곤한가?

 

 

2016년 4월 22일 금요일

간 밤을 꼬박 새웠다.

잠자리가 바뀌면 쉽게 잠들지 못하는 고질병이 또 도진것.

밤에 덥다고 하여 온도를 조금 내려 놨더니 맨바닥에 닿은 발이 시렵다.

이불 끝을 겨우 끌어다 덮었는데 속지를 감싼 이불 호청이 보온이 되지 않아 어깨가 시렵다.

할수없이 일어나 방안 온도를 조금 더 올리고 옷을 주섬주섬 껴입었다.

모두들 잠이 들었는지 인기척에도 아무 반응이 없다.

기세좋게 코를 골면서 자는 이가 있고, 조용히 자다가 자세가 바뀌면서 코를 약간 고는 사람,

자신의 코 고는 소리에 놀라 헛기침하는 이가 있고...

아~ 나도 코를 골더라도 푹 잠이 들었으면 좋으련만...

 

창밖이 훤하게 밝아오고 있다.

이제서야 잠이 들락말락 하는데 벌써 일어나는 아침형 인간들~

어휴~ 

할수없이 일어나 눈을 뜨지 못하고 앉아 있다.

아침형 인간들은 산책한다고 나갔다.

다시 잘 수는 없고...찌뿌드한 몸을 풀려고 요 위에 앉아 요가체조를 해본다.

내 체조 자세가 안좋은지 J가 교정을 해준다.

작년에 파리 가기전에 한달간 요가를 배우고는 내나름대로 순서를 만들어 계속 아침마다 하다보니

자세가 흐트러진 모양이다.

이 참에 자세교정을 받아야겠다 싶어 다음 동작을 이어가는데... 아뿔싸!!

산책나간 멤버들이 벌써 들어온다.

자기들도 하겠다고 발버둥을 쳐대니 공간이 좁아 더 이상 진행할 수가 없다.

으이구!! 도무지 되는게 없어~

 

밖으로 나왔다.

찌푸드한 몸을 풀 길이 없어 팔을 흔들어 대며 주변을 걸어본다.

밤새 들려왔던 계곡물소리는 여전히 쉬지 않고 쏟아지고 있다.

촉촉한 아침 공기, 청량한 산새소리에 마음이 좀 편안해졌다.

 

숙소로 들어가 샤워를 하며 몸을 풀어 본다.

그 사이에 아침 식사 준비가 되어 있다.

 

            계란 후라이 위에 치즈를 얹고, 빵이랑 각종 과일,오이.커피와 요쿠르트까지...

            훌륭한 아침 식사.

 

짐을 싸서 자동차에 실어놓고 주변을 산책하기로 했다.

 

        우리가 묵었던 숙소. 우리는 2층 오른쪽 맨 끝 방이었다.

        평일에는 1박에 34000원. 주말에는 두배를 받는단다.

 

        임도를 걸을까 하다가 시간이 많이 걸린다하여 생태도로를 택했다. 

     

          그런데 오르내리는 길이 많아 무릎에 무리가 오는 듯하여 내려와 벤치에 앉아 쉬었다.

          앞에 보이는 임도는 저렇게 평탄한 길이었는데..

 

              

         다른 코스의 임도를 걸었다. 길가에 황매화가 피어 가는 길을 붙잡는다.

 

임도에서 내려와 체크 아웃.

휴양림 나오는 길에 있는 마애삼존불상을 찾아간다.

 

 

         전에 왔을때는 전각을 만들어 놓아 유리창문을 통하여 들여다 볼 수있어 답답했었다.

         마애불을 새겨진 돌이 80도 기울어져 있어 비바람이 정면으로 들이치지 않아 미학적,과학적

         우수함과 치밀함이 돋보인다.

 

          우리가 이곳에 도착하기 직전에 셋이서 무슨 재미난 이야기를 했기에 이렇게 웃고 있을까?

          백제 특유의 자비로움과 여유! 

          난 이곳에 오면 문숙 킴의 얼굴을 떠올린다.

 

마애불을 보고 나오며 바로 입구에 있는 어죽집에서 점심을 먹기로 하였다.

원래는 서산버스터미널 근처에서 먹기로 했었는데 갑자기 계획을 변경했다.

 

         내가 어렸을때 비가 오면 머슴아저씨가 논에 나가 송사리를 잡아와 엄마가 매운탕이라고

         끓여주던 음식이었다. 경기도로 시집오니 이 음식을 "털네게"라 불렀다.

         요즘은 이 음식을 충청도에선 "어죽"이라 부른다.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음식이다. 맛있게 먹었다.

 

                 어제 일찍 문을 닫아 못 먹었던 이 식당에서 실록이 한창인 나무 그늘아래 계곡물소리

                 들어 가며 먹었던 음식. 우린 또 하나의 좋은 추억을 만들었다.

 

 

바람이 심상치않게 불어댄다.

뿌옇게 보이는 들판이 또 미세먼지가 오려는지...

보기로 했던 해미읍성도 마다하고 일찍 귀경하기로 했다.

서산까지 가지 말고 운산에서 버스를 타기로 했다.

차부에 들러 버스표를 샀다.

10분후에 오는 버스가 있는데도 우리는 1시간뒤에 오는 버스표를 샀다.

왜냐하면 여행경비를 결산해야 하는 절차가 남아 있어서.

조그만 동네라서 그런지 카페는 없고 다방이 세 군데나 있다.

그나마 간판이 조금 세련되어 보이는 다방에 들어간다. 지하에 있다.

손님이라곤 우리 뿐.

맥심커피와 생강차. 너무 달아서 뜨거운 물을 부었는데도 달다.

정산이 생각보다 빨리 끝났다.

다방에 죽치고 앉아 있을게 아니라 버스 안떠났으면 그냥 타고 가자고 하여 부리나케 나왔다.

차부에 가서 물어보니 아직 버스가 안왔단다. 차표는 바꾸지 말고 운전수에게 물어보고 타라고 한다.

 

버스가 왔다. 오케이!

J에게 인사할 틈도 없이 출발해버렸다. 이런~

자리에 앉자 마자 잠이 쏟아진다.

당진까지 30분간 정신없이 잠속에 빠져 있는데 누가 부르는것 같다.

눈을 떠보니 두 남성이 내 옆에 서있다.

아차! 자리를 내주고 뒤로 가서 앉았다.

이젠 잠도 달아나고...근데 뭔가 켕기는게 있다. 그게 뭘까?

곰곰히 생각해 보니 정산과정에 J에게서 돈을 받은게 문제였다.

기름값을 주겠다고 하니 한사코 안받겠다고 하였고...숙소비를 J가 선납하여 이 금액을 뺀 나머지를

계산하여 받은게 내내 머릿속을 어지럽힌다.

기름값에다가 운전까지 하느라 애썼는데 내가 왜 이것을 배려해주지 못했는지...참~

 

다녀온지 1주일이 넘어가는데도 이 문제가 계속 켕긴다.

그리고 프랑스 여행 다녀온 얘기가 왜 도중에 끊어졌는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