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2일 수요일
쉽게 잠들지 못하고 끙끙대다가 겨우 잠들었는데 온돌방에서 4명이 지내다 보니 조그만 인기척에도
깨어나게 된다.
조식부페. 어제 하이야트 호텔보다 더 푸짐하다. 값도 조금 더 저렴하고. 27000원.
느긋하게 천천히 소화시키며 다양하게 먹었다.
10시 반 출발.
오늘은 비자림, 용눈이 오름, 섭지코지에 있는 안도 타다오의 건축물을 보기로 했다.
온종일 같이 할 택시를 불렀다. 전에 윤샘이 제주여행때 이용했던 택시기사에게 부탁. 10만원.
회사소속 택시는 13만원을 부르던데 개인 택시라서 그런가 3만원이나 저렴하다.
비자림 가는 길이 눈에 익다.
도로 양쪽에 쭉쭉 뻗은 삼나무숲 길. 2년전 지인들과 이 길을 지나갔는데...
오늘은 화창하고 바람도 없어 따뜻하다.
2년전에 왔던 비자나무 숲에 들어간다.
오래된 비자나무 2800여 그루, 단일 수종중 세계 최대규모 숲이란다.
수령이 500년~ 800년. 나무마다 명찰을 달아 놓았다.
햇빛이 화창하여 사진찍기가 힘들다. 사진도 제 맛을 살리지 못해 아쉽고.
그러나 제주의 겨울도 녹색나무를 보기 힘든데 이곳에서 제대로 푸른숲을 보게 되어
일행들이 매우 좋아한다.
수령이 800살인 비자나무의 강인한 생명력이 느껴진다.
고목의 갈라진 틈을 메꾸었는데 여기에 잘 붙어 자라는 콩짜개란의 생명력도
대단하다.
수령 820년된 비자나무의 할아버지. 이 할아버지가 주변에 자손을 퍼뜨려 오늘날 세계최강의
비자림을 이루게 되었다고. 800여년을 끄떡없이 왕성하게 살고 있는 비결이 뭘까?
할아버지 비자나무 옆에 손자뻘 되는 비자나무의 고사목.
할아버지 나무에게 일조량을 몰아주기 위해 스스로 자살했다고 한다.
두 나무가 중간에 하나로 합친 연리목.
비자림을 나와서 근처에 있는 용눈이오름에 올랐다.
용이 누워있는 형태의 기생화산이다.
2년전의 모습과 똑같은데 바닥에 코코넛 껍질을 가공하여 만든 천연매트를 깔아 놓았다.
오름 정상에서 바라본 모습.
건너편에 다랑쉬오름- 저 오름은 주로 글라이더 동호회에서 활용한단다.
요아래 조그맣게 오름주차장이 보인다.
오름을 내려오다가 만난 산소. 봉분 주변에 쌓은 석축 폭이 생각보다 꽤 넓다.
제주의 사진작가 김영갑은 용눈이오름을 찍은 작품이 많은데 아무리 흉내 내려해도
그 맛이 안난다.
점심은 택시기사가 추천해준 성산에 있는 성게 칼국수.
비주얼은 형편없지만 꽤 맛이 있었다. 늙은 호박과 성게 알이 들어간 국수. 12000원.
점심 식사후 섭지코지로 간다.
여기는 해외관광객이 몰리는 곳. 길을 꽉차게 왁자지껄...
택시기사의 말에 의하면 요즘 피는 꽃은 배추꽃이란다. 유채꽃은 3월말부터 피기 시작한다고.
그런데 유채 농사를 지으려는 사람들이 별로 없어 점점 유채꽃 보기 어렵다고.
방송에서 제주의 봄소식을 전할 때 성산일출봉과 주변의 노란유채꽃을 보여주는데 영상편집
하는 거란다. 아까 성산을 지나올 때 도로옆 밭에 노란꽃이 피어 관광객들이 들어가 사진을
찍고 있었다.상업적으로 노란꽃을 피워 입장료 1000원씩 받고 있단다.
우리는 등대쪽으로 가지 않고 왼쪽으로 틀어 안도 타다오의 작품을 보러 간다.
글래스 하우스가 보인다.
글래스 하우스로 가기전 왼쪽에 나즈막한 콘크리트 건물이 나온다.
지니어스 로사이. 안도 타다오의 작품이다.
입장료를 내고 입구에 들어섰는데 온통 돌 투성이. 돌의 정원.
돌의 정원을 지나 입구로 들어서니 양쪽 지붕에서 벽을 타고 물이 흐른다.
물의 정원을 지나 막힌 듯... 또 입구가 나타나고 돌 축대 사이가 뚫려 있다.
아하! 어떻게 이런 생각을 했을까? 뚫린 구멍으로 저렇게 멋진 풍광을 보게 될 줄이야...
노출 콘크리트벽과 돌축대 사이 긴 통로를 걸어간다.
모퉁이에서 직각으로 꺾여 또 긴 통로가 나타난다.
통로를 걷다보니 아까 들어왔던 물의 통로가 다시 보인다.
모퉁이에서 꺾여 들어가면 또 긴 통로가 나오는데 더 깊이 들어가는것 같다.
모퉁이를 꺾일때마다 계속 깊이 들어 가더니 저 모퉁이를 돌자 건물 안으로 들어가서
실내화로 갈아 신게 한다.
실내화를 갈아 신고 또 통로를 걷는데...모퉁이를 돌아서니 우와~ 이런 빛이!
드디어 방이 나왔다! 아무것도 없다.천장 옆에서 쏟아지는 저 빛은?
다음 방도..그 다음 방에선 벽에 설치된 영상스크린에 나뭇잎이 계속 떨어진다.
방 바닥에는 커다란 방석이 여러개 있고.
안도 타다오가 설계한 이 건물은 명상센터로 활용되고 있단다.
건물을 나오는데 멍~하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기분. 이게 뭘까?
왔던 길을 다시 뒤돌아본다. 제주의 숱한 화산돌로 정원을 만들고 그 돌로 축대를 쌓고.
있는 듯, 없는 듯...건물이 지하로 들어간다. 긴 통로를 돌고 돌아 들어간 그 곳!!!
안도 타다오의 또 다른 작품을 보러간다. 저기에선 무엇을 보여주려나.
글래스 하우스 정문.
참으로 간결한 건물. 파란 하늘아래 노출 콘크리트와 유리.
건물 사이에 서니 동해바다가 펼쳐진다.
계단식 정원을 내려와 돌아보았다. 건물이 바다를 향하여 두 팔을 벌리고 있는것 같다.
1층은 ZIPPO 뮤지엄. 2층은 레스토랑.
건물 안에는 들어갈 시간이 없어 아쉽지만 등을 돌렸다.
안도 타다오 라는 건축가를 알게 된건 4년전 파리에 한 달간 머물 때 우리가 숙소로 썼던 건축가
커플의 집 책꽂이에서였다. 세계적인 건축가 르코르브지에와 안도 타다오의 일대기를 쓴 책이었다.
일본 건축가 안도 타다오는 프리츠커상 수상자이다.
그러나 그는 전문적인 건축 교육을 받은 사람이 아니다.
트럭 운전수, 권투 선수, 목수 일을 했다. 손으로 만드는걸 좋아했다.
우연히 르코르브지에의 책을 읽게 되어 건축에 흥미가 생겨 60년대에 무조건 프랑스로 건너갔다.
르코르브지에를 찾아 갔지만 공교롭게도 한 달전에 사망해 만나지를 못하고 그 길로 유럽의 건축물
을 찾아 다녔다. 직접 현장을 다니며 독학으로 건축을 배운것이다.
그의 건축은 자연과의 조화가 두드러진다.편안함과 경건함.
자연적인 빛을 이용해 어둠과 밝음을 극대화 시키고 공간을 강조하였다.
물,빛,바람,나무,하늘등 자연은 그의 건축과 긴밀하게 결합한다.
투명한 소재인 유리와 노출 콘크리트를 많이 사용한다.
자연과의 조화와 함께 기하학적으로 완벽하다는게 특징이다.
제주에 지니어스 로사이,글래스 하우스,본태 박물관이 있고 서울에는 혜화동에 JCC건물이 있다.
원주에도 뮤지엄을 설계했다고 하는데.
글래스 하우스 정원에서 바라본 오른쪽 전경.
왼쪽 전경. 우리는 이 길을 따라 걸었다. 택시 기사가 이 도로 끝에서 기다리고 있어서.
성산 일출봉이 한 눈에 들어온다.
다시 제주시로 왔다.
탑동에서 하차. 탑동 수협에 있는 수산물시장을 구경하였다.
은빛나는 싱싱한 갈치가 한 마리에 5만원. 엄청 크다.
요즘 갈치가 잘 잡히는지 모두 싱싱한 갈치 뿐.
물항 식당에서 저녁식사.
민어회. 원래 민어는 여름보양식인데 요즘 제주에선 민어가 잡힌다고 한다.
소주를 곁드려서..
갈치국. 처음으로 먹어 보았다. 두툼한 갈치 한 토막. 늙은 호박 1조각과 배추를 넣어서
끓인 맑은 국이다. 담백하다. 12000원.
맛있는 음식을 좋은 사람들과 배부르게 먹고 천천히 걸어서 호텔로 들어왔다.
마지막 밤, 담소를 나누다가 스스르 잠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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