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2월 29일 월요일
3박4일 제주도로 여행을 간다.
80년대 초, 나의 두 번째 임지였던 학교에서 만나 여지껏 이어오는 35년 지기들과 함께.
지금은 모두 퇴직하여 여유로운 생활을 즐기는 은퇴자들. 그중에 내가 제일 막내이다.
해외여행 가자고 모아놓은 돈. 하와이를 갈까? 괌을 갈까?...그러다가 제주도로 결정.
왕언니가 건강이 안좋아 장거리 여행이 맘에 걸려 1시간 비행거리를 택했다.
대신 럭셔리 여행을 하자고 5성급 호텔을 예약했다. 비수기라서 거의 50~65%할인.
이동수단은 택시를 이용하기로 했다.
어제 오후에는 올 겨울들어 처음으로 눈폭풍. 삽시간에 은세계를 만들어 놓았다.
오늘 아침은 기온이 뚝 떨어져 있는데 제주도에도 눈소식과 바람, 추위가 예보되어 있다.
겨우내 입던 오리털 파카를 다시 꺼내 입었다.
남편이 버스정거장까지 태워다 준다. 도로와 인도는 어느새 말끔하게 눈을 치워 놓았다.
간만에 집을 떠나는데 남편의 표정이 밝다. 내가 없으면 아쉬울텐데...전혀??...
혼자만의 시간을 즐기려는가?
11시. 김포공항. 벌써 두 언니들이 도착하여 수속하고 있다.
12시 출발인데 30분 연착이란다.
저가 항공은 제 시간에 뜨는 걸 보지 못했다.
몇 대 안되는 항공기로 연신 실어 나르느라 제대로 정비나 하는지 살짝 걱정도 된다.
그래도 비수기 할인을 받아 왕복 6만여원대로 제주여행을 하게 되었으니...
진 에어. 40여분 마다 제주도행이 예정되어 있다. 여러 항공사가 모두 이럴텐데.
게다가 중국에선 직접 제주도로 입국하게 되어 그 많은 내외 관광객들을 모두 수용할 수 있는
숙박시설은 충분한지...
1시간 만에 제주공항 도착.
공항 4층에 있는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다.
몸국. 돼지뼈를 푹 고은 국물에 모자반을 넣어 끓인 제주에서만 먹어 볼 수 있는 향토음식.
몇년전 제주에 답사왔을 때 여기 공항에서 처음 먹었었다. 몸보신탕이랄까. 암튼 맛있다.
여기에 오메기떡도 2개씩 먹고.
리무진 버스를 타려고 청사 밖으로 나가는데 눈발이 날리며 찬바람이 씽씽 분다.
서귀포시로 진입하는데 차창밖은 바람이 심하게 불어 도로에 눈보라가 이리저리 출렁인다.
중문관광단지에 있는 하이야트 리젠시 호텔 정문에서 내렸다.
와우! 내 생전 처음 드디어 이곳에서 하룻밤을 묵게 된다.
애들 어렸을 때 작은집 식구들과 김밥 싸가지고 와서 이곳 수영장을 이용한 적이 있었지.
8코스 올레길을 걸을 때 이 호텔 잔디밭을 지나가기도 했었어.
체크인 하는 동안 로비에 앉아 옛생각에 빠져든다.
6층 객실 2개를 얻었다. 나의 룸메이트는 윤샘.
세면대를 지나 문을 열면 변기와 욕조,샤워실이 있다.
욕조 옆에 샤워실이 분리되어 있다.
우리가 얻은 객실은 훼밀리룸이어서 더불침대와 또 하나의 침대가 있다.
내가 이 작은 침대를 쓰기로 했다.
발코니 너머 바다가 보인다. 한창 눈보라가 심하여 뿌옇다.
객실에서 이것저것 둘러보며 잠시 쉬다가 눈이 그칠즈음 호텔을 나섰다.
6층 객실에서 나와 내려다 본 로비 전경. 연못이 있어 꽤 인상적이다.
해가 지기전에 호텔주변을 걸었다. 호텔 전경.아름답다.
호텔 옆에 이어지는 중문색달해변. 중문해수욕장이라 불렀는데 그사이에 이름이 바뀌었다.
해변 끝에 있는 해녀의 집으로 갔다. 문에 자물통이 채워져 있다.
전에 8코스를 걷다가 이 집에서 갖잡아온 전복으로 만든 전복죽이 푸짐하고 참 맛있었는데.
여행 동반자들. 추워서 꽁꽁 싸매고..
이 위에 새로 생긴 큰 건물이 있다.
퍼시픽랜드. 물개쇼를 하고 식당도 있고. 단체관광객들로 가득하다.
랜드 정문에서 택시를 타고 여미지식물원 뒷쪽에 있는 식당가로 갔다.
운전기사가 추천해준 전복전문식당. 꽤 넓다.
전복 스페셜 코스. 4인 65000원.
전복해물전골, 생전복회, 옥돔구이. 전복죽과 밥,칼국수까지.싱싱하고 맛있다.
여행의 가장 큰 즐거움은 그 지역 특산물을 먹어보는것. 참 행복하다!
푸짐하게 먹고 택시를 타고 호텔로 돌아왔다.
호텔 로비에서 올려다 본다. 밤엔 이런 모습. 멋지다.
로비에서 시간을 보내다가 객실로 올라왔다.
왕언니 방에서 이야기꽃을 피운다.
이럴 땐 와인이 딱 필요한데...
객실에 비치되어 있는 현미녹차와 집에서 가져온 생강차를 끓여 마셔본다.
와인이 무척 땡기는 밤이다.
우리 방으로 건너와 샤워를 끝내고 침대에 누었다.
쉽게 잠이 오지 않는다.
사이드 조명을 켜놓고 수첩을 뒤적이다가 전에 써놓은 여행기가 있어 읽어본다.
5년전 겨울에 갔었던 뉴질랜드 12일간의 여행이 눈앞에 펼쳐진다. 흥미롭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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