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life

가족 나들이. 당진, 서산. 2014년 7월

럭비공2 2014. 9. 10. 22:31

2014년 7월 17일 목요일

어제 아들 가족을 보내고 나서 몹시 허전하다.

은우가 눈에 밟혀 집안 어디선가 불쑥 튀어나올 것 만 같다.

나보다도 남편은 은우앓이가 더 심한 것 같다.

어제 행사가 있어 공항에 데려다 주고는 곧장 떠났는데 행사장으로 직행하지 못하고 빈집에 들어와

이 방 저 방을 다니며 "은우야! 은우야!" 불렀단다.

간 밤에도 남편은 은우가 비행기에서 장시간 어떻게 보낼지 걱정을 하며 잠을 설쳤다.

은우네의 빈자리가 엄청 크다.

 

이러다간 우울증에 걸릴 것 같아 기분전환이 필요한 때이다.

그래서 오늘은 파리에서 온 내동생도 볼 겸 남동생들하고 당진으로 나들이를 떠났다.

계획은 당진 아미 미술관에 가서 동생을 데리고 부모님 산소에 들러 인사하고 맛집을 찾아 보자는 거였다.

그런데 가는 길이 꽤 막힌다. 평일이고 아직 휴가철이 아닌데도 서해안 고속도로는 늘 오가는 차량이 많다.

1시 반 쯤 아미 미술관에 도착.

미술관에서 가을 전시회 준비를 하고 있는 동생을 만났다.

일산에서 사가지고 간 수박을 관장 부인께 선물했다. 

부인이 미술관 이곳저곳을 구경시켜 준다.

처음 온 남편과 남동생들은 미술관의 드넓은 잔디밭과 예쁘게 꾸며 놓은 전경에 마음을 빼앗겼다.

 

          새로 꾸며 놓은 카페. 교사 뒷편의 창고를 카페로 만들었다.

          카페 안에 탁자와 의자등 집기들은 모두 버려진 것들을 주워다가 쓸고 닦아 칠을 하여 거칠지만

          운치있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소품들도 모두 주변에서 주워온 것들. 조약돌에 실을 감아 장식, 화단의 꽃으로 장식.

 

 

 

              모네의 정원 지베르니 카페.

 

           카페 외벽에 있는 장식품은 어제 염전에서 버려진 것을 가져 왔단다.

 

             교사 뒷곁에는 보라색 수국이 소담하게 피어 있다.

 

 

          현재 작업하고 있는 동생 작품. 8월말 오픈이란다.  11월 전시 작품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관장님의 넓은 작업실도 구경

 

 

 

 

 

 

 

 

 

 

 

           주물공작소에서 작품을 떼어 내고 버린 것을 가져와 손질하여 유리판을 덮어 훌륭한 티테이블로 사용.

 

          폐교된 학교를 가꾸어 미술관을 만들었다. 옛 교장 사택. 이 곳은 전시회 준비를 하는 화가들이

          숙식을 해결하는 공간으로 사용중.

 

          사택에서 바라본 지베르니 카페.

 

          사택의 뒷곁. 각종 옛 그릇들이 쌓여 있다.

 

 

          대청마루 창가에 다리미와 등잔,주판,요강... 어릴적을 떠올리게 한다.

 

 

 

 

 

        내 동생은 왼쪽 방에 머물고 있다.

        내가 보기엔 생활하기에 다소 불편함도 있으련만 동생은 꿈속에서나 나타나던 어릴적 생활을 다시

        해보게 되어 즐겁단다. 외국생활 28년째인 그에겐 이 생활이 매우 특별하게 느껴질만도 하겠지.

 

 

 

             동생의 방에 들어가 보았다. 황토방에 모기장이 처져 있다.

 

 

 

          날씨가 눅눅한 날에는 군불을 때기도 한단다. 부엌에도 옛그릇이 가득하다.

 

      이곳 생활이 다 좋은데 미술관에 오는 사람들한테 모든 공간이 오픈되어 있어서 빨래를 널어 말릴수가

      없어 불편하단다.ㅋㅋ...  끄덕 끄덕..

 

 

구경을 하다 보니 배가 너무 고프다.

맛집을 찾아 면천으로 출발. 바로 밑 동생이 추천하는 콩국수집. 金家면옥.

점심 때는 줄을 서서 기다려야만 하는데 3시가 넘어 도착했더니 텅비어 있고 안마당에선 열무김치 담그느라

분주하다.

 

           콩국수에 열무김치와 소금뿐.

           간만에 정말 맛있는 콩국수를 먹었다. 양이 많은데도 국물까지 싹싹 비웠다.

           열무김치도 얼마나 맛이 있던지 어릴적 엄마가 해주었던 그 맛이다. 값도 착하다. 6000원씩.

 

         아미 미술관에서 추천해준 면천 향교 앞에 있는 백련지.

 

          연잎이랑 꽃이 매우 크다.

 

 

         연못 가운데에 있는 정자가 참 맘에 든다. 소박한 초가지붕에 천정이랑 바닥도 품격이 있다.

 

        참 멋지다. 칠을 하지 않아 더욱 좋다. 잘 간수한다면 좋겠는데...

 

 

 

                       오른쪽부터 나이 순으로. 

                       형제들과의 나들이는 마음을 참 푸근하게 만든다.

                       게다가 먼 외국에서 와 준 여동생까지 함께 하니 더할나위없다. 

                       앞으로도 이런 시간을 종종 함께 했으면 좋겠다. 귀중한 순간들이다.

                     

 

 

여기까지 왔으니 조금만 더 가면 서산이다.

미술관장이 강력 추천해준 서산 중왕리 해변으로 달린다.

중왕리 해변 마을은 관광객들에게 알려져 있지 않은 소박한 마을이란다.

각 마을로 들어가는 길이 보이면 무조건 들어가 보라고 하였단다.

 

 

                      중왕리 포구 높은 언덕에 정자가 있어 올라가서 내려다 보니 멋진 전경이 펼쳐진다.

 

 

           저기 보이는 저 음식점이 맛집이라고 추천을 받았다.

 

 

 

정자에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아들한테서 국제전화가 왔다.

지난 밤 파리에 잘 도착해서 자고 일어났다고. 은우를 바꿔 주는데 목이 메인다.

말을 곧잘 하던 은우도 한 마디도 못한다. 녀석~

집에 가면 영상통화를 해서 은우를 좀 보면서 얘기해야겠다.

 

                  정자에서 내려다 본 해바라기 길.

 

                   해바라기 잎새에 거미줄을 쳐놓고 커다란 거미가 포진을 한 채 꼼짝도 안한다.

                   거미줄 네 군데에 하얀줄을 쳐놓은건 뭘까?

 

 

                       해바라기 길 끝에서 바라본 정자.

 

          포구에서 나와 펜션이 많이 있는 마을로 들어가 보았다. 끝에는 해변이 펼쳐진다.

          썰물일 때는 임시로 난 자동차 길이 죽 이어진다.

 

                   저 건너편에 있는 섬은 뭔가를 닮은것 같은데....

 

                    펜션이 있다는 것은 그 지역에 자연경관이 좋다는 것을 의미한다.

 

           물이 들어오고 있다. 엄청 빠른 속도로 들어온다.

 

 

        막내가 말했다. 저 섬은 마치 북한 김일성(김정일)이 누워 있는것 같다고....

        그러고 보니 정말 닮았다. 왼쪽은 머리, 섬의 꼭대기는 불룩한 배떼기,오른쪽은 발. 가운데 앞쪽은 손.

 

            또 다른 마을로 들어갔다. 농사를 짓는 마을 끝에는 또 바다로 이어진다.

 

 

 

 

 

 

비가 오락가락하더니 금방 어두어질 태세다.

늦은 점심을 먹어서 아직 배가 든든하여 여기서 저녁먹기에는 이르다 하여 송악에서 먹기로 했다.

예약할려고 전화를 하니 오늘 일찍 문을 닫으려 한단다.

적어도 7시까지는 오란다. 여기서 1시간 안에 갈 수 있을까?

일단은 출발했다. 한정식집인데 음식이 괜찮다고 여동생이 추천한 집이다.

 

송악 상록수 식당. 겨우 7시 조금 넘어 도착.

등산복 입은 아줌마 한 팀이 식사중이다. 어찌나 목소리가 큰지 몹시 시끄럽다.

 

          작은 접시에 음식이 나오면 왠지 거북하다. 가짓수 많은 것보다 정갈한 음식이 좋은데.

          왠지 재탕한 것 아닌가 의심부터 하게 된다. 

 

          마지막에 깻묵 된장과 생선조림이 나왔다. 간장게장도 왠지 신선하지 않고 음식 전체가 깔끔한 맛이

          부족하다. 아쉬움을 많이 남긴 채 일어섰다.

 

 

저녁을 먹고 나니 캄캄하다.

아미 미술관에 동생을 데려다 주는데 시골길은 밤에 달리기엔 좀 위험하다. 너무 어두워서...

같이 일산으로 가면 딱 좋으련만... 아직 작품이 끝나지 않아 주말에나 다 끝내고 올라갈 것 같다고 한다.

 

고속도로를 달려 일산에 도착.

집 근처 생맥주 집에서 시원한 맥주로 여행 마무리를 한다.

그러고 보니 오늘 일정중에 부모님 산소에 가는걸 깜박 했다.

너무 배가 고파 면천으로 직행하다 보니 산소가는 타임을 놓쳐 버렸다.

다음에 또 기회를 만들어 봐야지...

따뜻하고 푸근한 여정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