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life

제주도 여행(2014년 1월 13일~ 1월 16일) 제 2일

럭비공2 2014. 1. 21. 20:50

2014년 1월 14일 화요일

8시 기상.

잠자리가 바뀌면 잠을 설치기 일쑤다.

스프링 더블베드가 몸을 뒤척일 때마다 흔들려 새벽녘에 겨우 잠들었나 보다.

온돌 바닥에서 잤던 P는 창문으로 들어오는 찬공기 때문에 추웠다고 한다.

간밤에 춥다고 하여 우리가 덮는 두툼한 이불을 내주고 대신 우리는 얇은 이불을 덮었는데.

추위를 많이 타나 보다.

그래서 오늘 밤엔 내가 바닥에서 자기로 했다.

 

9시쯤 호텔에 있는 식당으로 내려갔다.

이 호텔은 조식이 포함되어 있지 않아 사먹어야 한다.

전복죽. 9900원. 맛있다.

서빙해주는 젊은이들은 모두 현역병이라고 하는데 모두 꽃미남들만 뽑았나 보다.

주방에서 일하는 사람도 취사병들일까?

암튼, 여기 근무하는 사병들은 운이 억수로 좋던가? 아니면 배경이 좋던가?

 

객실로 올라와 외출 채비를 한다.

각자 가지고 온 보온병에 뜨거운 물을 가득 채우고.

작은 배낭에는 간식을 담았다.

 

                                                 

오늘은 올레길 3코스 끝점에 있는 표선해비치 해수욕장에서 시작하여 거꾸로 걸어

김영갑 갤러리까지 가기로 하였다. 8.6Km를 걷게 된다.

 

 

자동차로 1시간 정도를 달려 표선 민속박물관 주차장에 주차.

마침 올레 사무실이 있어 들어가 보았다.

아줌마 직원이 혼자 지키고 있었다.

전엔 이런 사무실이 없었는데 그 사이에 변하여 각 코스 시작점마다 사무실을 두고 운영하는지...

3코스 가는 길에는 매점이나 식당이 없으니 물이랑 간식을 꼭 준비해 가라고 알려준다.

 

          올레 3코스 끝점에서 우리는 거꾸로 걷기 시작하였다.

          새삼 2009년 올레길을 걷던 추억이 떠오른다. 그 때는 각 코스를 종주해야 한다는 욕심이 있어

          4일간 매일 한 코스씩 섭렵(?)해 나갔었다. 온종일 걷고 저녁에는 사우나장에서 몸 풀고...

          4년반이 지난 지금은 그런 욕심은 사라졌고 그저 느긋하게 걸으며 여유자작하고 싶어진다.

          몸과 마음이 늙어 가고 있는 거겠지?

 

                   표선 해비치 해수욕장. 밝은 태양, 짙푸른 하늘과바다,적당히 불어주는 바람...

                   아~ 좋다!!

 

              그 사이에 올레길 방향표시 디자인이 바뀌었네. 파란색은 순코스, 노랑은 역코스를 가리킨다.

 

         가로수로 심어진 빨간열매 달린 이 나무가 궁금하여 돌아오는 길에 탔던 콜택시 기사에게 물어보니

         모른단다. 제주도 사투리를 심하게 쓰면서 자기가 몸담고 있는 이 섬에서 직종이 콜택시 기사인데

         고객들이 수없이 물어 보았을텐데 가로수 이름도 모르다니....

         인터넷을 뒤져서 찾았다. "먼나무" 

         전에 올레길 걷던 중 서귀포여고 교정에서 알려주었던 그 나무 이름이었다.

         늦은 가을부터 봄까지 빨간열매를 달고 있단다. 먼~나무..

 

          노란 유채꽃은 까만 돌담을 배경으로 보아야만 더욱 운치있어 보인다.

          전에 중국 운남성 나평에 갔을 때 그 동네 360도 모두 노란 유채꽃으로 뒤덮여 있었는데

          제주도 유채가 더 예뻤다고 이구동성이었었다. 그 이유는 까만 돌담이 있느냐 없느냐의 차이...

 

                 길가에 피어있는 보라색꽃은 "해국" 같은데...

 

                       잘 가꾸어 놓은 무우밭. 겨울에 푸른 식물이 가득한 밭을 보니 기분이 좋다.

 

 

                 적양배추 같은데 땅에 깔려있는 잎이 매우 넓다.

                 혹시 저 밑에 "콜라비"가 뿌리를 내리고 있지 않을까?

        

            이야기 하며 걷다가 갑자기 이 길이 3코스 맞나? 의심이 갈 때 이런 깃발을 만나면 안심이 된다.

            유채밭 돌담위에 꽂아 놓은 막대기에 청색과 주홍(노랑) 깃발.

 

               표선해비치 해수욕장의 흰모래의 유실을 막기 위해 쌓아 놓은 돌담.

               자세히 보니 시멘트 담에 현무암질 돌멩이를 박아 놓았다. 효과 만점!!

 

                    표선 해비치해수욕장 끝점에서.

 

 

                 바다 바람을 피하여 햇살이 가득한 해녀의 집앞에 앉아 커피를 마시며 간식을 먹었다.

 

                    간식을 먹으며 바라 보았던 전경. 나룻배를 정박해 두는곳.

 

           계곡물이 흘러 바다로 들어 가는 곳을 제주도 용어로 뭐라고 했는데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는다.

           찾았다!!  '논짓물'이라고 하지요. 담수가 해수와 만나는 곳을 말한다.

           이 곳엔 목과 다리가 긴 물새들의 낙원??

 

 

                   전에 올레길에서 수없이 만났던 표지판을 다시 보니 매우 반가웠다.

 

            싱싱한 무우를 가까이에서 찍었다. 제주 무우는 겨울을 난 뒤 초봄에 마트에서 흔히 볼 수 있다.

            점심에 들렀던 식당 여주인의 말씀에 의하면 현재 밭에 있는 무우는 아직 맛이 덜 들어서 겨울을 

            지난 뒤에야 맛이 더욱 좋아진단다.  

 

 

                 이 동네 돌담 밑에 심어진 샛노란 꽃은 무슨 꽃일까? 푸른 잎사귀에도 윤기가 흐른다.

 

 

 

       어느 집 대문 안에 심어진 채소들이 정겹다. 배추,마늘잎,쌈 종류들도 보이고..

       겨울인데도 식재료들이 마당에 가득하다.

       김장할 필요없이, 필요할 때마다 직접 뽑아서 해먹으면 맛있겠지?

       나도 마당있는 집에서 산다면 잔디나 정원수 대신 필요한 채소들을 가꾸어 먹어야지...

 

         어느집 마당에 금귤(낑깡)이 가득 익어가고 있다.

         유독 금귤을 좋아하는 선배 S가 생각나 들여다 보고 있는데 마당에 있던 주인이 따먹으라고 권한다.

         하나씩 따서 입안이 넣으니 향기가 가득히 퍼진다. 고마워유우~

       

              바닷바람을 흠뻑 맞으며 걷다가 숲길로 접어 들었다. 따뜻한 기운이 온몸에 전해진다.

 

                 제주도 무우밭에도 농약을 뿌리는구나. 아마도 농도가 약한 저농약(?)이겠지?

 

 

        숲길이 끝나고 다시 바닷가로 이어진다.

        드넓은 잔디밭에 까만 그물망을 깔고 그 위에 귤껍질을 말리고 있다.

        보통때는 말목장으로 쓰이다가 겨울에는 해풍으로 귤껍질을 말려서 한약재로 쓰인단다.

        어찌나 넓은지 포크레인과 인부를 동원하여 작업을 하고 있었다.

 

                걷다보니 배도 출출하고 화장실도 가야 하는데 도무지 보이지 않는다.

                시멘트 바닥에 철퍽 앉아서 바다를 바라보며 다시 간식을 꺼내 먹는다.

 

               겨울 제주도의 이미지는 푸른 바다와 파란 무우밭, 그리고 바람에 나부끼는 억새풀.

 

              드디어 식당을 만났다. "맛난 국수".

              우선 화장실부터 들르고 나서 천천히 실내를 살펴 보았다.

              나무로 지어진 꽤 큰 이층 목조 건물. 단열이 안되어 실내가 썰렁하다.

              난로를 켠는대도 어깨가 시렵다. 곳곳에 실내장식을 예쁘게 해놓았다.

 

              소문난 맛집은 아닌데도 음식이 매우 정갈하고 맛있다.

              옥돔지리전골에 들어간 무우와 새송이 버섯과 두부가 맛있다. 밑반찬도 맛있고.

 

               디저트로 나온 딸기와 바나나. 너무 배가 불러서 결국 바나나는 안먹고 비닐봉지에 쌌다.

 

          식당에서 원기를 회복하고 나와 15분쯤 걸어 오늘의 목적지인 김영갑갤러리에 도착했다.

          친구한테서 이 곳을 소개받았을 때는 한라산의 중산간마을에 있는걸로 알았는데 막상 와보니

          평범한 동네에 위치하고 있었다. 내가 잘못 들었나??

 

                김영갑갤러리 마당에 전시되어 있는 토우들. 김숙자 작품.

 

                  마당에 진달래가 소박하게 피어있다.

 

 

 

 

 

 

 

 

 

           김영갑 갤러리 "두모악"

          "자연이 주는 메시지를 통해 영혼의 구원을 꿈꾸었다.

           자연의 품에서 보고 느끼고 깨달으며 영혼의 자유를 꿈꾸었다"

           자신의 생활공간겸 예술활동의 보금자리를 만들고 제주도와 사진을 미치도록 사랑한 사람.

           근육이 위축되는 루게릭병을 앓으면서 작품에 대한 열정을 불태웠던 사진작가.

           1999년 루게릭병에 걸린 사실을 안 뒤에, 옛 초등학교 분교를 개조하여 만든 갤러리에 자신의

           분신인 사진작품들을 전시해 놓았다.

           

         소박한 전시장에는 그의 치열한 삶을 살다간 흔적들이 여기저기에 기록되어 있다.

         마음이 숙연해진다.

         사진 한가운데 들판과 하늘이 만나는 지평선을 두고 오름이나 나무,하늘이 같은 위치에서 시시각각

         변하는 자연의 움직임을 기다려 찍는 작가의 고통과 인내가 느껴진다.

         20년간 제주의 들녘을 헤매고 다니며 20만장의 작품을 남겼다.

         그의 사진에는 지평선을 거의 아래에 두고 하늘의 구름을 넓게 차지하고 있는게 특징.

         그의 전시된 작품중 가장 밝은 사진을 찍어 보았다.        

 

           퇴화되는 근육을 놀리지 않으려고 혼자서 정원을 조성하였다.

           우거진 나무를 감싸고 있는 돌담의 돌멩이 하나하나에도 그의 손길이 닿지 않은 곳이 없었다.

           2002년 갤러리 "두모악"을 개원하였고, 2005년 봄에 사망하여 그의 뼈를 여기 감나무 아래에

           뿌려졌다 한다.

 

 

 

 

김영갑 갤러리에서 나와 콜택시를 타고 표선 민속박물관 주차장에 내렸다.

우리의 자동차로 바꿔 타고 숙소로 향한다.

 

                   날은 저물어 가는데 저 앞의 하늘이 눈길을 끈다.

 

                         해변에 차를 세우고 일몰 감상.

                         조금전 보고 온 김영갑 버전으로 사진 찍기에 열중.

 

             이렇게 한가하게 일몰을 지켜볼 수 있는 여유로움을 즐길수 있어 여행이 좋다.

 

 

어둠을 헤치고 숙소에 도착.

배는 고프지 않은데 호텔식당에서 해장국으로 저녁식사.

고사리가 듬뿍 들어간 해장국. 깊은 맛. 좋다.

엄청 배가 부르지만 시간이 제한되어 있어 대충 챙겨들고 사우나장으로 직행.

 

온돌 바닥에 자리를 펴고 오늘의 일정을 마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