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월 13일 월요일
지난 11월 중순쯤 후곡모임에서 이번 겨울에 제주도에 가자는 제안이 들어왔다.
모 답사팀에서 제주도에 가는데 함께 참여해 보자는 것이다.
프로그램을 보니 왕복 항공은 각자 부담이고 식사도 몇 끼는 각자 해결인데 1인당 50만원이 넘는다.
모국어를 쓰는 내 나라에서 비싼 여행을 할 필요가 있을까?
2009년 올랫길을 함께 걸었던 우리들은 뜻이 통하여 다시 한 번 뭉쳐(?)보자고 나섰다.
그런데 제주도에서 산 경험이 있는 K가 외손녀를 돌봐야 하는 사정이 생겨서 못 가겠단다. 아뿔싸!!
J가 숙소와 자동차를 알아보기로 하고, 나는 항공편을 담당하기로 하였다.
할인 사이트인 쿠팡과 티몬을 들락거리며 싼 티켓이 나오기를 기다렸다.
12월 초순에 드디어 기회가 왔다. 진에어 왕복 항공권(유류할증료+공항세 포함) 78000원/1인
1월 13일 13시 55분 김포출발 ~ 16일 14시 10분 제주출발. 싼 티켓은 시간을 자유롭게 정할 수가 없다.
게다가 서산에서 오는 J의 사정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이른시간과 저녁은 피해야 할 상황.
숙소도 정해졌다. J의 아드님 덕분에 군인 휴양시설인 서귀포호텔에서 2박하기로 했다. 38500원/1박
나머지 하루는 성산일출봉 아래에 있는 성산에서 민박. 35000원/1박. 조식은 5000원/1인.
자동차는 티몬에서 할인받아 기아차 레이를 쓰기로 하였다. 보험료 포함하여 87500원/4일.
드디어 그 날이 왔다!
어제 오늘 바쁘게 짐을 꾸리고, 집에 남아 있는 남편의 먹을거리를 만들어 놓았다.
야채죽과 호박죽, 미역국,부대찌개, 밥을 한 솥 지어 놓고 출발.
새끼 손가락이 굽어지지 않고 아프다. 얼마나 열심히 일을 했는지...손가락에 무리가 갔나보다.
그래도 이제 3일간은 밥 걱정 안하고 집안 일에서 해방될테니까 ...ㅋㅋ
김포공항.
벌써 J와 P는 도착하여 커피숍에 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여행의 설레임으로 상기된 얼굴들~ 집을 떠나는 후련함과 기대감.... 반갑다.
J가 가져온 쑥개떡과 커피로 간단히 점심 식사를 한다.
P가 꾸러미를 건네준다. 4일간 먹을 간식을 준비했단다. 과자,캔디,빵...그것도 유기농으로...
감동~ 어떻게 이런 준비까지 했을까? 난 먹을거 준비를 전혀 생각도 못했는데...
진에어 항공. 티켓팅.
가방이 간단하여 그냥 가지고 타기로 했다.
수속을 마치고 게이트에서 기다린다.
저가항공이라서 그런가? 좌석 배정없이 구역만 알려주고는 그 구역안에서 자유롭게 앉으란다.
아직 시간이 남아 있는데도 미리들 줄을 서서 기다린다. 좀더 쾌적한 자리를 차지하려고.
시간이 지났는데도 더 기다리란다.
도착한 비행기에서 사람들이 내리고 간단히 청소하고는 다시 사람들을 태우고 다음 목적지로 비행하는 처지.
언제 정비를 하는걸까? 풀 가동해야 하는 저가항공기는 과연 안전한 건가?
살짝 불안해진다.
기내안은 그런대로 쾌적하다. 오렌지 쥬스를 서빙해준다.
지난 스페인 여행 때 마드리드에서 바르셀로나 까지 국내선을 탔다가 당연히 서비스인줄 알고 커피를
주문했더니 커피값을 내란다. 비싼 값을 냈던 추억이 떠올라 실실 웃음이 난다.
제주 국제공항.
드디어 만 3년만에 밟아보는 겨울 제주도.
긴긴 겨울 추위에 지쳐갈 때쯤 되면, 따뜻한 남쪽나라 제주도가 간절해지는 곳.
밝은 햇살, 청명한 하늘, 볼을 스치는 겨울 바람이 일산보다 한결 부드럽다.
주차장 맨 오른쪽 끝에 렌터카 사무실.
꽃분홍색 레이 소형차를 인수받았다. 앙증맞은 사각형. 실내는 생각보다 널직하다.
드디어 출발. J가 운전대를 잡았다.
숙소 가는 길에 가까운 산방산에 오르기로 하였다.
앞 창문이 넓어 확 트인 시야가 한눈에 들어온다.
길 양옆의 무성한 억새들이 사선으로 들어오는 햇빛을 받아 은빛으로 반짝반짝.
아~ 좋다!! 탄성이 절로 난다. 이 해방감~
한참을 달리다가 길옆에 천막을 쳐놓은 과일가게를 만났다.
자동차에서 내려 주인이 건네주는 한라봉과 귤을 맛 보았다.
근처 농장에서 갖따온 싱그러운 향과 아삭한 식감이 집에서 사먹는 맛과 다르다.
한라봉 1봉지와 귤을 한 상자 샀다. 자동차에 놔두고 여행내내 열심히 먹기로 하였다.
산방산에 오르다가 만난 꽃봉우리를 달고 있는 수선화.
풍화혈(風化穴)
암석이 풍화에 의해 형성된 구멍이나 동굴.
작은 풍화혈이 열을 이루어 반복적으로 나타나는 것을 벌집풍화라 부른다.
암석에 침투된 염분이 바람이나 파도에 의해 굳어지면서 점점 더 커지는 것으로 추측.
화산폭발로 용암이 흘러가다가 바다와 만나면서 형성- 해안가에서 주로 발견됨.
스마트폰의 사진기능에 아직은 서툴러 좀 더 당겨서 찍어야 했는데 좀 아쉽다.
산방굴사: 해식동굴에 부처님을 모셨다.
산방굴사 앞에 늠름했던 소나무가 병을 앓아 고사했다. 어찌나 아쉽던지..
저 앞에 3형제바위섬이 보인다.
산방산에서 내려다 본 용머리 해안과 하멜 전시관.
전에 올레길 10코스를 걸었을 때 저 곳을 지나갔었다. 새삼 그 때를 떠올리며....
길가에 피어있는 산국. 따뜻한 제주를 증명해주는 듯.
산방산 아래 절마당에서 떨어지는 석양을 지켜 보았다.
5시 30분에 저녁 타종하는 스님. 입으로 중얼거리며 시선은 어디를 향하고 있는지.
그저 일상사인 듯. 별 의미도 없이....
산방산 근처의 맛집을 찾느라 조금 헤매었다.
보말 성게 미역국, 고등어 구이, 해물 뚝배기. 제주에서의 첫 식사.
배가 고파 정신없이 먹었는데 소문난 맛집 치고는 맛은 별로....
캄캄한 밤에 네비게이션이 숙소를 잘 찾아 주었다.
군인 휴양시설인 서귀포 호텔. 로비에 들어서자 심플한 실내장식이 맘에 든다.
3층에 있는 객실. 온돌방에 더블침대. 한 사람은 온돌바닥에서 자기로 했다.
호텔 지하에 있는 사우나장은 8시까지 입장 가능. 서둘러 세면도구를 챙겨 내려갔다.
아담한 사우나장에 어린아기를 데리고 온 한 가족과 우리 둘 뿐. 쾌적한 분위기.
뜨거운 욕조에 몸을 담근다.
시원한 캔맥주를 마시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다가 어느새 각자 한 귀퉁이씩 차지하고
오늘의 일정을 정리하고 있다.
'my 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제주도 여행 (2014년 1월 13일~ 1월 16일) 제 3일 (0) | 2014.01.24 |
|---|---|
| 제주도 여행(2014년 1월 13일~ 1월 16일) 제 2일 (0) | 2014.01.21 |
| 2013년 일산의 가을 (1) | 2013.11.09 |
| 제주 올레 여행기 (2009년 5월 6일~ 5월 9일) (0) | 2013.09.23 |
| 입춘대설 2013년 2월 (0) | 2013.02.0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