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 25일 수요일
마지막 날 아침.
둘째는 벌써 산책 나갔고.
나도 얼른 쌀을 씻어 전기밥솥에 얹혀 놓고 산책을 나간다.
도중에 둘째를 만났다.
조금 걸으니 금방 격포 해수욕장이 나타난다.
밀물이어서 채석강쪽은 갈 수 없다는 둘째의 말에 오솔길이 난 뒷산으로 올라가 숙소로 돌아왔다.
홍합 미역국을 곁드린 아침식사.
오늘 일정을 조정한다.
새만금 방조제에서 11시에 배를 타고 고군산 군도를 돌아보고 선유도에 내려 1시간 걷다가 군산에서
유명한 짬뽕을 먹는게 좋을듯 한데 두 남자는 배멀미를 해서 배 타는게 싫단다.
차선책으로 내소사를 돌아보고 전주로 가서 전주 비빔밥을 먹고 경기전을 관광하기로 결정.
짐정리를 끝내고 쓰레기통을 비우고 카운터에서 체크 아웃.
국도를 이용하여 내소사로 가는 길도 아기자기 하다.
내소사(來蘇寺)
백제 무왕때 창건된 고찰. 임진왜란때 대부분 소실.
인조(1633년)때 대웅보전 중건. 그후 광무 6년(1902년)에 증축.
사찰 입구에 있는 할아버지 당산(수령 700년)
임암 (내소사) 당산제.
민간 주도에 의해서 전승된 것이 아닌 사찰(내소사)의 주도하에 오래도록 전승되어 왔으며,불교신앙과
민간 신앙의 결합에 의한 복합 신앙의 형태를 띠고 있다.
이는 토속 신앙을 받들고 있는 기층민들을 사찰내로 자연스럽게 끌어 들임으로써 불교 신앙의 입지를
강화하면서 포교를 병행하는 형태이다.
사찰안에 있는 할머니 당산과 사찰 입구에 있는 할아버지 당산이 있다.
매년 음력 1월 14일 당산제를 지낸다.
일주문을 지나 내소사로 들어가는 전나무 숲길.
천왕문을 지나자 연등이 숲을 이룬다.
가족의 건강과 소원 성취를 염원하는 정성이 들어 있다.
절마당에 있는 할머니 당산 (수령 1000년)
단청이 벗겨진 아담하고 소박한 법당이 마음에 든다.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드러나 있어 매우 감동적이다.
막내는 절에서 딱 한가지만 가져가라고 한다면 볼것없이 이 목어를 떼어 가겠단다.
우리는 사진 찍느라 시간이 많이 지체되었는데 이 두 남자는 기다리는게 익숙한듯 전나무 숲에서
나름대로 시간을 잘 활용하고 있었다.
이 부부는 무슨 얘기를 하고 있을까?
사진으로 보면 남편이 부인을 야단치는거 같지만 실은 부인이 그간 섭섭했던 일들을 조근조근
풀어 놓고 있었다.
대화가 막힌 부부들이여. 이곳으로 오라!!!
한참을 달려서 전주에 입성.
점심때가 조금 지났다.
45년 전통의 전주 비빔밥집은 시내 한복판 골목에 숨어 있었다.
이번 맛집 순례는 네비게이션의 공이 컸다.
며칠전 신문에 미슐렝가이드에서 한국의 맛집을 찾아 나섰는데 전주에서는 한국관을 찾아 갔다고
한다. 인터넷에 올려진 맛집 글을 보면 한국관은 한옥 건물 외형은 좋은데 맛은 별로라고 써있고
성미당을 추천하는 글이 많이 올라와 있었다.
식당 내부는 오래된 건물답게 차분하고 어둡다.
점심시간이 지난뒤라 손님이 거의 없어 한적하다.
한지 공예로 만든 냅킨 통.
"음식을 사랑하는 것보다 성실한 사랑은 없다."
여기서 음식을 만드는 사람도, 이 음식을 먹는 사람도.... 이 문귀를 기억하기를.....
메뉴가 비빔밥이기 때문에 딸린 반찬은 소박하다.
막내가 먹고 싶어했던 전주 육회비빔밥. 1인당 12000원. 고기를 익힌 비빔밥은 10000원
맛이 순하고 담백하다.
양이 적은듯 하여 밥을 추가로 더 주문했더니 양념이 비벼져서 나온다. 무료.
그러니까 놋그릇에 비벼진 밥을 담고 각종 나물과 채소,고기와 노른자를 밥위에 얹어 불에 잠깐
올려서 따뜻하고, 밑에 약간 눌어 있어 고소하다.
천천히 씹고 있으니까 마음도 한결 차분해 지는것 같다.
둘째가 한마디 한다.
시골 동네에도 유명한 식당이 있는데 현지 사람들은 거의 그 집보다는 그 옆집으로 간단다.
맛이 옛날 맛이어서 좀 더 자극적인 맛을 찾아 다른집으로 간다는데.
오히려 외지 사람들이 소문을 듣고 그 식당을 찾는다고,아마 이 집도 그럴거라고.
그러니까, 자손대대로 같은 맛을 유지한다는게 얼마나 어려운 일 일까?
사람들의 입맛은 계속 변해가는데...식당 운영하는 수지타산도 맞추어야 하고....
식당 주인이 나름대로의 확고한 음식철학이 없으면 마음이 흔들릴수 밖에.
그래서 우리같은 외지인들이 이런 전통식당을 찾아 주고, 정부에서도 이 명맥이 유지되도록
힘이 되어 주어야 할 것 같다.
2층 화장실에서 내려다 본 계단.
저 아래 창가에 놋그릇을 진열해놓았다. 몇 첩 반상인지.
경기전
조선 태조 이성계의 어진을 모신곳. 사당이 있다.
입장료가 없다.
경기전 입구의 하마비(下馬碑)
조선시대 신분의 높고 낮음을 막론하고 이 비 앞으로 지나갈때에 누구든지 말에서 내리라는
뜻을 새긴 표석. 주로 사당앞에 세워져 있다.
1614년 세워짐.1856년 중각(重刻)
이성계 사당
사당 건물은 붉은 단청을 한다.
내부 수리중이라 문이 닫혀 있어 먼 발치에서 한 컷.
전에 왔을때는 사당 하나만 있었는데 그 동안 이곳을 복원하여 사당에 제사를 지내기 위한
부속건물들이 여러채 세워져 있다.
전주 사고.
조선시대에 왕조 실록을 보관하기 위하여 전국 5군데에 사고를 짓고 분산 보관 하였다.
사고 건물도 붉은 단청을 한다.
사고 앞의 어느 수학여행단의 모습.
여학생들의 옷차림이 재미있다.
검정 티셔츠에 호피무늬 몸빼 반바지.머리에는 해바라기꽃 헤어밴드를 하고.
또 한 무리는 하늘색 줄무늬 티셔츠 등에 이니셜을 넣고 가슴판에는 "배고파"라고
크게 써있다. 어딘가에 반항하는듯....
사고 앞에서 해설사가 설명하는데 귀 귀울여 듣는 애는 없고 제각각 딴 짓들을 하고 있다.
인솔 교사는 어디에 있는지....해설사는 왜 붙여 주었는지...
꽉 짜인 학교생활에서 벗어나 넓은 벌판이나 바닷가로 데리고 나가 실컷 소리 지르고 놀게 놔두지.
경기전에서 바라다 본 성당 건물.
1900년대 초에 지어진듯 매우 고틱하다.
명동 성당과 비슷한 느낌.
일정을 끝내고 고속도로를 달린다.
휴게소에서 남편이 호두과자를 3박스 사서 돌린다.
집에 남아있는 가족들 선물.
이번 동생들과의 여행은 한마디로 맛집 기행.
일산에 도착해서도 이곳에서 유명한 양촌리 아구찜으로 저녁 식사.
여행지의 맛집도 아주 중요한 여행 품목중 하나이다.
답사를 다닐때 그 지역 특별 음식이 있는데도 굳이 된장찌개와 몇가지 반찬으로 식사를 할때
아쉬웠는데 이번 여행은 그 아쉬움을 원없이 해결할 수 있어서 좋았다.
그리고 남편이랑 동생들과 함께 편안하게 즐길수 있어서 더욱 뜻깊은 여행이었다.
여행지로는 증도가 단연코 1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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