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5월 24일 화요일
아침 7시.
조용하고 쾌적해서 그런지 잘 잤다.
막내는 벌써 산책을 나갔고.
밖을 보니 솔숲이 보이고 그 아래에 산책로가 있어 사람들이 지나간다.
내일 아침엔 꼭 저 길을 걸어봐야지.
쌀 뜨물을 받아 된장과 마른새우를 넣고 아욱국을 끓인다.
모두들 식탁에 둘러앉아 아침 식사.
둘째는 밥 먹는 폼이 아버지를 닮아 말없이 퍼 먹는다.
맛이 없다는 표현일까? 암튼~
부모님과 유럽여행 할 때가 생각난다.
음식이 맞지않아 거의 맥더날드를 많이 이용했는데 한꺼번에 빨리 드시느라 볼이 불룩해지도록
음식을 입에 넣고 씹으셨다. 이웃 테이블 손님이 볼까봐 어찌나 신경이 쓰이던지...
카운터 직원에게 우리방에 수건을 갈아 달라고 부탁하고(콘도에서는 이야기 안하면 안갈아준다)
10시쯤 순천을 향하여 출발.
어제밤 지루하게 지나왔던 그 도로를 달리면서 보니 경치가 참 좋다.
산과 바다가 어울어지는 풍경. 마을도 나타나고.
오늘 일정은 순천만과 담양.
여행 일정을 짤때 각자 원하는 곳을 말했었다.
난 순천만, 둘째는 담양 죽녹원,막내는 증도,남편은 그저 맛있는 음식 먹는것.
변산에서 순천으로 가는 길은 여러개의 고속도로를 바꿔 타면서 가게 된다.
곡성 휴게소에서 잠시 휴식.
그런데 화장실 안에 걸려 있는 거울이 탐탁지 않았는데 이곳은 더욱 가관이다.
용변보면서 얼굴을 보라고 걸어 놓은게 아니고 거울이 아랫쪽에 걸려져 있는것.
일부러 그랬을까? 아니면 별 생각없이 실수로???
시간도 많이 걸리고. 결국은 순천에 도착하자 우선 점심부터 해결.
진일 기사 식당. 낙안읍성 들어가는 길목에 있다.
이곳의 메뉴는 단 한가지. 김치찌개로 유명.
김치찌개 한가지만 나오는줄 알았다.
한 상 가득 차려진 토속 음식. 각종 김치와 나물, 장아찌에서 곰삭은 깊은 맛이 우러나온다.
후라이팬에 끓여져 나온 두툼한 돼지고기와 두부,묵은지의 깊은 맛이 정말 맛 있다.
밥을 두 공기나 더 추가하여 먹었다. 이렇게 먹었는데도 1인당 7000원.
순천만.
주차장에 관광버스가 가득하다.
수학여행 온 학생들로 소란스럽다.
막내가 몇년전에 이곳에 왔을때 와 많이 달라졌다고 고개를 갸우뚱.
순천시에서 자연생태 공원을 조성 해놓았다.
공원 부속건물 지붕에 잔디를 입힌다. 겨울엔 따뜻하고 여름에는 시원할까?
드넓은 공원 잔디밭도 잡풀 하나 없이 깔끔하게 정비되어 있다.
순천시에서 꽤 공들여 관리하나 보다.
일산 호수공원에는 그동안 잘 가꾸어 오던 잔디밭을 올해는 가꾸지 않아서 풀밭으로 되어 가는데.
생태공원을 벗어나 습지로 나가니 선착장이 보인다.
이곳에서 배를 타고 습지를 돌아보나 보다.
갈대 습지 사이로 나무 다리가 놓여져 있다.
꼭 청보리밭을 걷는 기분.
TV에 나오는 순천만의 S자 곡선을 보려면 저 산으로 올라가 오른쪽 끝에 있는 전망대에서 내려다
보아야 한다는데 두 남자(?)들은 너무 멀다고 가지 말자 하고, 나와 막내는 갔다 오겠다고 부지런히
걸었지만 결국 산에 오르기 직전 포기하고 돌아와야 했다.
너무 시간이 지체되면 오후 일정에 차질이 생길것 같아서.
전망대까지 가는 코스가 너무 길다. 전망대로 직접가는 코스는 왜 안 만드는거야?
순천시에 투정을 부려 본다. 꽤 기대를 하고 왔는데 아쉽다.
습지에 짱뚱어와 게가 살고 있어서 학생들이 가던 길을 멈추고.
임자 없는 조각배가 바람에 이리 저리 헤메고 있다.
아쉬움을 뒤로 하고 왔던 길을 다시 달려 담양에 도착.
죽녹원 입구를 찾지 못해 이 근방에서 한참 헤메었다.
큰 도로에서 죽녹원 들어가는 표지를 조그맣게 만들어 가로수에 가려서 그냥 놓쳐 버렸던것.
죽녹원 주변엔 왠 문화시설 건물들을 큼직하게 세워 놓았는지,군 소재지에 인구도 많지 않을텐데.
아담하게 세워서 주민들이 자주 이용하도록 하면 안되나?
전에 왔을때는 개인이 오래전부터 대나무를 가꾸어 자연스런 멋스러움을 한 껏 즐겼는데
담양군에서 아예 산 전체에 대나무를 심어 오솔길을 내고 초가집도 만들고 공을 많이 들인것
같은데 자연스런 맛이 없어 금방 싫증이 난다.
개인이 하던 곳은 어떻게 되었을까? 왠지 불길한 예감이 든다.
군에서 이런 곳에 지원을 좀 해주어 좀 더 발전된 모습을 관광객들에게 보여 주었어야 했을것 같다.
죽녹원 만드느라 얼마나 많은 세비를 들였을까?
금년에 새로 난 갈색 껍질의 대나무가 쑥쑥 자라고 있다.
굵직하고 단단한 죽순이 땅을 뚫고 올라온다.
여기 저기 죽순 천지.
주차장 뒷골목.
인위적인 죽녹원보다 세월의 흔적이 깃든 이곳의 플라타나스 가로수가 훨씬 좋다.
담양의 상징 메타세코어 길.
전에는 담양에 들어갈려면 이 길을 달렸다.
달리는 버스 뒷좌석 차창너머로 보았던 그 때가 생각난다.
지금은 차량의 매연으로 메타세코어 나무를 상하게 할까봐 차량 진입금지가 되었다.
일가족이 탈 수 있는 자전거까지는 좋았는데 왠 가게가 자리를 차지하여 시야를 망쳐놨다.
메타세코어 길 옆으로 널직한 4차선 도로가 나있어 자동차들이 달린다.
저녁을 먹으러 담양에서 유명한 식당을 찾아간다.
담양 시내를 벗어나 시골길로 한참을 달렸다.
남도 한정식으로 5~60년 역사를 간직한 곳. 전통식당.
근처 논에서 개구리가 합창을 한다.
식당 마당을 차지하고 있는 장독대. 맛의 근원이 깃든 곳.
놋그릇에 담아 나오는 음식상을 받을때가 가장 기분이 좋다. 대접 받는것 같아서...
삭힌 홍어와 묵은지, 떡갈비, 간이 딱 맞는 굴비구이랑 여러가지 밑반찬들,시래국도 일품.
맛이 순하고 기품이 있다.
천천히 음미하며 먹는데, 자극적인 맛에 길들여진 둘째는 맛이 심심하단다.
삭힌 홍어와 묵은지에는 막걸리가 제격. 이곳 막걸리는 값도 비싸다. 5000원.
음식값은 1인당 25000원.
오늘도 어제만큼 늦어서야 숙소에 도착했는데도 기분들이 좋다.
곳간에서 인심난다고, 맛있는 음식으로 배을 채웠으니 마음이 푸근할 수 밖에.
배가 불렀어도 숙소에 들어오면 시원한 맥주로 입가심을 해야 한다.
우리 부부가 사용하던 방. 화장실이 딸려 있다.
남편은 이 방을 쓰면서 처남들에게 매우 미안해 한다.
오늘 저녁은 방을 바꾸어 자자고. 내가 반대. 사용하던 침구는 어떻하라고....
출입문 오른쪽에 동생들이 쓰는 방이 있고 맞은편(부엌뒤)에 화장실이 있다.
32평형. 방 2개에 화장실 2개. 부엌과 거실,발코니.
밤 늦도록 술자리가 길어진다.
쏟아지는 잠을 이기지 못해 나는 먼저 방으로 들어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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