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y life

후곡 4인방 서산 나들이

럭비공2 2011. 8. 11. 22:01

2011년 7월 26일 화요일

며칠전부터 일기예보에는 오늘 비가 많이 온다고 했었는데 다행히 오후 늦게부터 비올거란다.

후곡마을에 사는 4인방.  K,B,J와 나.

가까이 살기 때문에 가끔 번개팅을 하여 집앞에서 팥칼국수를 먹고 카페에 앉아 도란도란 이야기를

나누어 오던 사이였다.

그런데 지난 3월 J가 서산으로 이사가고 나서는 번개팅 횟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

마침 아직도 현역으로 뛰고 있던 B가 여름방학을 맞이하여 서산에서 다시 한번 뭉쳐 보잔다. 

 

아침 일찍 남편이 화정터미널까지 태워다 준다.

7시 10분. 첫 차로 출발.

K는 그동안 따님 혼사 준비하느라 바빠서 J네 집에 가보지를 못해 오늘 더욱 마음이 설레이는것

같다.

오늘 일정은 당진 터미널에서 J를 만나 순성에 있는 아미 미술관을 둘러보고 서산 J네 집에

들렀다가 집 뒤의 물레산에 오르기로 했다.

2시간 후쯤 당진 터미널에 도착. J가 벌써 도착하여 자동차를 손질하고 있다.

4개월만에 4인방이 만나 반가운 해후.

밀린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금방 아미 미술관 들어가는 표지판이 보인다.

 

아미 미술관.

10 여년전 프랑스에서 유학한 화가부부가 폐교된 학교를 임대하여 작업장으로 사용하였다.

당진군의 지식층들이 마땅히 놀 곳이 없던차에 이곳을 알게 되어 하나 둘 모이다 보니

밤에는 아예 지식층의 사랑방 구실을 하게 되었단다.

그후  이 곳을 매입하여 운동장에 나무와 잔디를 심고 연못을 파고 낡은 교사를 수리하느라

엄청 공을 들였다.

그리고 학생들에게 이곳을 개방하여 미술교육에 힘쓰고 다문화 가정의 부인들을 불러 들여

바느질을 가르치고 그들의 애환을 들어 주는등...당진군 문화발전에 애를 많이 쓰고 있다.

최근엔 미술관으로 정식 개관하여 6월에 전시회도 열었다.

말로만 들어오던 이곳을 드디어 찾아 왔는데 정문이 닫혀있다.

옆에 팻말이 있다. 사적인 공간이니 용무가 있으신 분은 전화 하란다.

주인의 허락을 받고 문 옆의 틈으로 들어간다.

단촐하고 정감이 넘치는 옛 교사가 눈에 들어온다.

현관에 있는 방명록에 사인을 하고 복도를 통해 교실로 들어간다.

텅빈 교실엔 개관 전시회를 하고 아직 거두지 못한 작품 일부가 남아 있다.

 

 

           그릇 모양대로 천으로 바느질한 모형을 펼쳐 보았다.

 

 

        하얗게 페인트 칠한 교실 천정에는 조명을 달기 위한 나무 구조물이 설치되어 있다.

 

          하얀벽의 복도와 천정 구조물

 

           하얀 교사앞 외벽과 창틀도 옛날것 그대로 사용하였다. 담쟁이 덩쿨이 운치있게 올라간다.

 

         교사 뒷편에 있는 교장 사택인 한옥집.

         부부가 수집해놓은 옛 물건들이 가득하다.

 

 

           대청마루에서 다문화가정 부인들이 바느질하는 작업 공간이다.

 

 

 

 

 

        한옥집 마당에 있는 테이블에 가지고 온 간식들을 펼쳐 놓았다.

        사방에 보이는 신기한 물건들을 감상하느라 장시간 앉아 즐겼다.

 

 

              붉은 고무함지에 담아있는 고목들도 작품 같아 보였고 건물 옥상에는 오지항아리들이 가득하다.

 

          마당 뒤켠 축대 위에도 커다란 항아리가 늘어서 있다. 술을 담던 항아리인가???

 

         교사 끝에 있는 화장실로 나가는 문위에도 작품이 있다.

 

 

 

           엄청 큰 항아리도 즐비하고.

 

         간식을 먹고 한옥집 뒷동산에 올랐다. 산책코스가 나있다.

 

          마당에서 보았던 옥상에 올려진 질그릇들을 위에서 내려다 보니 떡시루도 여러개 있다.

 

             능소화의 생명력은 대단하다. 콘크리트의 전봇대에 뿌리를 내리고 쭉쭉 뻗어 올라갔다.

 

          교사 끝에 있는 하얀집은 화가부부의 私邸.

 

                 교사 뒷편의 배수구도 깊고 튼튼하게 조성하여 물빠짐이 잘되도록 했다.

       

         교사 끝에 문이 반 쯤 열려 있어서 들여다 보니 넓은 작업실이 보인다.

         미술교사였던 K가 들어가 보잔다. 괜찮을까? 주인도 없는데....

         호기심이 발동하여 어느새 발걸음이 작업실 안으로 들어간다.

         교실 2~3개 튼 널직한 공간에 수집한 도자기와 미술서재들이 한 쪽 벽을 차지하고

         여러가지의 미술재료들로 가득하다.

         둘러보던 K가 흥분하여 말한다.

         "내가 평생 꿈으로 간직하고 있던 작업 공간을 여기서 대리 만족하고 있다고."

          너무 부럽단다.   우리도 부러운데.... 

 

      

 

 

         초등학교 선생님들이 1주일에 세번 와서 그림을 그린다는 공간이다.

         빙둘러 이젤을 세우고 각각의 사물함위 유리 파렛트에 여러색의 물감들.

         그림 그리다 잠깐 화장실에 간듯한 분위기.

 

 

           의자들도 물건너 들여온것 같다.

 

       작업실에서 나와 운동장으로 내려갔다.

       잡풀 하나없이 잘 정돈된 넓은 잔디밭과 운동장 주변의 울창한 수목들.

 

        운동장 한 켠에 인공으로 조성한 연못. 누운 소나무가 더욱 돋보인다.

 

        목백일홍과 보라색 수국이 탐스럽게 피어있고 운동장 가장자리의 튼튼한 배수로에

        수련이 자라고 있다.

 

                이 작품속에 있는 인물은 자소상인가? 

                나중에 들어보니 뉴욕에서 활동하는 작가의 작품이란다.

 

 

 운동장을 둘러보고 아까 마당에서 간식먹고 놔두었던 가방을 가지고 나오는데 정문앞에서

 외출에서 돌아오는 이곳 여주인을 만났다.

 20년전 프랑스에 유학중인 동생을 만나러 갔을때 우리에게 선뜻 아파트를 내주어서 20 여일을

 편하게 묶게 해주었던 인연이 있는 분이다. 내동생과 같은 미술학교 출신.

 여전히 늘씬하고 앳되 보이는 童顔. 반가웠다.

 들어가서 차를 마시고 가라고 끌었지만 우리의 일정이 빡빡하여 그냥 서서 한참을 이야기했다.

 우리는 미술관 둘러본 소감과 궁금한 것들을 물어보았다.

 가을에는 학생작품 전시회를 열고 내년 봄에는 당진 출신으로 해외에서 활동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전시할 계획이란다.

 열심히 활동하는 모습이 자랑스럽다.

 자동차를 타고 출발할때까지 계속 손을 흔들어준다.

 내 고향 당진군을 빛내주는 귀중한 인재들!  고마워요. 길이 길이 발전하기를....

 

 

서산땅.

자주 오다보니 창밖 풍경들이 낯익고 정겹다. 

농협 하나로 마트에서 장을 본다.

식당에서 점심먹고 들어가자고 했더니 장아찌 맛을 보라며 굳이 집에서 먹자고 한다.

저번에 구입한 마늘이 부족한듯 하여 육쪽 마늘 한 접을 샀다.36000원.

J네 집.

두 달 사이에 마당이 이렇게 변신해 있었다.     

 

 

 

 

 내가 좋아하는 백일홍이 가득 피어있고 해바라기랑 잔디도 제법 파랗게 자리 잡혀 있다.

 J의 손길이 닿은 곳마다 요술을 부려 놓은것 같다.

 이웃집들 정원보다 자연스럽고 정성이 들어간 흔적이 역력하여 더욱 예뻐 보인다.

 장화를 신고 J의 남편을 따라 밭으로 갔다.

 남편이 공들여 가꿔놓은 고추랑 오이,토마토, 깻잎을 땄다. 이렇게 잘 자라준게 참 신기하다.

 주차장 근처엔 큰 비에 파헤쳐져 깊은 골짜기가 생겨 맑은 물이 졸졸 흐르고 있다.

 

 점심상이 푸짐하다.

 각종 장아찌랑 해산물과 갓 따온 야채들과 시원한 맥주까지 곁들여서  좋은 사람들과

 맛있는 점심 식사를 한다. 행복감이 밀려온다.

 

 식사후 물레산에 오른다.

 솔숲 사이로 고사리가 많이 보인다. 내년 봄에 고사리 꺾으러 와야지.

 하늘엔 구름이 잔뜩 끼어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것 같은 날씨.

 서둘러 올라가는데 일산에선 천둥 번개를 동반한 강한 비가 내리고 있다고 메시지가 온다.

 물레산 정상. 사방이 툭 튀어 전망이 좋다.

 

 

 

 

 

  산에서 내려오니 하늘이 조금 환해졌다.

  집 건너편에  전통한옥 짓는 걸 구경했다.

  황토벽에 소나무로 짜 맞추는 웰빙 건축. 평당 천만원 이상의 건축비.

 

  7시 막차를 타기 위해 서두른다.

  터미널에 가서 버스표를 사고 동부시장에 가서 콩국수를 먹는다.

  부석 흑콩국수를 먹자고 했었는데 점심 먹은지 얼마 안되었고 시간도 부족하여

  시장에서 두 그릇만 시켰다.

  금방 빚은 면발이 쫄깃한데 씹을 시간이 없어 대충 씹어 삼킨다. ㅠㅠ

 

  헤어져야 할 시간.

  씩씩하던 J가 "나도 같이 가야 할 것 같은데..." 하면서 갑자기 눈물을 글썽인다.

  버스를 탄 우리도...밖에 있는 J도... 안타까운 시간이 흐른다.

 

  한동안 무거운 침묵속에 어두어 가는 창밖 풍경들을 지켜본다.

 

 

'my 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힐리언스 선마을에 가다.  (0) 2011.11.06
일산의 가을 (2011년 10월 30일)  (0) 2011.10.30
전라도 가족여행 (제 3일)  (0) 2011.05.31
전라도 가족여행 (제 2일)  (0) 2011.05.30
전라도 가족여행 (제 1일)   (0) 2011.05.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