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프랑스 아들집에서 살아보기2(2024년10월12일~12월1일) 제 29일

럭비공2 2025. 1. 18. 17:33

2024년 11월 9일 토요일

노르망디로 여행떠나는 날.

6시 20분 기상.

지난 밤 아들은 테니스 치러 가서 꽤 늦게 들어왔나 보다.

12시 넘어 화장실 갔다가 문틈으로 새어 들어오는 거실의 불이 켜져 있던데.

오늘 일찍 출발한다고 했는데...

온종일 새차를 운전해야 하는데...

온갖 걱정과 근심...

거실에서 스트레칭 하고 있는데 아무도 일어나지 않는다.

 

7시 넘어 며느리 나오고.

어제 만들어 놓은 야채죽을 덮혀서 온가족이 둘러앉아 간단히 아침식사.

 

마저 짐을 싼다.

며느리는 양념이랑 밑반찬등 주방에서 쓸 것들을 한 가방 챙겨 놓는다.

전기밥솥도 챙기고.

우리는 배낭 2개와 손가방.

 

집 앞 주차장.

7인승 시트로엥 승용차. 3일간 렌트비 200유로 정도.

지우는 초등생이라 카시트에, 은우는 뒤트렁크쪽 접이식 의자에

8시 35분. 노르망디에 있는 도빌을 향하여 출발.

 

파리 북쪽 외곽도로를 타다가 벗어나니 남불과 전혀 다른 정말 예쁜 풍경이 펼쳐진다.

 

파란 풀밭, 말, 젖소, 누런 소도 보이고.

마을 지붕의 경사가 급하다. 지붕색깔도 제각각.

비로소 가을 단풍도 보이고. 참 예쁘다.

 

달려가면서 갑자기 일정 하나가 추가된다.

루앙에 들러 대성당을 보고 점심도 거기서 먹고 가기로 한다.

대찬성!!

12년전 파리에 와서 한 달 살기를 할때 현지여행사를 이용해서

노르망디 몇곳을 1일투어를 했었는데 루앙을 못가보았었다.

늘 마음에 걸렸는데...

오늘 소원을 풀게 되어 흥분된다.

 

루앙(Rouen) 도착.

생각보다 꽤 큰 도시.

주차장마다 만차여서 한참을 돌다가 센강 다리를 건너니 주차공간이 여유롭다.

다리 하나 사이인데...

 

센강 강폭이 파리 센강보다 2배는 되는것 같다. 상당히 넓다.

하긴 하류쪽이니까,

지도를 보면 센강은 구불구불. 완전 곡류천이다.

인근 옹플레흐에서 바다로 이어진다.

 

다리를 건너 구시가지로 들어간다.

건물 지붕 뒤로 보이는 대성당의 첨탑 꼭대기에 하얀천이 둘러져 있다.

         파리의 생자크탑과 모양이 비슷한 이 탑은?

 

모두들 화장실이 급하다고 하여 우선 맥도널드를 찾아 들어간다.

노르망디풍의 건물인데 연두색이 들어가니 참 산뜻한 매장이다.

 

11시가 넘은 시각인데 이른 점심시간이라 그런가 자리가 널널하다.

2층으로 올라간다.

2층에도 키오스크가 있어 여기서 주문을 한다.

키오스크 옆에 번호판이 켜켜히 쌓여있다.

주문할때 번호를 입력하고 결재를 하고나서 이 번호판을

우리가 앉아있는 테이블에 올려놓으면 직원이 주문한 음식을 들고 찾아와

식탁에 내려 놔준다.

이런 시스템인걸 몰랐다.

저번 남불여행때 생라파엘에 갔을때 맥도널드에서 키오스크에서 결재하고

우리가 음식을 가지고 2층으로 올라가 먹었던 기억이 있다.

 

햄버거와 음료를 주문하고 내 카드로 결재하려는데 결재가 안된다.

왜일까?

이번 여행의 모든 먹는것들은 우리가 결재한다고 큰소리 쳐놨는데...

 

대성당으로 가는 거리가 예사롭지 않다.

투박한 노르망디 특유의 목조건물.

금빛나는 대형 시계탑.

 

시계탑과 옆 건물은 아마도 15C 쯤 되는 무슨 건물의 흔적 같은데 부수지 않고

그 옆과 위에 잇대어 건물을 지어서 자연스럽게 흡수되어 버리는것 같다.

       웅장한 대성당의 첨탑이 온전히 눈에 들어온다.

 

와~ 이 화려함. 너무 넓고 높아서 다 담을수가 없다.

어마어마하게 큰 고딕 대성당.

생드니, 사르트르, 노틀담 성당보다 더 크고 웅장하다.

루앙 대성당하면 모네의 연작 시리즈가 눈앞에 그려진다.

모네는 여기서 시시각각 빛에 의해 달라지는 대성당의 모습을 화폭에 담았다.

인상파의 걸작을 끈질기게 추구했었다.

오늘 흐린 날씨에는 이런 모습인데 청명한 날엔 어떻게 보일까?

 

대성당 뒤켠으로 가본다.

성당 안에 건물로 둘러싸인 4각형의 중정이었을텐데. 

 

큰 중정 뜰이었을텐데 일부만 남아있고 나머지 공간은 시민의 공원으로

이용되는것 같다.

공원 끝에 무너져 페허로 남아 있는 건물 흔적이 남아있는걸 보면 

엄청 큰 규모의 대성당이었던것 같다.

남아있는 건물도 위세가 당당해 보인다.

 

   와~ 이 투박함!! 노르망디에서만 볼 수 있다.

   왠지 바이킹의 흔적이 보이는듯 하다.

       

       이 녀석들은 대성당의 면모를 아는지...모르는지....

       그저 할아버지, 할머니와 여행 왔다는 이 상황을 즐기는것 같다.

 

고딕성당 벽체은 죽죽 뻗어 올라간 기둥들의 집합체라고 해도 될것 같다.

 

루앙 대성당이 전쟁때 파손되었다가 복원되어 가는 과정을 사진으로 보여준다.

 

성당 정문으로 나오면 광장이 펼쳐진다.

                   대성당 정문

 

정문 옆에 있는 사진들은 현재 수리중인 첨탑 설명이란다.

첨탑의 금속이 부식되어 떨어질까봐 오랜 기간을 두고 공사하고 있다고.

         

온가족이 루앙에 왔다 간다는 인증샷!

 

주차장을 찾아 다시 다리를 건너간다.

루앙에는 잔다르크의 흔적이 어딘가 남아 있을텐데.

14~15C 잉글랜드와의 100년 전쟁에서 패색이 짙은 조국을 극적으로 구해냈는데

마녀로 몰려 루앙에서 화형을 당했다.

나중에 자료를 찾아보니 루앙에 잔다르크를 기리는 성당이 현재 존재하고 있었다.

다시 출발. 

창밖 경치가 참 예쁘다.

 

1시간여를 달려 목적지에 도착.

뚜끄강을 사이에 두고 도빌(Deauville)과 트루빌(Trouville) 로 나뉜다.

 

트루빌 수산시장에서 해산물을 먹고 생선을 사가지고 갈려고 한다.

그런데 시장 부근에 수많은 인파와 자동차 행렬. 주차장도 만차.

다리를 건너 도빌쪽 강변 주차장에 여유가 있다.

강을 사이에 두고 투르빌 전경.

 

다리 위에서 본 전경.

강 저쪽 끝 황토색 지붕건물이 수산시장이다.

 

다리를 건너 수산시장을 찾아가고 있다.

이 수산시장은 도빌에 오는 관광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라 늘 복잡하단다.

우리는 여기서 갑각류를 먹고, 생선을 사서 숙소로 들어가자고 했는데.

관광객들과 촘촘히 앉아 먹는게 엄두가 나지않아 그냥 사가지고 가기로 했다.

 

석화 24개, 맛조개, 조개관자, 농어, 도미를 샀다.

 

시끄럽고 복잡한 시장을 빠져 나왔다.

근처 까르푸에서 장을 보고 출발.

숙소를 찾아가는 길.  동네가 참 예쁘다.

 

에어비앤비 숙소. 골프장에 있는 리조트. 그런데 난관이 생겼다.

리조트에 왔는데 건물 지하 주차장을 찾을수가 없어 집주인에게 전화했는데 불통.

할수없이 옆 주차장 비어있는 공간에 주차해놓고 짐을 들고 올라간다.

여기는 주차장 바닥에 지정된 개인번호가 있다.

그래서 아무데나 주차 할 수가 없다.

 

숙소에 들어왔다.

방 2개. 샤워실 2개, 화장실 1, 거실에 딸린 주방과 식당, 발코니

발코니에 나가보니 어두워서 가로등 불빛만. 수영장이 어렴풋이 보인다.

근데 와이파이를 못찾아 헤매고 있다.

어딘가 있을텐데. 보통은 거실 테이블에 있는데.

 

찾아 헤매다가 방에 들어와 서랍장 위에 있는 저 하얗고 둥근것을 살펴보다가

눌러보니 사각형 모양이 나와 캡쳐해서 알아냈다.

갑자기 세상이 밝아지는것 같다..

와이파이가 안되는 세상~  컴컴한 어둠의 세계....

우리가 이렇게 중독되어 있구나.

핸폰을 모아 와이파이 개통을 하니 이제서야 안심이 된다.

   

    엄청 작은 이 방은 2층 침대와 붙박이 작은 수납장이 전부.

    문닫고 자면 답답할것 같다.

                         샤워부스가 있는 화장실.

 

주방에는 며느리가 싱싱한 야채를 씻어 썰어놓고 물러났고, 뒤이어 아들이

주방을 차지하고 석화를 손질하느라 집중하고 있다.

거실에선 남편이 편안하게 소파에 누워있다.

 

식탁 옆에 있는 저 높은 의자의 다리가 길고 벌어져 지나가다가

자꾸만 발에 부딪힌다.

현지인들은 저기에 앉아서 와인을 마시나 보다. 

나중엔 저 의자들 모두 발코니에 내놓아 공간활용을 제대로 했다.

 

복도 끝은 출입구.

서양집들은 현관 앞에 신발 놓는 공간을 따로 만들지 않는다.

신발 신고 생활하기 때문에.

우리는 현관에 들어오면 신발을 벗어야 쉰다고 생각한다.

그래도 여긴 바닥에 마루가 깔려있어 맨발로 다녀도 좋다.

 

석화를 까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석화의 관자부근에 칼을 밀어넣고 돌려서 벌리는데

두 악력(굴, 인간)의 싸움이라고 한다.

반대편 얇은 껍질속에 칼을 넣고 돌리면 쉬운데 껍질이 바스라져서 굴을 먹을때

껍질 파편을 씹을수 있어서 그쪽은 하면 안된단다.

 

엄청난 손 힘을 들여서 까놓은 생굴. 싱싱하고 먹음직하다.

 

이런걸 할려고 어제 집에 오자마자 숫돌에 칼을 갈아 놓았었구나.

 

아들이 힘들게 만들어 놓은 완성품.

왼쪽의 야채요리는 페루식 물회(세비체) - 생선살을 넣고 소스에 머무렸다.

 

조개관자는 버터에 구웠다.

 

화려한 첫 만찬.

집에선 맛보기 어려운 싱싱한 해산물로 한 상 차려졌다.

모두 맛있다. 샤브리 화이트와인을 곁들여서.

무엇보다 힘들여서 깐 생굴은 무지 고마워 하면서 먹게 된다.

오늘 식탁화제는 '석화까는 기술에 대하여'

요리학교 시절과 요리사 초기, 호텔 근무할때의 석화까는 경험들을 들려준다.

두 녀석도 처음 듣는 아빠의 이야기에 집중하여 듣는다.

참~ 행복한 시간이다!!

 

우리부부는 거실에 잠자리를 마련했다.

소파를 펼쳐서 그위에 매트를 더 깔아 놓고 침구를 펼쳐 놓았다.

남불 숙소보다 매트쿠션이 적당하고 아늑해서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