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로마에서 살아보기 (2018년 2월22일 ~ 2018년 3월6일) 제 6일

럭비공2 2018. 3. 22. 00:48

2018년 2월 27일 화요일

오늘 새벽 4시50분 자명종 소리에 깜짝 놀라 일어났다.

로마에 와서 처음으로 푹 잔것 같다.

5시반 빵과 스프로 아침식사.

오븐에 식빵을 구워서 버터와 치즈, 햄을 얹어 먹었다.

문제의 호박으로 끓인 스프는 단맛이 없어 별로이다. 단호박만 못하다.

 

6시 20분 숙소를 나섰다.

과연 오늘은 남부투어 갈 수 있을까? 여기는 눈이 거의 다 녹았는데.

쌀쌀한 날씨. 영하로 떨어져 곳곳이 빙판길이어서 조심조심 걸어서 리퍼블릭 광장으로 간다.

좀 이른 시간이라 그런지 몇명만 나와 있다.

우리는 느긋하게 자리를 잡고 앉아 기다렸다.

7시15분쯤 출발.

 

       로마 시내를 벗어나니 도로가에는 눈이 제법 많이 쌓여 있다.

 

가이드가 이것 저것 설명하다가 전화를 받더니 심각해진다.

어제 내렸던 눈구름이 남쪽으로 내려가 눈이 오고 있단다.

어쩌면 못갈수도 있다고.

어제는 고속도로 톨게이트 입구에서 진입금지 당했는데 오늘은 고속도로로 들어섰다.

간간히 전화를 받는 가이드.

남쪽에는 폭설이 내려 아말피와 소렌토는 이미 도로가 폐쇄되었단다. 그곳은 절벽 해안도로가 많아서.

그래도 그 위쪽에 있는 폼페이라도 다녀 와야겠다고 계속 달려간다.

 

             하얗게 눈이 쌓인 바깥 풍경. 높은 산이 많이 지나간다. 참 멋지다.

 

2시간을 달려 휴게소에 도착. 좀 어지럽다.

화장실 다녀오고, 남편이 아이스크림을 먹고 싶다해서 하나 사서 나누어 먹었다.

휴게소 주차장에 대형 화물차들이 엄청 많다.

남쪽의 폭설로 인해 진입금지 된 차들이란다.

도로가 미끄러워 대형사고가 날 수 있어 대형 트럭부터 금지시킨다고 한다.

우리의 버스도 어떻게 될지 곧 교통경찰 심사가 있을 거란다.

휴게소에서 출발한지 얼마 안되어 차들이 밀린다.

저 앞에서 경찰이 심사하는것 같다.

대형 화물차들은 되돌아가고 우리 버스는 다행히 통과되었다.

나폴리 표지판이 지나가고 얼마나 달렸을까?

가이드가 전화를 받고 나더니 낯빛이 흐려진다.

폼페이도 폭설이 내리고 있어 전면 금지되었단다.

금지령이 풀리려면 몇일 걸린다나.

아뿔싸!! 2시간 반을 달려 왔는데...고속도로 밖으로 나가 보지도 못하고...

 

버스는 되돌려져 다시 로마를 향하여 달려간다.

손님들이 이미 지불한 계약금은 각자의 계좌에 전액 넣어 주겠단다.

비록 목적지는 못갔지만 여기까지 오느라 도로비와 기름값,기사비가 들었을텐데도 꼼수 부리지 않고

전액을 다 환불해준다니... 참...멋진 여행사다. 유로 자전거 나라!!  감동이다.

여행사를 운영하는 동생이 "여기 유럽에도 테마세이투어가 또 하나 있군" 하며 흐뭇해한다.

 

어제와 오늘, 새벽밥 먹고 시도했던 남부투어는 우리에겐 운이 따르지 않는 모양이다.

로마에 도착.

점심을 먹고 트라스테베레에 가기로 하였다.

 

        가이드가 추천해준 리퍼블릭 광장 주변에 있는 중국 식당을 찾아간다.

        가격이 저렴하고 푸짐하여 일곱 접시를 먹었는데도 60유로. 분위기도 괜찮고 맛도 좋았다.

 

         어제 폭설에 묻혔을 때와는 전혀 다른 분위기의 리퍼블릭 광장.

        

우리는 테르미니 역에서 전철 B선을 탔다. 

사람들이 꽤 많이 타는데 내 뒤에 아기를 앞으로 업은 젊은 부인이 탔다.

내 배낭 느낌이 이상하다. 이 때 앞에 있던 어떤 아저씨가 나보고 뭐라고 말한다.

얼른 자세를 바꿔 배낭을 내렸다. 아니나 다를까? 지퍼가 열려 있고 속 지퍼까지 열려 있다.

다행히 지갑과 여권은 그대로 있다.

아마도 그 아저씨가 나에게 가방조심 하라는 뜻으로 손잡이를 잡으라고 했던것 같다.

멀쩡한 애엄마가 소매치기라니!! 근데 아기는 진짜였나? 혹시 인형을 아기처럼 업었던건 아니었을까?

 

       마시모 역에 내려 지상으로 올라오니 대전차 경기장이 시원하게 펼쳐졌다.

 

       기다란 대전차 경기장은 맞은편 팔라티노 언덕의 허물어진 건축물들이 있어 더욱 멋지게 보인다.

 

       팔라티노 언덕과 아벤티노 언덕 사이에 움푹 파인 거대한 타원형 광장으로 고대 로마제국

      에서 가장 큰 전차 경기장이었다. 사륜마차 경기, 경마, 야수 싸움, 운동경기등이 열렸다.

      약 25만 명까지 수용했다. 영화 '벤허'의 대전차 경기 장면을 촬영했다.

      최근 2006년 이탈리아가 월드컵에서 우승했던 날, 여기서 밤새도록 축제가 열렸단다.

 

 

 

 

        대전차 경기장 끝쯤에 있는 보카 델라 베리타 광장.

 

          원형의 신전은 헤라 클라스의 신전.

 

      광장 건너편에 개선문 같은아치가 있는데 현대 건물들과 같이 어우러져 쓰이고 있는 듯하다.

 

        광장 한쪽에 산타 마리아 인 코스메딘 성당. 가림막에 씌워져 탑을 보고 알게 된다.

        성당의 한쪽 벽면을 장식한 '진실의 입' 이 있다.

 

    바다의 신 트리톤의 얼굴을 조각한 것으로 4세기경에 만든 것으로 추정.

   로마 시대에 가축 시장의 하수도 뚜껑으로 사용되었다.

   '진실의 입'이란 이름은 중세 때 사람들을 심문할 때 진실을 말하지 않으면 손이 잘려도

   좋다고 서약하게 된 데서 유래되었다.

   영화 '로마의 휴일'로 더욱 유명해졌는데 입에 손을 넣고 사진을 찍으려고 줄을 서있다.

   조카도 사진 찍겠다고 긴 줄에  섰다.

 

       성당 안으로 들어갔다. 내부는 아주 소박하다. 성 발렌테노의 유골이 안치되어 있다.

 

성당을 나와서 테베레 강 주변을 걸었다.

 

       테베레 강 가운데 섬에 멋진 건물이 있다. 아마도 성당 같다.

       마치 세느강 가운데 있는 시테섬을 연상시킨다.

 

      테베레 강으로 드리워진 가로수가 멋지다.

 

      석회질이 많은 뿌연 강물이 꽤 세차게 흘러 내려간다.

 

 

       이 동네에도 고대 유적이 마을의 입구로 활용되는것 같다.

       로마 시민들의 거주지역 곳곳이 로마시대의 기둥과 아치 건축물이 그들의 생활에 일부처럼 보여

       참 부럽다. 워낙 유적 유물이 많다보니 어떤 집의 벽이 되고, 출입구가 된다.

 

            저쪽 동네에서 강을 건너 중간의 섬에 왔다.

 

        구글지도를 보면 이 섬에 종합병원이 있다고 하던데..저건가?

 

             다리를 건너 트라스테베레에 왔다. '트라스테베레'는 강 건너 마을을 뜻한다.

             골목이 참 소박하다. 로마시대에 서민들이 살았던 마을이다.

 

       야채가게에 눈사람을 만들어 놓았다.

       눈은 호두 두 알로. 코는 당근으로. 입은 빨간 방울 토마토로.

       머리와 팔은 나뭇잎으로. 목에는 비닐 목도리를 둘렀다.

       트라스테베레의 멋이 느껴진다. 왠지 이 마을에 정감이 간다.

 

            광장의 햇빛 받는 식당에 관광객들이 북적인다. 워낙 추운 날씨라서..

 

        벽의 낙서들도 꽤 위트가 넘친다. 앙리 마티스의 그림을 패러디 했는가 하면 뭉크의 '절규'를

        연상케 하는 그림도 재미있고 웃음이 난다.

 

       춥고 화장실도 가야 하고...아까부터 카페를 찾고 있는데 좀처럼 나타나지 않는다.

       거의 가 식당이다. 양지 바른 식당들은 관광객들로 꽉 차있다.

 

        골목길을 걷다보니 허름한 건물에 비해 엄청 큰 성당들이 많다.

        출입문이 어디인지 찾다가 포기하고 다시 걷는다.

 

       이 지역의 랜드마크인 산타 마리아 인 트라스테베레 성당에 들어갔다.

       그래도 성당안은 온기가 있어 좀 괜찮다. 양쪽에 기둥이 꽤 웅장하다.

       여기는 모자이크가 유명하다는데 바닥에도 모자이크로 되어 있다.

 

 

다시 걸어서 언덕으로 올라 가려다가 카페가 없어 다시 내려와 다른 동네를 한참 헤맨 끝에 겨우

찾아 들어갔다.

오후에는 달달하고 따끈한 핫쵸코가 제일 좋은것 같다.

좀 더 뜨거웠으면 좋으련만...

핫팩이 생각나서 꺼내어 흔들어 보았다. 처음 써보는거라 이렇게 하는게 맞는건지...

좀처럼 덥혀지지 않는다. 그래도 조금씩 온기가 생긴다.

어제 하나씩 나누어 주었는데 우리만 가지고 나왔나보다.

남편 손이 매우 차겁다. 핫팩이 좀 뜨거워지면 좀 나으려나.

내 것은 헐겁게 옷을 입은 조카에게 주었다.

내일은 2개씩 나누어 줘야겠다.

 

카페에서 원기를 회복하고 나왔는데도 기온이 떨어져 춥다.

언덕길을 오른다.

 

        언덕에서 내려다 본 전경.

 

       언덕에 있는 산 피에트로 인 몬트리오 성당.

       문이 닫혀 있어 저 끝에 있는 아치문으로 들어 갔더니 문 닫을 시간이라고 내쫒는다.

       나중에 보니 스페인 대사관이 붙어 있어 보안을 유지 하느라 그런것 같다.

 

      나오면서 가운데 창살을 들여다 보았다.

      바로 거기에 우리가 찾던 사원이 보인다.  작은 예배당인 템피에토. 

      성 베드로가 십자가에 거꾸로 못 박힌 자리에 세운 예배당이다.

      르네상스 양식의 대가 브라만테가 설계해서 16세기에 다시 지었다.

      도리아식 열주와 둥근 돔이 간결하고 멋지다. 안정감 있고.

 

            가로수가 멋진 자니콜로 언덕으로 간다.

 

       로마시내가 내려다 보인다. 우뚝 선 하얀건물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 기념관이 돋보인다.

 

       로마 시내에는 성당이 몇 채나 될까?  여기 저기 둥근 돔이 엄청 많다.

 

       광장에 있는 기마상은 가리발디 장군.

 

      이탈리아의 통일에 기여한 인물.

     이탈리아를 통일한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가 북부 지역을 통일할 당시, 가리발디는 남부

     지역을 통일했다.통일한 남부지역을 비토리오 에마누엘레 2세에게 바쳐 이탈리아 통일에

     크나큰 역할을 하였다. 그래서인지 이탈리아 역사에 등장하는 어떤 인물보다 추앙을 받으며

     도시마다 그의 이름을 딴 광장과 길이 있다.

 

오늘 일정을 끝내고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편을 검색.

조카가 있어 이럴때 많은 도움이 된다. 버스 기다리는 시간이 지루하다.

날은 점점 더 추워지는데...

버스를 탔다. 그런데 동네 버스인지 트라스테베레 온 골목을 누빈다.

적당한 곳에  내려 트램으로 바꿔 탔다.

전철표 1장으로 100분동안 여러 교통편을 이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트램에서 내려 걸어서 다리를 건너 20 여분을 걸었다.

피라미드 역에서 전철을 탔다.

이제서야 몸과 마음이 스르르 녹는것 같다.

 

테르미니 역에 내려 저녁을 먹고 들어가기로 했다.

아까 가이드가 추천해준 맛집. 24번 플랫홈 근처 푸드코트.

피자 2판, 일본 라멘, 파스타 2 접시, 생맥주 등.

가격이 꽤 비싼편.

천천히 걸어서 숙소에 들어왔다.

따뜻하고 편안한 집.

그러나 몸은 완전 녹초가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