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8월 19일 토요일
새벽 3시반.
전기 밥솥의 예약 취사 소리에 잠이 깨었다.
아들은 거의 잠을 못잤다고 한다.
여행 전날엔 늘 잠을 설친다고 한다.
장거리 운전을 해야 하는데...
4시쯤 며느리도 일어났다.
밥을 퍼서 식힌 밥에 며느리가 유부초밥 재료를 넣고 비벼준다.
오랫만에 유부에 밥을 넣어 초밥을 만들었다.
며느리는 일본 된장국을 끓여서 보온병에 담고.
손이 빠른 며느리가 초밥 만들고 남은 밥에 주먹밥 재료를 추가하여 주먹밥을 만들어 도시락에 담는다.
5시쯤 애들도 일어났다.
은우와 지우는 졸린 눈을 비비고 식탁에 앉는다.
지난 밤에 만들어 놓은 야채죽을 데워 한 그릇씩 먹었다.
꼬마녀석들이 5시반에 죽을 먹는 모습이 대견하다.
지하 주차장으로 내려가 렌트카에 올랐다.
아들과 며느리는 맨 앞 좌석에 (비상시 대비)
가운데 좌석엔 은우,지우,나.
남편은 맨 뒤에. 7인승이기 때문에 옆에 좌석이 있는 공간에 짐으로 꽉차서 드나들 때 꽤 힘들텐데.
6시반에 출발.
이른 새벽이라 하늘에 별님,달님이 보인다고 은우가 좋아한다.
고속도로로 나갔다.
넓은 들판에 막 떠오르는 햇살이 퍼진다.
바르비종 표지판이 나오고 곧 퐁텐불로 숲을 지나간다.
우리가 2년전 여기를 왔었기에 낯이 익다. 꽤 넓은 숲을 지나간다.
풍력발전의 바람개비가 계속 지나간다.
2시간을 달리고 휴게소에 들렀다.
꽤 쌀쌀한 날씨. 크롸상, 쇼콜라 빵,커피와 핫초코를 먹으며 쉰다.
이번 여행은 출발하여 집에 도착할 때까지 모든 경비는 우리가 부담하기로 했다.
옆에 놀이시설이 있어 두 녀석이 신나게 떠들며 놀아댄다.
아들이 조용히 시키지만 절제가 안된다.고삐 풀린 망아지 마냥....
한국의 이미지를 손상시킬까봐 차라리 우리를 중국사람으로 봐줬으면 좋겠다는 엉뚱한 생각을
얘기하며 한바탕 웃었다.
휴게소 안과 밖에 아이들이 놀 수 있는 시설이 잘되어 있다.
주차장에서 바라본 휴게소 건물이 참 아담하다.
우리의 고속도로 휴게소의 대형 건물에 비하면 참 소박하다.
간편한 식사정도. 차와 커피. 화장실.
대신 안과 밖에 다양한 놀이시설이 잘 되어 있다는게 흥미롭다.
1시간 40분 정도 휴식이 끝나고 다시 차에 올랐다.
두 녀석은 조그만 가방에 즈이들이 좋아하는 장난감을 챙겨와 즐겁게 잘 논다.
맨 뒤좌석은 의자가 간편하고 낮아서 다리가 긴 남편이 불편할텐데 이따가 교대해야지.
머리 받침대가 있어 다행이다.
넓은 들판과 나즈막한 구릉들. 산은 보이지 않는다.
풀을 뜯는 소들이 하얀소이다. 노르망디 쪽으로 가면 얼룩소가 많던데.
2시간을 달려 리옹 근처 쉼터에 내렸다.
쉼터는 화장실과 세면시설만 있고, 넓은 잔디밭에 야외용 식탁과 의자가 갖추어져 있어
도시락을 준비해온 여행객들이 사용하기에 좋다.
아까보다 햇살이 퍼져서 조금 덜 춥다.
식탁에 도시락을 펼쳤다. 유부초밥과 주먹밥. 따끈한 된장국에 점심을 먹는다.
과일도 먹고.
옆에 놀이터가 있어 애들이 여기서도 신나게 논다.
무엇이 재미있는지 지우가 고개를 제껴가며 파안대소.
장거리 여행에는 틈틈히 쉬면서 애들을 신나게 놀려야 한다.
그래야 자동차에 탔을때 조용히 갈 수가 있다.
이 나라의 휴게소나 쉼터에 다양한 놀이시설이 이런 측면에서 갖추어 놓은것 같아 참 부럽다.
화장실은 재래식이다.
발판이 있고 쭈그리고 앉아 일을 보고 나서 버튼을 누르면 물이 나와 씻겨 구멍으로 내보낸다.
돗자리를 펴놓고 누워서 쉴 사람은 쉬게 하고.
지우가 과일을 먹으며 할아버지와 재미나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1시간 40분 쉬고 다시 달린다.
리옹 외곽을 지나간다.
리옹은 아들이 요리학교를 다녔던 곳이다.
제 인생에서 가장 가난했던 시기란다.
표지판에 그르노블, 샹베리, 제네바가 나온다.
샹베리 가까이 접어들자 산세가 나타나고.
점점 제법 높은 산들이 지나간다.
샹베리 근처에서 은우가 화장실에 가겠다고 하여 휴게소에 들렀다.
높은산 아래에 옥빛 호수가 있는 휴게소이다. 전망이 참 좋다.
여기에도 놀이터가 있어 두 녀석이 재미있게 놀았다.
어찌나 햇빛이 강렬한지 새벽에 나오느라 선크림을 안발랐는데...
휴게소를 빠져 나간다.
샹베리를 나와서 네비게이션이 알려주는대로 달려간다.
산간마을을 지나간다. 참 예쁘다.
험준한 고봉들의 산기슭에 있는 마을들이 거의 목조주택이다. 달력에 나오는 그림 같다.
산으로 올라가기 전에 작은 마을에서 장을 보기로 했다.
마을은 작은데 까르푸 매장이 크다. 주차장에 차들이 많고, 많은 사람들이 장보러 나온것 같다.
아마도 저 산에 온 관광객들이 우리처럼 여기서 사가지고 올라가나 보다.
아들부부는 장보러 매장에 들어갔고 우리는 차안에 있다.
두녀석이 카시트를 넘어가 맨 뒤에 있는 할아버지에게 가서 신나게 놀아대고 있다.
뒤에는 짐가방이 있고 불편한 의자에 앉아 있는 할아버지 힘들게 하지 말라고 제지하는데도
녀석들은 아랑곳 하지 않는다.
주변에는 험준한 산으로 둘러 싸여 있어 나가고 싶은데 애들이 따라 나설까봐 차안에서
밖의 사진만 찍었다.
20~30분 후에 아들부부가 장을 봐가지고 왔다.
샌드위치를 사와서 나누어 먹었다.
산길을 오르기 시작한다.
처음엔 작은 마을을 지나 산으로 오르기 시작하니 길은 좁아지고 뱅글뱅글 돌아서 간다.
숲이 계속 이어지고 어느 만큼 올랐을까 작은 마을이 나온다.
이렇게 높은데도 마을이 형성되어 있다니...
차는 멈추지 않고 계속 올라간다.
맞은편에서 내려오는 차를 만나면 긴장도 되고.
거의 올라 갔을때 왠 아파트 단지가 보인다.
어울릴것 같지 않은 고층빌딩. 저기가 우리가 묵을 숙소란다.
작은 마을 생 쟝 드 모히엔느에서 하얀 길을 따라 목적지인 르 꼬르비에까지 올라왔다.
빨간선은 스키를 타기 위해 높은 산에 오르는 스키리프트 운행 길이다.
건물은 높지만 산의 분위기에 맞게 목조 건축물 같은 자재를 썼다.
리조트 단지가 매우 크다. 여러동으로 되어 있다.
주차장에서 아들부부가 체크인 할 동안 기다렸다.
한참 있다가 나와서 많은 짐을 두차례에 걸쳐 날랐다.
2층에 있는 객실.
거실의 두꺼운 커튼을 젖히니 고봉들이 눈앞에 펼쳐진다. 와~ 감탄사 연발.
방 2개, 거실, 주방, 발코니, 화장실과 욕실은 분리되어 있다.
거실과 방, 통로는 카페트가 깔려 있다. 부엌과 화장실,욕실은 나무바닥.
남편이 진공청소기를 돌렸다.
여기 리조트 시스템은 특이하다.
토요일 오후에 손님을 받아 다음주 토요일 오전에 모두 퇴실해야 하는 구조이다.
그래서 주차장에 차들이 연신 들어온다.
침대엔 커버가 없다. 담요도 그냥. 하얀 부직포 시트가 몇장 있을 뿐.
여기 시스템은 우리하고 많이 다르다.
7박8일간 객실 요금은 250유로. 저렴한 편인데 따로 하루에 성인 1인당 1유로씩 내야 한다.
성인 4명이니까 1유로× 4명 × 8일 = 32 유로 추가.
침대시트를 원하면 10유로×4명= 40유로 추가.
인터넷, TV도 따로 요금이 추가된다.
8일간 이런 문화시설 없이 살아 보기로 하였다.
짐정리 하느라 두어시간 바쁘게 보내고 있는데 수하네 가족이 인사차 들렀다.
평소 친하게 지내고 있는 사이라 이번 여행을 함께 하기로 하였단다.
아들이 저녁준비를 한다.
쌀을 씻어 냄비 밥을 하고, 미역국을 끓이고, 돼지고기와 소시지를 굽는다.
맥주를 곁드려 저녁식사.
애들이 처음 보는 집에서 신나게 놀아 대는데 지아빠는 이웃에 피해가 된다고 막고.
집안에서 애들 목소리와 어른 목소리가 함께 떠들어 대니 참으로 어수선하다.
간밤을 지새우고 온종일 운전하느라 녹초가 되어 있는데 저녁준비까지 했으니 신경이 예민해져 있는데
애들까지 떠들어 댔으니 그럴만도 하지...
설겆이를 하는데 동생한테서 전화가 왔다. 잘 도착했는지 궁금해서.
여기는 산중이라 그런지 난방이 들어온다.
욕실에는 빨래 말리는 형광등 같은 기구가 있어 따뜻하다.
게다가 뜨거운 물도 잘 나오고.
그런데 욕조에 커튼 대신 유리 칸막이를 해놓았는데 짧아서 샤워할 때 물이 튀어서 바닥이
젖는게 흠이다.
애들을 제외한 식구들이 모두 녹초가 되어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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