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

그리스, 에게해 그리고 파리 여행 (2014년 5월 11일 ~ 5월 30일) 제 17일

럭비공2 2014. 9. 4. 23:11

2014년 5월 27일 화요일

느즈막이 일어났다.

오늘은 오후 7시에 제부의 저녁초대 이외는 일정이 없어 매우 여유롭다.

남편이 아침준비를 하겠단다.

어제 사온 신라면 1개에 만두를 넣고 계란을 풀었다.

매콤하니 입맛을 당긴다. 깍뚜기를 곁드려 아침식사.

식빵 1조각에 치즈를 바르고 디저트용 빵 1조각, 커피와 과일까지 먹으니 매우 든든하다.

설겆이도 하겠단다. 난 그사이에 샤워하고 몸단장까지...이럴 때도 있네.

아들한테서 전화가 왔다. 점심은 집에 와서 드시란다. 괜찮다고 사양하는데도...

 

남편은 동네 장이 섰다는데 가보자고 해놓고는 샤워하고 다시 이불속으로 들어가 잠이 들어 버렸다.

매우 곤하게 낮잠을 잔다.

나도 책을 보다가 잠이 들었나 보다. 눈을 떠보니 남편은 내 책을 읽고 있다.

'그리스 인생학교' 책을  매우 재미있게 읽는다. 여행했던 곳이니까 더욱 동기유발이 되는 거겠지.

 

아들 집에 가는 길에 동네 장 선 곳을 들렀는데 이미 파장하여 짐을 꾸리고 있다.

빵집에서 바게트와 디저트빵을 사가지고 은우네로 갔다.

은우가 반갑게 맞이 해준다.

아들부부는 부엌에서 한창 음식을 만들고 있고 우리는 은우와 스티커 놀이.

 

          점심 메뉴는 일본 라멘. 진한 육수를 집에서 만들었단다. 돼지 고기도 푸짐하고 매콤한 맛이 일품이다.

          밥까지 곁드려서 포식한다. 식후에 체리와 망고로 입가심을 하고.

 

                     은우는 분홍색 보자기로 몸을 싸는 걸 좋아한다. 아기유모차에 있던 깡은 내려놓고

                     지가 유모차에 타고 보자기로 몸을 싸달라고 한다.

                     요 며칠 사이에 어휘력이 좀 더 는것 같고 얼굴에 자신감이 묻어 난다.

 

아들하고 동네에 있는 모노프리에 갔다.

한국에 가져 갈 것들을 샀다. 하몽, 치즈, 말린 소시지, 올리브 등.

아들이 여름모자를 사주겠단다. 산토리니에서도 못 산 모자를 여기 마트에서 하나 골랐다.

아들은 눈썰미가 있어서 아주 쉽게 잘 골라 준다. 잘 쓸께. 고마워~

숙소에 와서 장 본 것들을 냉장고에 넣고 아들은 작동이 멈춘 노트북을 이리저리 살펴보더니

원인을 찾아 내었다. 와이파이가 꺼져 있었던 것이다.

셋이서 잠깐 잠이 들었는데 동생의 전화가 왔다.

 

전철역에서 동생과 재원이를 만났다. 아들은 우리가 만나는 걸 보고 집으로 돌아가고.

시청역에서 내렸다.  

 

          아~ 감개무량. 시청을 또 다시 보다니.. 여전히 멋지다.

 

          중학생인 재원이는 치아교정중이어서 안보여줄려고 꽉 다물어 버렸다.

          2년 사이에 더욱 의젓한 청소년으로 성장해 가고 있다.

 

                제부 크리스토프와 포옹으로 반가운 인사.

 

                   제부는 아들과도 짓궂은 장난으로 반가움을 표시.

                   보통 청소년기의 반항으로 아버지와 사이가 안좋은 관계가 많은데 제부는 아들을 참 모범적으로

                   키웠고 제부도 모범적인 아빠이다.

 

              퐁피두센터 근처의 피자집에서 메뉴를 고르고 있다.

 

                              메뉴를 고르는데 우연히 아빠와 아들의 메뉴선택이 일치하자 하이파이브를 하며

                              매우 즐거워 한다.

 

             제부의 얼굴이 매우 편안하고 여유있어 보여 좋다. 이젠 직장을 그만 두고 하고 싶은 일에 전념할

             수 있게 되어 매우 행복하단다. 아하~ 그렇구나... 오늘 날짜로 직장을 그만 두었단다.

             이젠 애니메이션 영화 제작에 몰두하고 싶다고 했다. 

             그 기분 내가 잘 알지.. 오랫동안 몸 담아왔던 교직을 퇴직하고 공원길을 걷는데 각종 풀벌레 우는

             소리가 들려왔다. 늘 출퇴근 하며 걷던 길이었는데 마음에 여유가 생기니 비로소 자연의 소리가

             들려오는 거였다. 젊어서는 나의 성취욕과 가족의 생계를 위하여 열심히 일하였지만 나이 들어서는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는 것이 얼마나 삶의 활력소가 되는지.

            

            한 사람당 피자 한 판씩 먹는다. 한국에서는 한 판이 무지 커서 적어도 2~3명이 먹어야 하지만

            여기는 도우가 얇고 위에 얹은 고명이 간단하여 담백하다.

            그래도 한 판이 많아 잘라서 재원이 접시에 덜어줬더니 맵다고 손사래를 친다. 칠리소스를 발랐는데..

            콜라와 아이스 크림으로 후식. 2년전 남불에서 같이 지낸 얘기, 이런 저런 이야기로 아주 유쾌한 시간

            을 보냈다. 무엇보다 제부의 밝고 행복해 보이는 얼굴이 더욱 젊어 보인다.

 

웃고 떠들고...근데 약간 어지러운 느낌이 스쳐간다. 좀 진정된 다음 화장실에 갔다.

손 닦는 세면대 옆에 수건이 가지런히 바구니에 담겨져 있다. 보통 티슈를 비치하는데 이곳은 좀 색다르다.

마음이 따스해진다. 카메라를 가져 올걸..

 

          피자집을 나와서 주변을 산책.  스트라빈스키 분수.

 

         여전히 그대로이다. 이 분수를 보면 언제가 은우하고 이곳을 꼭 오고 싶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은우가 좀 더 커서 이 곳에 오면 어떤 반응을 보일까? 무한한 상상력을 키우는데 아주 좋을것 같다.

 

             분수대 옆 카페들도 여전히 관광객들로 가득하고.

 

             퐁피두 센터. 튜브관으로 올라가면 현대미술관이 나온다. 2년전 여기에 와서 현대미술의 매력에

             푹 빠져 반나절을 보냈던 적이 있다. 요즘 브레송의 사진전을 하나보다.

 

           동생 가족. 재원이는 머지않아 엄마 아빠 키를 훌쩍 넘겠는데....

           여기서 제부랑 재원이와 포옹하며 작별 인사. 다음에는 한국에서 만날 것을 기약하며...

           동생은 우리와 좀더 걷다가 에펠탑 야경까지 보여 주겠단다.

 

         어둑해져 가는 세느강변을 걷는다. 눈에 익은 퐁네프(새로운 다리라는 뜻)

 

         지금도 서늘한 느낌이 드는 건물 콩시에르제리. 프랑스 혁명기 공포정치의 상징.

 

         와우! 퐁데자르 (예술의 다리)의 난간에는 자물통이 더 많이 늘었네.

         빈 공간이 없어 이젠 한계치에 달한 듯. 이 난간에 매달린 자물통의 무게가 다리의 하중에 영향을

         주어 곧 철거할 예정이라고. 그런데 여행 끝나고 얼마 안있어 난간의 무게에 못이겨 난간 일부가

         떨어져 나갔다는 뉴스가 나왔다.

 

              루브르 박물관. 이 박물관의 소장품 보다 건물 자체의 묵직함과 근엄한 느낌이 늘 그리웠는데

              다시 보게 되어 감회가 새롭다.

 

             루브르 피라미드 야경은 이런 모습이었구나. 마치 번개가 치는 순간을 보는 듯하다.

 

 

다시 전철을 타고 트로카데로역에서 내렸다.

이 역은 에펠탑을 보기 위해 늘 관광객들로 북적인다.

 

                      샤요궁 광장에서 본 에펠탑 야경.  역시~ 정말 멋지다. TV에서 본 것보다 더~

                      2년전 파리에 한 달간 머물러 있을 때 낮에 종일 돌아다니다가 저녁 때 숙소에 들어가면

                      완전 파김치가 되어 밤에 나올수가 없었다. 오늘에서야 비로소 에펠탑 야경을 보게 되었네.

                      주변이 캄캄하여 얼굴들은 볼 수 없는데 수많은 관광객중에 한국말이 여기저기서 들려온다.

                         

 

 

트로카데로 역에서 동생과 헤어지고 우리는 6호선 전철을 탔다.

늦은 밤에라서 전철에는 술 취한 사람도 있고 문 앞에 토사물까지...한국의 전철 밤풍경과 비슷하다.

25분만에 드공미에 역에 내려서 숙소로 들어 왔다.

걱정하고 있을 아들과 동생한테 카톡으로 무사귀환을 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