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5월 21일 수요일
어제 너무 늦게 도착하였기 때문에 느즈막히 출발한다.
간밤 늦게 널어 놓은 빨래는 건조대가 자정쯤 식기 시작하여 마르지도 못한채 축축하다.
젖은 빨래를 비닐 봉지에 담아 그냥 짐을 쌌다.
오늘 아침에서야 wifi가 개통되어 카톡으로 가족들에게 사진을 보낸다.
10시 반 출발.
동네 산책을 제대로 해보지도 못하고 떠나게 되어 서운하다.
난방하는걸 뒤늦게 알게 된것도 속상하고...
호텔마다 난방하는 방법이 달라서 난방이 안나오면 여기저기 살펴보다가 안보이면 포기해 버린다.
다음날 아침에 일행들로 부터 난방 위치를 뒤늦게 알고 나면 억울한(?) 기분이 드는거다.
어제 요아니나에서 출발하여 비코스협곡을 탐방하고 저녁 늦게 메초보(Metsovo)에 도착했다.
오늘은 메테오라 수도원을 방문하기 위해 칼람바카(Kalabaka) 까지 간다.
산골 동네의 아침 분위기를 맛보지 못하고 그냥 떠난다. 아쉬워서 자꾸만 뒤를 돌아본다.
메초보 동네는 주로 목축업과 근처에 스키장이 있어 관광업에 종사하는 사람이 많단다.
우리가 묵었던 메초보 동네를 한 눈에 내려다 본다. 하얀 눈이 덮인 고봉에 둘러싸인 참 예쁜 동네다.
한참을 달려가는데도 고봉들이 계속 이어진다.
험준한 산속에 동네가 나오고 또 한참 산속을 달리다 보면 또 동네가 나오고...
고대 그리스는 도시국가가 만들어질 수 밖에 없는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는 것 같다.
2시간을 달렸을까. 갑자기 기이한 형태의 암봉(岩峰)들이 나타난다.
어떻게...이런.... 입이 딱 벌어진다. 버스에서 내렸다.
금강산도 식후경이라고...바로 눈앞에 암봉들이 마주 보이는 식당에 들어갔다.
눈앞에 펼쳐지는 기이한 바위산들, 바위에 뚫린 구멍들은 무엇인가?
암봉들 아래로 마을이 펼쳐져 있다. 여기가 칼람바카이다.
점심식사. 노란 피망속에 볶음 밥을 넣고 구웠다.
양갈비 구이. 푸짐하고 맛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우고 버스에 올랐다.
본격적인 메테오라 수도원 탐방에 나섰다.
거대한 바위 꼭대기(높이 20m ~ 400m)에 수도원이 들어 앉아 있다.
메테오라 수도원. 메테오라(Meteora) 는 '공중에 떠있다' 라는 뜻. 공중에 떠 있는 수도원.
높은 바위 꼭대기에 있는 수도원은 구름이 아랫도리를 감싸고 있으면 정말 공중에 떠 있는것 처럼
보일 것 같다.
도대체 저 꼭대기까지 어떻게 건자재를 들고 올라가 수도원을 지었을까?
왜 절벽위에 수도원을 지었을까?
암봉 뒷쪽으로 찻길이 나있어 버스에서 내려 저기에 있는 메가로 수도원에 들어가기로 하였다.
메가로 메테오라 수도원. 절벽에 굴뚝같이 생긴 저 속으로 들어 간단다.
14C 에 이 지역 출신 수도사인 아사나시오스가 세웠단다. 그 당시에는 밧줄과 사다리를 이용하여
건자재들을 올렸을텐데, 1925년에 바위를 깎아 진입도로를 만들어 놓았다고.
저 건너편 절벽위에 바람 수도원이 마주 보인다. 주변의 바위들의 형상이 참 특이하다.
메가로 수도원의 돌계단을 따라 작은 문으로 들어 왔는데 이렇게 넓은 공간이 나온다.
우리는 여기에서 가이드의 설명을 들었다.
'공중에 떠 있는 수도원' 이란 뜻의 메테오라는 기둥처럼 솟아오른 깎아지른 기묘한 절벽 위에
수도원들이 자리 잡고 있다. 모두 그리스 정교회의 수도원들로 유서 깊은 역사를 간직하고 있다.
14C부터 이 지역에 건립되기 시작하여 16C에는 24개에 달하여 최고의 전성기를 누렸다.
지금은 수도원 5곳, 수녀원 1곳이 남아 있다. 1925년 부터 진입도로를 만들어 놓아 접근이 쉬어졌다.
그 이전까지는 속세와 완전히 차단되어 있었다.
그 당시에는 도르래를 이용하여 생활필수품을 공급받았고, 수도원에 오르려는 사람들도 도르래로
끌어 올렸다고 한다.
그렇다면 왜 절벽 위에 수도원을 지었을까? 정확한 기록이 없어 몇가지 추정해 볼 수 있다.
고요하고 세속과 단절된 곳이 수도하는 공간으로 적합했다는 것.
15C는 종교개혁의 전야와도 같은 시기여서 일부 타락한 종교세력과 자신들을 확연히 구분짓기 위해
더욱 철저하게 수도하겠다는 일념에 의해서.
그 시기는 이슬람 국가인 오스만투르크 제국의 수중에 들어가 있어 위기를 맞은 정교회 신앙을 유지하기
위해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는 이곳에 수도원을 지었다는 추측이 있다.
계단을 따라 한참 올라갔다.
수도원에서 제공하는 긴치마를 바지위에 덧입고 수도사들의 공중세계로 들어간다.
예전에 이곳 수도사들이 사용했던 공구들.
포도주 저장고. 수백년 전 수도사들의 삶을 엿볼 수 있다.
수도사들은 기본적으로 자급자족 하는 공동체였기 때문에 노동은 아주 중요한 생계 수단이었다.
대개 하루에 약 6시간의 노동시간이 주어졌단다.
수도사들의 휴게실.
나무 출입문에 작은 유리창으로 들여다 보니 유골들이 쌓여 있다.
이 곳에 들어와 평생을 신에게 영광을 돌리며 살다가 세상을 떠난 수도사들의 유골을 모아 놓은 곳.
매달린 육중한 나무를 이용하여 종을 쳐서 수도사들의 일상 생활을 관리하였다.
예배당에 들어서니 벽면 가득 성화가 그려져 있다.
그리스 정교회는 로마 카톨릭과 달리 성상을 만들어 숭배하는 일이 성경에서 가르치는 것과 반대되는
것이라 여겨 엄격히 금지 하였고 교황도 따로 두지 않았다.
결국 이러한 문제로 크게 대립하게 되어 로마 카톨릭과 그리스 정교회는 나누어지게 되었다.
그리스 정교회는 성상대신 성화를 그린다.
예배당과 도서관도 둘러보고 마당으로 나왔다. 수도원에서 나누어준 치마를 입고.
수도원 마당에서 내려다 보니 정말 장관이다.
저 아래는 칼람바카 마을이 펼쳐져 있다.
예배당 마당에서 수도사를 보았다.
정교회 수도사들은 검은 옷, 테없는 둥근 검은 모자, 긴 수염이 상징이다.
여기 메가로 수도원은 6개의 수도원중 가장 크고 여러 시설이 잘 갖추어져 있어 깎아지른 절벽 위에
있다는 것을 잠시 잊게 한다.
수도원 마당에서 보니 바람 수도원이 아주 가까이에 잘 보인다.
그 당시 깎아지른 절벽위에 저런 건물을 어떻게 지었을까? 종교의 힘으로??
메가로 수도원을 나왔다. 저 돌계단을 따라 내려간다.
성 스테파노 수녀원. 유일한 여자 수도원이다.
지질학자들은 이런 암봉들이 지진활동으로 생겼다가 풍화작용으로 칼로 벤 듯 깎였다고 하지만
제우스가 칼로 단칼에 잘라 만들어졌다는 표현이 아주 적절해 보인다.
성 스테파노 수녀원을 배경으로.
수녀원으로 들어간다.
수녀원 초입에 손바닥 만한 비탈진 정원. 수녀들의 섬세하고 부지런함이 느껴진다.
수녀원 마당에도 정원을 아주 잘 가꾸어 놓았다. 현재 29명의 수녀들이 거주하고 있단다.
15C 에 처음 만들어졌는데 메테오라에 있는 수도원중에서 가장 들어가기 쉽고 내부가 잘 복원된 곳
이라고 한다. 아무래도 여성이기 때문에 절벽을 줄사다리로 오를수 없어 그 당시 진입하기 쉽도록
만들었을 것이다.
메테오라 수도원중 가장 오른쪽에 위치하고 있어서 저 아래에 칼람바카 마을과 테살리아 평원이
넓게 펼쳐져 있다.
수녀원 화장실은 저 아래 깎아지른 절벽에 제비집처럼 붙어 있다.
성 스테파노 수녀원에서 나와서 파노라마 전망대로 이동했다.
메테오라 수도원과 발아래 칼람바카 마을이 한 눈에 들어 온다.
암봉위에 있는 저 수도원은 한 번 들어가면 도저히 나올 수 없는 완벽한 형태의 바위산에 올려져
있다. 케이블 카를 이용하여 생필품을 나르고 있다.
오늘따라 강한 햇살에 날씨까지 무더워서 모두들 지쳐 갈 즈음에 전망대에서 내려와 칼람바카에 있는 호텔로
이동한다. 6시 반에 호텔 체크 인. 이렇게 일찍 호텔로 들어가기는 처음이다.
객실이 1층에 있어서 발코니 바로 앞이 체리 과수원이다. 저 뒤로 암봉이 지척에 있고.
무성한 체리 나무에 짙은 보랏빛 체리가 익어가고 있었다.
트렁크에서 젖은 빨래를 꺼내어 발코니 난간에 널었다. 뜨거운 햇살에 덥혀져서 난간이 따뜻하다.
샤워하고 빨간 원피스로 갈아 입었다. 동서들 하고 남대문 시장에 가서 산 거의 20년된 롱원피스이다.
후덥지근한 한국의 여름 날씨에는 적합하지 않지만 유럽 날씨에는 잘 맞을 것 같아 이번 여행에 동반했다.
호텔내 식당으로 갔다. 어찌나 사람들이 많은지 뷔페 음식이 금방 동이 난다.
새로 음식이 나오면 잽싸게 가져와야 한다.
정교회 신도들이 성지순례 오는 곳이라 단체 손님들이 쏟아져 들어온다.
식사후 마을 산책에 나섰다.
이 곳은 젊은이들은 거의 없고 나이 지긋한 순례객들이라서 그런지 거리 풍경은 조용하고 젊잖다.
기념품 가게에는 거의 성화나 묵주등 성지순례객들 취향에 맞춰져 있다.
호텔로 들어와 간만에 여유로운 밤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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