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28일 토요일
12시 명동 로열호텔에서 아들 결혼식을 올리다.
비가 올거라는 일기예보가 야속하기도 했지만 다행히 결혼식이 다 끝날 때까지 하늘이 참아 주었다.
궂은 날씨와 무더위에도 불구하고 멀리서 찾아준 축하객들에게 한없이 고맙기만 하다.
고등학교 2학년 때 한 반이었던 둘은 고3 되면서 각자 공부하자고 헤어졌다가 몇 년이 흘러 반창회에서
다시 만났다.
그동안 아들은 대학 졸업하고 요리사로 취직하여 있었고, 여친은 대학 4학년 때 영국으로 어학연수를
다녀와서 막 복학할 즈음이었단다.
아들은 곧 프랑스로 요리 유학을 떠났고, 여친은 취직하여 출장차 프랑스에 가게 되면 칸느에서 서로 만나
사랑을 키워왔단다.
그래서 그 애들은 "칸느의 연인들"이라는 애칭을 가지고 있다.
아들은 요리학교를 졸업하고 파리에 있는 레스토랑에 취직하여 비로소 4년 반의 기다림 끝에 오늘 결혼식을
올리게 된 것이다.
걸이는 어젯밤 늦게 집에 도착하여 2~3시간이나 잤을까?
새벽 5시반에 결혼식 준비하러 나갔다.
잠이 모자라서 어쩌나? 오늘 표정 관리를 잘 해야하는데....
떡과 과일이 들어있는 도시락을 준비해주었다.
아무리 바빠도 꼭꼭 챙겨 먹으라고.
난 7시에 미장원에 들러 화장과 머리손질을 했다.
내 결혼 때 해봤던 속눈썹도 붙이고...
어제는 미장원에서 얼굴 팩도 했고 3일 전엔 머리를 염색하고 메니큐어를 하여 머리 결이 윤기나고 부드럽고
촉촉하여 손 끝에 느껴지는 촉감이 좋다.
미리 준비했던 한복과 간단하게 먹을 도시락(떡과 과일)을 차에 실고 9시 반에 출발.
도중에 오늘 카운터를 봐 줄 막내동생과 고모부를 태웠다.
호텔에 도착하니 벌써 신랑 신부랑 사돈 가족들도 와있었다.
키가 훤출한 아들은 예복이 잘 어울렸고 신부도 눈이 부시게 예쁘다.
신부 화장도 자연스럽고 드레스도 심플하여 늘씬한 몸매가 더 잘 어울린다.
객실에서 한복으로 갈아 입고 식장으로 내려와 직계 가족사진을 찍는다.
11시가 넘으면서 하객들이 하나, 둘...오기 시작.
여지껏 남의 결혼식에만 참석하다가 평생 처음으로 치뤄보는 자식 결혼식.
바쁜일 마다하고 찾아 준 하객 한 분 한 분이 고맙고... 미안하고...
그저 손잡고... 허리 굽혀 인사하고....
12시. 양가 엄마들 입장. 신부 엄마와 손잡고 들어가 단상에 촛불을 밝히고.
신랑 입장. 아들이 씩씩하게 들어온다.
신부가 아버지와 함께 입장. 조명을 받은 신부의 모습이 아름답다.
신부를 신랑에게 인도(?)되기 전에 아버지가 잠깐 신부를 감싸안는다.
순간 코끝이 찡해온다.
이어서 사회자에 의해 식이 진행된다. 성혼 선언문,주례사,축가.....
장난스럽지 않게 해달라고 부탁했더니 정말 정중하고 엄숙하게 진행되는데도 신랑 신부는 연신 벙글거리며
좋아한다.
1부 의식이 끝나자 각 테이블에 음식이 날라오고.
하객들이 식사하는 동안 전체 가족사진을 찍고 친구들 사진과 부케 전달식 등...
신랑 신부가 옷을 갈아 입으러 간 사이에 양가 부모는 각 테이블을 돌며 하객들에게 인사를 한다.
2부 의식은 새로 갈아 입은 신랑 신부가 다시 입장하여 케익 커팅과 와인 의식을 하고는 양가 부모님과 함께
아직도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하객들 테이블을 다니며 인사를 한다.
신랑 신부가 예쁘고 잘 어울린다고 칭송이 자자하다.
3부는 폐백 의식.
객실에 차려진 폐백 음식을 사이에 놓고 한복으로 갈아 입은 신랑 신부가 큰 절을 한다.
능력껏 아들 딸 낳고 행복하게 살라고 밤과 대추를 던져준다.
간밤에 쓴 편지와 함께 신혼여행 때 쓰라고 돈 봉투를 놓아 준다.
큰 댁과 고모들도 모두 덕담과 함께 웃음이 가득한 분위기....
그 후 신부 가족 폐백 의식이 진행되는 동안, 난 다른 객실에서 한복을 벗고 양장으로 갈아 입었다.
날라갈 듯이 홀가분하다. 한복의 우아한 멋속에 숨겨진 번거롭고 조이는 부자유.
1층으로 내려와 신랑신부와 양가가족 그리고 카운터를 보아준 고모부, 조카와 함께 늦은 점심을 먹는다.
큰 일을 끝냈다는 안도감과 함께 여러가지 뒷 이야기들을 나누며 술잔을 기울인다.
늦게 까지 기다려준 고모들하고 호텔을 나오는데 비가 내리고 있다.
신랑 신부는 이 호텔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내일 제주도로 여행을 떠난다.
집으로 오는 길. 참았던 비가 한꺼번에 내리려는지 폭우가 되어 쏟아진다.
파이 서비스가 종료되어
더이상 콘텐츠를 노출 할 수 없습니다.
'my life'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우리동네 가을 풍경 (0) | 2010.11.11 |
|---|---|
| 우이령길 (0) | 2010.11.11 |
| 장항습지 생태탐방 (0) | 2010.10.01 |
| 내얼굴에 변화를 주다. (0) | 2010.05.25 |
| 춘삼월에 함박눈 (0) | 2010.03.1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