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5월 11일 토요일
간밤에 늦게서야 가방을 쌌다.
캠퍼 신발 3켤레가 꽤 자리를 차지한다. 올리브도 물을 빼내고 지퍼백에 넣었다.
몬세라트에서 산 치즈 한 덩어리와 무화과 케익 1개를 넣었는데 가방이 꽤 무겁다.
이러다 오버 되는건 아닐까? 저울 있으면 달아 보고 싶다.
비행기 안에서 읽을 두꺼운 소설책과 여권을 챙겨 작은 가방에 넣었다.
어제 저녁때 TC가 성가족 성당 사진이 있는 엽서를 한 장씩 나누어 주면서 여행을 끝내면서 누군가에게
편지를 쓰고 싶다면 이 엽서에 써서 내일 아침에 자신에게 주면 곧장 부쳐 주겠다고 했었다.
짐을 다 꾸리고 나서 누구에게 쓸까 생각해보았다.
남편에게 쓰자니 한 집에 살면서 내 앞에서 읽을 걸 생각하면 내가 매우 쑥쓰러워질것 같고,
자식들에게 보내자니 주소를 기억 못해서 못 쓰겠고....
그런데 룸메는 아까부터 열심히 쓰고 있다. 한참 후 내게 편지를 건넨다. 꼭 집에 가셔서 읽어보라고.
바르셀로나에 와서 이틀간 묵었던 숙소.
좁은 공간을 야무지게 배치하여 쾌적하게 사용했다.
하얀 옷장 한 켠에 냉장고를 넣고 투명하게 하여 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열지 않고도
볼 수 있다.
지금껏 여행하면서 호텔마다 벽걸이 TV는 한국의 LG전자 제품이었다.이 호텔만 스페인산.
이베리아 반도에서는 삼성보다 LG제품을 더 많이 선호하는것 같다.
이 호텔은 리모델링 한지 얼마 안되어 전부 새것이다. 다른 호텔에 다 있는 비데가 없다.
사실 지금껏 꽤 괜찮은 호텔을 이용했는데 비데만큼은 20여년전의 것 그대로이다.
그래서 어느 교민이 한국의 비데를 가져와 팔려고 했는데 도저히 관심마져 없어 사업을
접었단다. 유럽인들은 새것에 대한 호기심이 아주 느린편.
한국의 비데는 손 댈것 없이 자동으로 물을 뿜어 씻겨주고 바람까지 나와 말려 주는데도...
이 호텔에는 빨래 건조대가 벽에 부착되어 있다.
빨래를 쉽게 말릴수 있도록 칸칸이 열선이 들어와 사용하기 편리하다.
9시 출발.
공항으로 가는 길에 멋진 건물 건너편에 버스가 멈춘다.
가로등은 가우디의 작품.
카사 바트요(Casa Batllo')
1905년~1907년 가우디 작품. 사업가 바트요의 의뢰로 가우디가 재건축한 건물이다.
건축 당시 '뼈로 만든 집'으로 불리며 화제를 불러 모았다.
건물 2층에는 해골이 입을 쩍 벌리고 있는 듯한 모습의 큰 창이 있고 곳곳에 해골 모양의
베란다를 설치했다. 재건축 당시 건물이 너무 낡아 장식적인 요소보다 튼튼하게 만드는게
우선이었다고 한다. 가우디는 고민 끝에 뼈들의 유기적인 연결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뼈 모양의
기둥들을 세움으로써 지금의 모습을 만들었다.
외벽을 장식하는 유리 모자이크는 시시각각 변화하는 햇살에 따라 각각 다른 느낌을 준다.
특히, 석양 무렵이 가장 아름답다.
카사 아마트예르(Casa Amatller)
카사 바트요의 옆 건물. 가우디와 동시대에 활동하던 호세프 푸이크 이 카다팔츠가 1900년에
초콜릿 제조업자인 안토니오 아마트예르를 위해 지은 집.
왠지 초콜릿이 연상되는 이 건물은 채색 타일과 조각으로 꾸며져 있다.
색깔을 보면 왠지 미로의 작품일것 같다.
가이드가 투우 경기장이라고 한것 같다. 무데하르 건축 양식.
몬주익 올림픽 스타디움 근처에 있는 스페인 광장.
바르셀로나 올림픽 때 황영조 선수가 이곳에서 마라톤 금메달을 땄던 역사적인 곳.
무슨 행사를 하려나 보다. 저 멀리 돔 건물은 카탈루냐 미술관.
바르셀로나 국제 공항.
일행중 한 분이 가이드에게 꾸러미를 내민다. 그동안 고마웠다고.
그런데 가이드는 꾸러미를 받으면서 한마디를 한다. "남아서 주는 거죠?" 이런~ 참 얄밉네...
이 분은 여지껏 거쳐온 가이드마다 헤어질 때 꼭 감사의 선물을 준다.
옆에서 지켜보는 나는 '난 왜 이런 배려를 못하는 걸까?'
10여일을 같이 여행하면서 이 분의 말씨,행동,씀씀이를 죽~ 지켜보았다. 본받아야 할 점이 많은 분.
이번 여행의 또 하나의 소득이다.
짐을 부치고 나서 세금을 환급(Tax refund) 받기 위해 긴 줄을 섰다.
camper 신발을 살 때 낸 세금을 돌려 받기 위해서.
받아 놓은 영수증에 기입하는 항목들을 볼펜으로 써 넣고 기다렸다.
드디어 내 차례가 왔다. 현물을 보여 달란다. 이런~ 가방에 넣어 부쳤는데.
전에는 현물이 없어도 영수증을 제시하면 되었는데, 경제가 어려워서 그런지 환급을 안해줄려고
까탈스럽게 구는것 같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무거운 트렁크를 끌고 와서 열어 보여준다.
기다렸던 시간이 아까웠지만 발길을 돌렸다.
일행들은 이미 들어갔는지 보이지 않는다.
가이드와 인사도 못한 채 출국 심사대를 통과한다.
면세 구역에서 사업가 할머니를 만나 같이 매장을 둘러 보았다.
마침 신발 가게 한 켠에 camper 매장이 보였다.
가격표를 보니 면세점인데도 시내에서 사는거와 똑같다.
여기서 딸의 신발을 사야겠다. 할머니가 멋진 신발을 골라 주신다. 145유로.(22만원 정도)
할머니도 한 켤레 사시고. 룸메랑 셋이서 카페에 앉아 음료수를 마시며 시간을 보낸다.
루프트 한자 프랑크푸르트행 기내로 들어간다.
12시 50분 출발. 날씨가 좋아 창문으로 아래가 다 보인다.
지중해변을 따라 날라가다가 눈덮인 알프스를 지나가고 있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주변은 드넓은 숲으로 되어 있고 간간히 노란 유채밭이 나타난다.
2시간 만에 프랑크푸르트 공항 도착.
여기서 4시간을 기다린다. 룸메랑 같이 돌아다니다가 독일 소시지를 샀다.
3개를 사는데도 드라이아이스를 넣어 포장을 아주 훌륭하게 해준다. '역시 독일은 달라.'
룸메는 남은 잔돈까지 다 털어서 초콜릿을 산다. 여행기간 내내 제대로 먹지를 못해서 대신 먹는것으로
가방을 꽉 채웠다. 각종 초콜릿, 하몽,소시지.
초콜릿에 대해서는 빠삭하게 잘 안다.초콜릿 박사!!
루프트한자 한국행 기내.
룸메와 아주 멀리 떨어져 앉게 되었다. 좌석배치가 이상하다.
오후 6시 반 출발. 내 옆엔 덩치 큰 독일 남자.
출발 하기전부터 어린아이가 울고 있다.
저 쪽에서 우는데 목소리가 어찌나 큰지 있는 힘을 다하여 우는것 같다.
저 앞에 앉은 사람의 TV 화면에 레미제라블 영상이 보인다.
나도 레미제라블 영화를 보고 있다. 얼마전에 본 영화이지만 또 봐도 감동적이다.
독일 맥주를 마시면서 영화를 보는것도 꽤 근사하다. 정신이 좀 알딸딸 해지면서 기분이 좋다.
화장실에서 우는 아이를 만났다. 시간이 많이 지났는데도 울음을 멈추지 않는다.
아빠하고 화장실에 와서도 울어댄다. 덩치 큰 독일 아빠도 우는 아들에겐 속수무책.
몸이 안좋은가 보다. 인천공항에 도착하기까지 10시간 동안 울어서 목이 쉬었다. 가엾다.
추리 소설책을 꺼내어 읽다가 눈이 아파 잠시 눈을 부쳤다.
이상하여 눈을 떠보니 내 옆의 남자가 내 팔걸이를 밟고 넘어가고 있다.
비켜달라고 하지~ 화장실 다녀와서는 내가 몸을 움추렸다. 지나가라고.
근데 이 남자는 또 팔걸이를 밟고 넘어간다. 덩치가 큰데도 가볍게 넘나든다.
다음에 나갈 때는 내가 일어나 통로에서 기다려 줬더니 엄청 고마워한다.
책을 들었다가 갑자기 생각나서 가방을 뒤졌다.
어젯밤에 룸메가 주었던 편지. 예쁘게 접은 누런색 종이에 깨알같은 글씨.
감동! 그래. 여행에서 인연도 굉장히 중요하지.
지나온 여행지를 떠올리면 항상 함께 했던 얼굴도 같이 생각나거든.
이번 스페인 포르투갈 여행은 너의 자리가 크게 차지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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