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11월 29일 월요일
마지막 날.
오늘 저녁 9시 비행기여서 낮시간을 활용할 수 있어서 좋다.
아들은 자동차 엔진오일 교환하러 8시쯤 나갔다.
며느리도 8시쯤 출근하고.
오늘 두 녀석의 등교는 우리가 돕기로 하였다.
등교 준비를 다해놓고 자투리 시간에 두 녀석은 어제 선물 받은 물건들을 가지고 논다.
지우는 손으로 만져 보드랍고 말랑말랑한 장난감, 손으로 만지는 촉감을 좋아한다.
은우는 화장품 세트에 있는 거울을 보며 얼굴을 매만지고. 얼굴에 바르지는 않아 다행이다.
두 녀석을 데리고 등교한다. 마지막으로.
교문 앞에는 분주하게 데려다 주고 출근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두 녀석의 어깨에 무거운 가방을 메어주고 들여보내는데 우리를 꼭 안으며 이따가 데리러 오란다.
그럼 그럼...
집에 와서 과일과 빵, 시리얼로 아침 식사.
샤워를 끝내고 세제를 이용하여 우리가 사용했던 화장실을 깨끗이 청소하였다.
남편은 청소기를 돌리고 창문을 열어 환기시키고.
등교한 두 녀석의 책상 위에는 어제 선물 받은 물건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남은 짐을 트렁크에 넣고. 커피를 마시는데 딸이 전화를 하였다.
내일 화요일 저녁때 집에 오겠단다.
집에 오더라도 서로 마스크를 쓰고 잠깐 얼굴만 보고 가겠다는 것.
코로나가 만들어준 희안한 풍경이~
오랜만에 만나 할 얘기가 엄청 많은데...
11시 넘어 아들이 들어왔다.
같이 까르푸에 갔다.
매장 입구에 초콜릿이 저번보다 엄청 많이 쌓여있다.
노엘 기간에는 초콜릿 선물하는 풍습이 있단다.
한국 가져 갈 유제품들과 햄, 커피를 사고, 1주일치 식량을 사서 계산하려는데 남편이 시누이에게 줄 선물을
얘기한다. 스포츠 매장에서 시누이 부부에게 줄 티 셔츠를 샀고, 화장품도 샀다고 했더니 그걸로 부족하단다.
그럼 어쩌라고. 진작 얘기 안하고. 아무 말없이 따라다니다가... 짜증이 난다.
여기 올 때 내 계좌에 큰돈을 넣어 주어서 절반을 다시 돌려보냈다.
시누이는 우리가 해외여행 갈 때마다 돈을 입금해줘서 그것 때문에 작은 실랑이가 생긴다.
그동안은 전액을 다시 되돌려 입금했는데 이번에는 절반만 보내 주었다.
남편은 여동생의 성의에 고마워하면서도 많이 부담이 되었나 보다.
무엇으로 보답해야 할지 고민했나 보다.
그러나 물건이나 먹을 것들은 본인 마음에 들지 않으면 아무 쓸모가 없는 것.
그래서 돈을 받으면 무조건 다 돌려주어야 내 마음에 빚이 생기지 않는데.
집에 들어와 점심 준비.
황탯국을 끓여서 셋이서 점심 식사.
트렁크 3개를 거실에 펼쳐놓고 오늘 산 것들과 그동안 식품을 사서 냉장고에 보관해 놓았던 것들을 모두 꺼내와
짐을 꾸린다. 내가 너무 많이 샀나 보다. 특히 커피 기계가 자리를 많이 차지하여 짐이 넘친다.
시누이에게 갈 물건들을 따로 챙긴다. 공항에 우리를 픽업해주러 나오기 때문에 쉽게 꺼낼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시누이는 한국 토종 입맛이라서 치즈 버터가 입에 안 맞을 텐데도 남편이 원하니까 우리의 식량을 나누었다.
아들과 둘이서 트렁크를 자동차에 미리 실어 놓기 위하여 지하주차장으로 내려간다.
아까부터 아버지와 실랑이하던 모습을 지켜보았던 아들이 불만을 터트린다.
왜 아버지는 의사표현을 확실하게 하지 않을까?
고모네 선물할 뜻이 있었으면 그동안 숱하게 마트에 다녔는데 왜 그 기회를 이용하지 않았을까?
하루에 3번 먹는 약 복용 시간마저도 엄마가 늘 챙겨 드려야 하니, 도대체 아버지는 자력으로 할 수 있는 게 무엇인가?
에그그~
의사표현을 제대로 못하는 건 아빠의 타고난 기질인 것 같고,
생각은 깊은데 결정을 못하고 시간을 흘려보내는 결정장애 증후군 때문에 내가 아주 답답해하지.
내가 아빠의 약시간을 챙긴것은 나의 불찰이야.
여기서는 아빠 스스로 잘 챙겨 먹는데, 거기서는 내가 너무 한가하게 지내다 보니 쓸데없이 너무 깊이
관여했던거 같아.
다녀와서 자주 이런 생각을 해본다.
엄마 아빠의 이러한 일상이 아들 부부에게 스트레스가 되었겠구나.
동생한테서 전화가 왔다.
긴긴 비행 무사히 끝내고 한국에 잘 도착하라고.
3시 반쯤, 남편과 마지막으로 산책에 나섰다.
자주 걸었던 중앙 산책로를 걸어 호수공원까지.


두 녀석 하교시간보다 시간이 남아 작은 호숫가로 내려와 벤치에 앉아 시간을 보낸다.
4시 반, 두 녀석을 데리고 집에 오는 길.
다른 때보다 더욱 애틋하다.
은우도 아는지 다른 때 같으면 친구들과 같이 갈 텐데 오늘은 우리와 손잡고, 안기고...
집에 오니 며느리가 퇴근하여 와 있었다.
여기 와서 쓰고 남은 돈 500유로를 봉투에 담아 아들 부부에게 선물로 주었다.
다음에 전기 자동차 살 때 보태 쓰라고.
작별의 시간.
며느리와 포옹하며 그동안의 노고와 배려에 고마움을 표하며 어깨를 토닥토닥...
목이 멘다.
두 녀석은 조그마한 인형을 우리 손에 쥐어주며 수차례 뽀뽀..
현관문을 닫고 나온다.
눈물이 가득..
집안에서 두 녀석이 "엄마 울어?" 묻는 소리가 들려온다.
5시 조금 넘어 출발.
정든 동네가 차창에 스쳐 지나간다.
수차례 다녔던 도로와 이 도시 풍경들...
다행히 오늘은 날씨가 맑고 푸른 하늘이어서 좋다.
해가 지고 어둑한 고속도로. 차량이 많다.
샤를 드 골 공항 지하 주차장.
자동차 안에서 아들이 만든 샌드위치와 둥굴레차로 저녁식사.
4시간 후에나 기내식을 먹을 것 같아 아들이 도시락을 만들어 왔다.
6시 조금 넘어 출국장.
우선 택스 리펀부터 했다.
키오스크에서 생각보다 간단하게 신청 완료.
그 옆이 대한항공 데스크. 우선 키오스크에서 비행기표를 뽑는다.
직원에게 여권, 비행기 표, pcr 검사표를 보여주고 데스크로 가서 짐을 부친다.
트렁크 3개를 보내고 나니 가벼운 배낭만 남는다.
의자에 앉아 아들이 유심칩을 갈아 준다.
공항 와이파이도 찾아주고.
아들은 끝까지 곁에서 물심양면으로 도와준다.
이젠 헤어져야 할 시간. 가슴이 메어진다.
그래도 처음보다 많이 단련되었는데도. 이런 시간은 참 힘들다.
끌어안고 노고에 감사해하며.
뒤돌아 줄 서서 들어간다.
아들이 손을 흔든다. 거의 안으로 들어갈 때까지.
"이젠 보이지 않아" 남편과 이야기하며 왈칵 눈물이 쏟아진다.
가방 검사. 신체검사를 하는데 삐~ 소리가 난다.
운동화를 벗고 해 봐도 삐~ 무릎 쪽에서 삐~ 소리가 난다.
왜 그러지? 직원이 무얼 묻는데 못 알아듣겠다. 그냥 통과.
면세점을 지나 게이트에 와서 가족들에게 카톡 메시지를 보내다가 불현듯 스쳐 지나간다.
아하~ 내 무릎에 인공관절을 넣어서 그렇구나. 그게 금속이라서...
앞으로는 이런 검사를 할 때 설명을 해주어야겠군.
가족 카톡에 두 녀석의 동영상이 들어와 있다.
예쁜 원피스를 입고 머리띠를 하고 정중하게 서서 "할머니 할아버지 같이 있어줘서 고마웠어요" 연신 뽀뽀를 한다.
귀여운 녀석들. 입가에 웃음이 가득, 눈물과 함께..

기내로 들어갔다.
다행히 우리 주변 좌석이 비어 있어 여유롭다.
앞 뒤로 앉아 3 좌석씩 차지하고 있다.
넷플리스에 저장해온 드라마를 보다가 기내식을 먹는다.

앞좌석 등받이에 있는 모니터 영상 프로그램이 그다지 볼만한 게 없다.
모두 오래된 것들이어서. 코로나로 인해 탑승객이 줄다 보니 프로그램도 업데이트를 하지 않아 참 구식이다.
세 좌석에 길게 누워 잠을 청한다.
비행기가 적당히 흔들려서 쉽게 잠들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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